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브리뉴스=연미란 기자]롯데그룹(회장 신격호)이 롯데월드몰 5~6층 바닥에서 발생한 균열에 대해 “서울 3080을 의도한 디자인 콘셉트 재현”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롯데 측의 해명 발언이 시시각각 달라지면서 불안감만 더 키우고 있다.
27일 롯데건설 측은 바닥 균열 논란과 관련, "균열이 있는 곳은 서울의 1930~80년대 분위기를 재현하기 위해 만든 서울 3080 거리로 구조적인 균열이 아니라 디자인 콘셉트를 재현한 것"이라며 "일부러 금이 가게끔 시멘트 몰탈 시공을 한 것이라 전혀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26일 송파시민연대는 롯데월드몰 5층과 6층 식당가 통로 바닥에서 곳곳에 균열이 나타났다며 콘크리트 위에 마감재를 덧씌운 식당가에서 바닥이 갈라진 현상이 보였다고 밝혔다.
그러나 해당 보도가 나간 직후 롯데월드몰 안전실 관계자는 “시멘트 양생의 문제일 것. 안전상 문제는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해명한 반면 롯데건설 측은 공식입장 발표 전과 후의 해명이 다르다.
롯데건설 측은 공식 입장 발표 전엔 “3mm 두께로 콘크리트 마감재 처리를 했는데 이 부분에서 균열이 생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가 공식 입장에선 “구조적인 균열이 아니라 디자인 콘셉트를 재현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옛 거리는 의도했지만 균열은 의도치 않았는데 발생한 것인 지, 애초에 균열을 의도한 것인 지 입장이 충분치 않다.
이처럼 롯데건설 내부에서 각각 다른 해명 발언이 나오자 “민감한 시기에 의도적 균열 디자인을 사용해놓고 내부에서 이를 모르고 있었다는 게 이상하다”며 누리꾼들 사이에서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제2롯데월드가 저층부 임시사용 승인절차를 밟을 즈음 서울시 송파구 일대에서 잇단 싱크홀 및 지반침하가 일어난 까닭에 이 같은 의혹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초고층 건물 바닥에 의도한 균열 디자인을 사용하면서 내부에서 디자인 공유도 하지 않았다는 것이 이상하는 얘기다. 싱크홀 논란 이전에 완성된 디자인이라 하더라도 호들갑스럽게 고객 대상 임시 개장(Pre-open)과 민관군 소방합동까지 한 마당에 불필요한 오해를 만들기 충분했다는 것이다.
게다가 바닥 균열 보도가 나간 뒤 롯데건설이 “정확한 현장 조사를 추가를 벌이기로 했다”는 말이 의혹에 불을 지폈다. 단순 디자인이었다면 이를 모를 리 없다는 합리적인 추측이다.
더욱이 지난해 초 제2롯데월드의 메가기둥(건물을 지탱하는 핵심 구조물)에 11곳의 균열이 발생해 안정성 논란이 한 차례 불거졌음에도 미숙한 대처는 변하지 않았다는 평가다.
당시 롯데건설은 정밀 안전진단 결과가 나오지 않았음에도 불구 메가기둥 층수를 계속 높여 비난을 산 바 있다. 같은 경우 즉각 공사를 중단하고 사태 파악에 나서는 해외사례와는 전혀 다른 양상이다.
롯데가 논란이 일기 전 귀퉁이 어딘가에 “서울의 1930~80년대를 재현한 디자인 콘셉트의 균열입니다”라고 고객의 불안감을 씻어줄 작은 배려를 보였다면 어땠을까.
국내 최고 높이인 것이 곧 국내 최고 안전(시민 배려)과 비례하지 않는다는 것을 또 확인한 셈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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