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브리뉴스=연미란 기자]새누리당 공무원연금 개혁안에 대한 공무원들의 선택은 ‘결사 반대’였다. 반대가 99%에 이르는 등 공무원들의 반대가 수치로 확인되면서 이후 투쟁의 방향타도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11일 공적연금강화를 위한 공동투쟁본부(이하 공투본)는 이날 오전 11시 서울 여의도 새누리당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새누리당 공무원연금법 개정안에 대한 100만 공무원 찬반투표 결과’를 발표하고 총력 투쟁할 것을 선언했다.
공투본에 따르면 경찰과 소방공무원, 국세청, 선관위 직원 등을 제외한 투표 대상 공무원 총 79만6814명 중 44만5208명이 참여한 투표에서, 43만9145명(98.64%)이 새누리당 개정안에 반대했다. 찬성은 4천411표(0.99%), 무효표는 1652표(0.37%)에 그쳤다.
지난 5일부터 5일간 진행된 이번 투표에는 전국공무원노동조합(전공노), 대한민국공무원노동조합총연맹(공노총),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 한국노총연금공동대책위원회(한국노총공대위), 단위노조연합 등 조직별로 진행됐다.
조직별로 투표인 수가 가장 많은 전국공무원노동조합(16만3889명)은 반대표 98.26%(16만1042명), 찬성은 1.06%(1744)로 나왔다. 반대 목소리가 가장 크게 나온 쪽은 한국노총 공대위였다. 전체 인원 2만5774명 중 99.47%에 달하는 2만5609명이 반대, 찬성은 77명(0.3%)에 불과했다.
조직별 반대 비율은 97.41%~99.47%였고, 찬성 비율은 0.3%~1.33%, 무효표는 0%~2.14%로 집계됐다.
공투본은 “이 투표 결과는 공무원의 압도적 다수가 새누리당의 연금법 개악안을 반대한다는 일치된 의사가 수렴된 것”이라며 “국민노후가 행복해 질 수 있도록 100만 공무원이 앞장 설 것임을 재차 다짐하면서, 국민복지살처분·불통정권에 대한 2단계 총력투쟁에 돌입할 것임을 선언한다”고 밝혔다.
투표 결과에 이어 사회를 맡은 김성광 공투본 공동집행위원장은 “밀실에서 번갯불에 콩 볶아 먹듯 추진하다가 급 제동이 걸렸다”고 정부와 새누리당을 향해 날을 세운 뒤 “이날 기자회견 발표를 기점으로 사회적 협의체에 대한 구성이 논의될 거라는 기대감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김명환 한국노총 공대위 위원장은 “예상은 했겠지만 (공무원들이) 99%에 이르는 반대에 투표를 했고, 정당한 투표 절차에 따라서 공무원 조합원들이 투표를 한 것”이라며 “그만큼 공무원들이 체감으로 느끼는 것이 투표로 나타났다는 점에서 공분을 사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러려면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 공무원연금법이 올바른 방향으로 나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공투본은 새누리당 정권에 ▲‘공무원연금법 개정안’ 즉각 철회 ▲‘공적연금강화 범국민 사회적 합의체’ 구성 ▲마녀 사냥 중단 등을 요구하며 대여 압박 투쟁을 선언했다.
전용천 공무원 노조 대변인과 손병학 언론부장은 이날 기자와 만나 “총투표 결과가 절대적으로 거부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며 “공적연금은 세대전환 합의가 가장 중요한데 (새누리당 개혁안이) 합의를 거치지 않았다는 점에서 (사회적 협의체를) 구성하라고 외치는 것”이라고 말했다.
공무원 단체에서도 해결 마련없이 반대 주장만 하고 있다는 주장에 대해선 “내부적으로 이론들이 많다”면서도 “미래 세대가 부양할 수 있는 능력이 돼야한다는 점에서 (그런 수준의) 개혁에는 내부적으로 동의한다”고 밝혔다. 다만 이들은 이를 위해 ‘공론화’가 전제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같은 날 정부는 정홍원 국무총리 주도하에 중앙과 지방정부 고위직공무원들의 지지서명을 통해 공무원연금 개혁 동참을 호소했다. 이에 따라 이날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정 총리와 20여 명의 국무위원은 공무원연금 개혁을 지지하는 서명을 했다. 앞서 지난 6일 차관급 29명이 지지서명을 한 데 이어 두 번째다.
정 총리는 국무회의에 앞서 "공무원연금개혁은 우리 공직사회가 직면한 가장 중요한 현안이자 지체할 수 없는 절박한 과제"라면서 "공무원연금개혁은 국민의 부담을 줄이고 연금이 지속가능하게 하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며 국민의 요구이므로 모든 공직자는 그 당위성을 외면하지 않을 것이라고 믿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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