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인터뷰] 홍가혜 “나는 사실을 말했다”
[단독 인터뷰] 홍가혜 “나는 사실을 말했다”
  • 연미란 기자
  • 승인 2014.11.14 20:06
  • 댓글 2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결심 앞둔 홍가혜 심경 고백
▲ 세월호 유가족들의 요청으로 청운동 농성장을 방문한 홍가혜.ⓒ홍가혜

[에브리뉴스 = 연미란 기자]세월호 침몰 이틀 뒤인 지난 4월 18일. 민간잠수사라고 자신을 소개한 홍가혜씨의 MBN 인터뷰가 전파를 탔다. 그 즉시 여론이 들끓었다. 홍 씨는 당시 인터뷰에서 언론 보도와 실제 상황은 다르며, 해경이 민간잠수사의 작업을 막고 있다고 말해 파문을 일으켰다. 홍 씨는 민간잠수사로부터 생존자가 있다는 사실을 들었다면서 해경이 대충 시간만 때우다 가라고 했다고 폭로했다.

순조로운 구조 작업을 기대했던 국민들은 홍 씨의 이 같은 폭로에 분노했다. 비난이 거세지자 해경 측은 즉각 홍씨의 발언을 반박하는 보도자료를 내고, 홍 씨를 고소하기에 이른다. MBN 측도 여론이 나빠지자 방송 7시간 만에 해당 인터뷰를 삭제하고 사과방송을 내보냈다. 그 후 홍 씨의 과거 행적이 인터넷에 떠돌면서 홍 씨는 졸지에 공공의 적으로 전락하고 만다. 그러는 사이 홍 씨가 폭로한 내용이 사실인지 여부는 잊혀지고 말았다.

정말 세간의 소문처럼 '홍가혜'는 허언증, 과대망상 환자일까? 아니면 언론과 권력의 희생양일까? 기자는 지난 12일 결심 공판을 앞둔 홍씨를 전격 인터뷰했다. 그간 홍 씨와 관련된 언론 보도는 많았지만, 홍 씨 스스로 인터뷰에 나선 것은 MBN 인터뷰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 4월 18일 이후 많은 것이 달라졌겠다
건강을 잃었다. 교도소 수감 중 몸 상태가 좋지 않아 건강검진을 받았는데, 자궁경부암 직전 단계라는 얘기를 들었다. 스트레스를 굉장히 많이 받았다. 반면 남자친구, 가족들간의 관계는 더 돈독해졌다. 주변 사람들 중에서 진짜 내 사람이 누구인지 알 수 있게 됐다.

▲ 4월18일. 홍가혜 씨가 진도 팽목항에서 촬영한 사진.ⓒ홍가혜

- 민감잠수사로 지원한 이유가 무엇인가
당시 제주도 여행 중이었다. 사고 당일(4월 16일) 전원구조 소식을 듣고 휴대전화를 꺼두었다. 이튿날 승객들이 실종됐다는 뉴스를 접하고 곧장 진도로 갔다. SNS를 보니까 민간잠수사를 구한다고 하더라. 조류는 세고 시야는 32~35미터라고 했다. 그 정도면 들어갈 수 있겠더라. 잠수사 자격증은 없었다. 5년 전에 기초 잠수 교육을 받고 다이빙도 했었다. 다이빙할 때 그 정도는 들어 갔었다. 야간 잠수도 해 봤기 때문에 시야도 문제없다고 생각했다.

- 지지하는 사람들이 많다
사람들의 평가를 크게 신경 쓰지는 않는다. 남들이 어떻게 생각하든, 양심에 걸리지만 않으면 연연해하지 않는다. 아직까지 거짓말이라고 하는 사람들을 보면 안타깝다.

- 전언을 바탕으로 한 인터뷰, 경솔했던 것 아닌가
인정한다. 내가 만난 유가족들은 나를 지지해줬지만, 그들의 친척 중에는 나를 안 좋게 보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정신없는 와중에 정확한 사실을 알 수 없으니 오해가 생길만도 하다.

- MBN과 인터뷰를 하게 된 경위는
살려달라는 내용의 고 한세영 학생의 글이 페이스북에 퍼졌다. 다들 진짜다, 가짜다 말이 많을 때 한 양의 아버지가 딸이 살아있으니 도와달라는 글을 썼다. 댓글을 쭉 보니 정말로 살아있는 것만 같았다. 하지만 심증만으로 주장할 수 없지 않나. 댓글에 보니까 MBN 김아무개 작가의 연락처가 있었다. 전화를 걸었다. 한 양의 글인지 아닌지는 확인해 봐야하지 않겠냐고.

내가 민간잠수사 지원해서 가는 중이라니까 진도에 도착하면 상황을 알려달라고 했다. 궁금하겠다 싶어 알겠다고 했다. 전화와 문자를 수차례 주고 받았다. 그러다가 인터뷰 제의를 받았다. 난 잘 모른다니까 현장 잠수부들이 어떻게 작업하는 지 알아봐달라고 했다. 현장 잠수사들이 더 잘 알 것 같아 인터뷰를 해보라고 전했다. 다들 어떻게 후폭풍을 감당할 거냐며 손사래를 쳤다. 막사에 있는 잠수사 3명에게 인터뷰를 넘기려고 했다. 뒷감당 못 한다고 싫다고 하더라. 정부 발표를 뒤집는 내용이었기 때문이다.

▲ 4월 18일 MBN과의 인터뷰 화면.ⓒ유투브 캡처

- 인터뷰 후에 민간잠수사들의 반응은 어땠나
잘했다고 하더라. 그래놓고 내가 체포되니까 다들 잠수를 타더라. 그 중 한 명은 검찰 측 증인으로 나와 ‘홍가혜는 거짓말쟁이’라며 해경 편을 들었다. 물론 그의 발언은 변호사를 통해 뒤집어졌다.

- 언론에 자신을 자주 노출시키는데
그렇지 않다. 언론 노출은 우연이다. 언론을 이용했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 이용해서 나한테 어떤 이득이 있나 반문하고 싶다. MBN과의 인터뷰도 시끄러워질까봐 안하려고 했다. 

- 공격의 빌미를 스스로 제공했다는 지적도 있다
누구라도 사실을 알려야 한다고 생각했고, 다른 사람들이 안하니까 한 것이다. 도쿄대지진 당시 MBC 인터뷰를 두고 교민을 사칭했다는 루머도 있다. 당시 사람들이 엄청 많았는데 갑자기 나한테 카메라를 들이댔다. 한국에 알려야 하지 않겠냐고 해서 방사능의 위험에 대해 얘기했다. 두렵다고. 그런데 전부 편집됐다.

- 과거 행적을 문제 삼아 ‘허언증’, ‘과대망상’이라는 소문이 돌았다
그걸 보면서 김용호 기자한테 화가 났다. 과거 행적들이 거짓말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으면서도 악의적으로 이야기를 했다. 아니라는 걸 말하기 위해 김 기자와 통화를 했고, 녹취도 갖고 있다. 트위터에도 사실이 아니라는 것을 올렸다. 나는 인터넷에 알려진 것처럼 허언증 환자, 사기꾼이 아니다.

- 이 때문에 인터뷰 내용이 힘을 잃었다는 지적도 있다
맞다. 그게 너무 아쉽다. 과거행적을 끄집어내지만 않았어도 인터뷰 진위여부에 초점이 맞춰졌을 거다. 인터뷰 진위여부까지 묵살당할 정도로 그렇게 여파가 있을 줄은 생각도 못했다.

- 피해도 만만치 않았을 것 같다
사이버 테러가 엄청났다. 다짜고짜 전화해서 욕을 하기도 했다. 1분에 10통씩 전화가 울렸고 집 주소가 공개됐다. SNS에 올린 할머니 사진에도 댓글이 달리는 등 가족들 피해도 심했다.

- 인터뷰 여파가 이렇게 커질줄 예상했나
전혀 예상 못했다. 내 인터뷰 이후 다른 민간잠수사들의 인터뷰도 예정되어 있었다. 민간잠수사 투입을 촉구하는 취지의 인터뷰였기 때문에 이 정도일 줄은……. 내가 인터뷰를 마친 후 약 70~80명의 민간잠수사가 사고해역에 간 것으로 알고 있다.

- 인터뷰가 민간잠수사 투입에 영향을 미쳤다는 말인가
결정적이진 않았을 것이다. 당시 실종자 가족들의 항의가 심해 해경도 (민간잠수사 투입을) 고려하고 있었을 것이다.

▲ 9월15일 세월호 유가족들의 요청으로 청운동을 방문했다.ⓒ홍가혜

- 인터뷰한 것에 대해 후회하나
후회를 아예 안한다면 거짓말. 주변 사람들이 피해를 입었고, 나는 모든 생활을 잃었다. 전 국민한테 내가 교도소에 간 게 알려졌는데 어떻게 살겠나. 한국에선 못 살거라고 생각하고 있다.

- 당시로 돌아가도 사실을 말할 수 있겠나
그렇다. 누구라도 알려야 하니까. 다만 방법은 다르게 할 거다. 감정 그대로 여과 없이 말하진 않을 거다.

- 검찰은 도주 우려가 있다며 구속수사를 했다
나는 거주지가 확실한데도 경찰은 날 여관을 전전하는 사람으로 만들었다. 경찰은 연락이 안됐다고 하던데 나는 연락을 했다. 밤을 새고 점심까지 자고 일어나니까 문자메시지가 와 있더라. 그래서 분명히 전화를 했다.

- 도주 우려가 있다는 언론 보도가 있었다
궁금해서 담당 형사인 임아무개 경사에게 물어봤다. 자기들은 모른다고, 언론에서 그렇게 낸 거라고 하더라.

- 언론에 하고픈 말이 많을 것 같다
본질을 흐리고 마녀사냥을 유발시키는 게 바로 언론이다. 누군가를 비판할 때는 신중했으면 좋겠다. 사람은 누구나 실수를 할 수 있다. 그런데 기자라면, 언론이라면 그래선 안 된다고 생각한다. 피해가 크면 자칫 한 사람의 인생이 망가질 수도 있다.

- 덧붙이고 싶은 말은
해경의 명예를 훼손하려 한 게 아니라 ‘사실’을 말하려던 인터뷰였다. 내 양심에 부끄러운 짓을 하지 않았다. 사실 확인도 하지 않고서 악의적인 비방은 하지 않았으면 한다. ‘빨리 구조를 하자’는 말이 어떻게 해경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것인가. 해경은 세월호 초기 대응에 부실했다. 책임감이 있는 사람들이라면 명예훼손 운운하며 말할 수 있는지... 근거를 갖고 생각해보셨으면 좋겠다. [인터뷰=연미란, 정리=김양균]

< 저작권자 © 에브리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 기사제보 : 편집국(02-786-6666),everynews@everynews.co.kr >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2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일벌백계 2014-12-08 12:18:49
홍가혜를 희생양삼아 정부의 비판을 막고자 한거지
홍가혜는 희생양이다..홍가혜 힘내라 많은 국민들이 있다

돌아이 2014-11-16 10:44:42
그래 니는 사실을 말했다.지금 투입대기중이라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멀 투입 대기중인데

  • 제호 : 에브리뉴스 EveryNews
  • 주소 :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국회대로 800 (진미파라곤) 313호
  • 대표전화 : 02-786-6666
  • 팩스 : 02-786-6662
  • 정기간행물·등록번호 : 서울 아 00689
  • 발행인 : 김종원
  • 편집인 : 김종원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종열
  • 등록일 : 2008-10-20
  • 발행일 : 2011-07-01
  • 에브리뉴스 EveryNews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1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에브리뉴스 EveryNews. All rights reserved. mail to everynews@everynews.co.kr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