여성원내 대표 박영선의 아쉬운 퇴장이 의미하는 것
여성원내 대표 박영선의 아쉬운 퇴장이 의미하는 것
  • 명사칼럼 김재원
  • 승인 2014.10.06 0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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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지도 20% 이하인 지리멸렬 야당은 어디로 가는가?

[명사칼럼=김재원] 우리나라 정당의 첫 여성 원내대표 박영선은 5개월만에 희생 번트만 치고 마운드를 내려온 것인가? 보수는 부패로 망하고 진보는 편싸움으로 망한다는 징크스가 진보로 상징되는 새정치민주연합에도 해당되는가

여성원내대표 박영선에게는 희망을 걸만 했다. 여성계만 희망을 건 것은 아니었다전직 기자, 전직 방송 앵커, 깔끔한 언어구사며, 부드러우면서도 날카롭게 정시(正視)하는 프로필과 친화력 있는 용모하며... 어지간한 상식과 실력과 경륜이라 불리우는 소위 스팩을 정치 입문 이전에 갖추었고, 여성정치인의 아이콘, 야당의 장미로 평가되던 박영선.

아니 지금도 충분히 야당의 장미일 수 있는 박영선을 모처럼 원내대표로 세워놓고 흔들어댄 이유는 무엇인가? 앞에 세워놓고 누가 뒷통수를 친 것인가박영선은 730 재보선 참패 이후 임시 당대표인 비상대책위원장까지 맡아 당 혁신 작업을 진두 지휘했다. 그러나 무대에 잠깐 얼굴만 보이고 내려오는 단역으로 끝나고 말았다.
 
"직업적 당 대표를 위해서라면 그 배의 평형수라도 빼버릴 것 같은 움직임과 일부 극단적 주장이 요동치고 있었던 것도 부인할 수 없다"는 그녀의 발언이 바로 불치병처럼 되어있는 야당의 극한적인 계파싸움을 단적으로 표현한 것은 아닐까?
 
"흔들리는 배 위에서 활을 들고 협상이라는 씨름을 벌인 시간이었다"고 말하는 박영선의 어조에선 정치인이라기보다는 패거리남성들에게 밀린 여성으로서의 강한 페이소스마저 느끼게 한다.
 
한때 21세기 열정 아이콘으로 불리우기도 했던 박영선은 MBC에 입사 1년차로서 국내 여성 앵커로서는 처음으로 심야 뉴스를 단독으로 진행해 어렵사리 스타덤에 올랐다. 그 후 2004년 정치에 입문하였으니 정치 경력은 10년이지만 80년대 초반부터의 기자생활 해외특파원 경력까지 합치면 30여년간 정치,경제,사회,문화의 현장에서 착실히 스펙을 쌓아온 셈이다. 박영선은 유연성과 함께 범접하기 힘든 카리스마의 소유자였다고 주변에선 말하고 있다.
 
수많은 국제사회의 거물들을 취재한 오랜 특파원 경력, 한국 기자로는 처음으로 아카데미 시상식에 초대받기도 했고, 스티븐 스필버그, 메릴 스트립, 소피아 로렌, 로버트 드 니로 등 세계의 유명 영화인들과의 인터뷰를 거치면서 21세기 키워드인 문화나 엔터테인먼트까지 섭렵한 드문 경력의 여성정치인이기도 했다.
 
여기서 필자가 박영선의 장점과 매력만을 강조하는 것은, 여성 정치인이 드문 이 나라의 현실, 여성 정치인이 있어도 많은 경우 소통 장애, 경력 장애, 능력 장애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을 보아 왔기 때문이다.
 
특히 거칠고 삿대질 일변도로 지지도가 20% 이하인 매력 없는 야당으로서는, 그것을 커버할 수 있는 유연성의 상징으로서의 박영선을 최대한으로 지원하면서, 그 반대급부로 2분지 1인 여성 유권자의 호감을 안고 갈 수도 있었다.
 
또 대통령이 여성인 나라에서 야당 원내대표가 여성이라는 사실은 야당으로선 상당히 유리한 측면도 무시할 수 없었다. 즉 투사 중심, 계파 중심으로 합쳐진 야당의 정치 성향에 유연성, 친화력, 인지도 등 어느 면에서나 플러스가 될 박영선은 여성정책 면에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하면, 야당으로서는 참으로 얻기 힘든 핵미사일 급의 전투력을 겸비할 수도 있었다.
 
박영선 정도의 만만치 않은 여성을 원내대표로 내세워 놓고는, 뒤에서 흔들어댄 야당은 그러니까 당분간은 여성들로부터 사랑받을 생각은 포기해야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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