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의 17가지 모순> "삶이 팍팍한 이유, 나 때문이 아니다"
<자본의 17가지 모순> "삶이 팍팍한 이유, 나 때문이 아니다"
  • 연미란 기자
  • 승인 2015.01.28 16: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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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본의 17가지 모순>.ⓒ연미란 기자

[에브리뉴스=연미란 기자] 세계적 마르크스주의 이론가 데이비드 하비의 최신간! 

아무리 애를 써도 우리의 삶이 이렇게 팍팍한 이유는 무엇인가?
여전히 문제는 ‘자본’이다!

우리는, 왜 자본을 알아야할까

거시적 차원에서부터 우리의 일상이라는 미시적 차원까지, 한국사회 뿐만 아니라 그야말로 전 지구적 영역에 걸쳐 자본주의 시스템은 인류 대부분의 삶 전체를 관장하고 있다고 해도 무리가 아니다. 1퍼센트와 99퍼센트라는 말로 대표되는 최악의 불평등, 한 번 쓰이고 버림당하는 ‘일회용 인간’의 증가, 무더기 해고와 대량실업, 무차별한 자연생태계 파괴 등등 자본주의 사회에서 살아가는 것의 팍팍함은 대다수의 사람들이 체감하고 있는 것 같다.

특히 최근 30여 년간 지속되어 온 신자유주의적 자본주의는 2008년 세계금융위기의 발발로 그 스스로의 위기와 한계를 극적으로 드러냈다. 그리고 그 이후 지금 이 시대의 위기를 진단하고 처방하는 이야기가 그야말로 쏟아져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바로 우리의 삶을 이토록이나 힘겹게 만든, 우리의 삶 이면에 있는 근본적 원인, 바로 이 자본주의라는 구조의 핵심적인 동력인 자본을 직시하는 흐름은 잘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심지어 소위 진보/좌파 진영에서마저 ‘자본 중심적’ 연구는 구닥다리 취급을 받거나 자본의 핵심적 모순을 건드리지 않고 우회하는 경향이 대세이고, 보수적 진영에서는 이 시대의 위기에서 ‘나 만큼은’ 살아남는 방법을 설파하며 직시해야 할 대상에 장막을 친다.

세계적 마르크스주의 지리학자이자 사회이론가인 데이비드 하비는 이런 흐름들에 정확히 선을 그으며, 이 시대의 위기를 제대로 진단하고 자본주의를 넘어서기 위해서는 여전히 자본을 잘 알아야 한다고 설파한다. 적을 알아야 적을 이길 수 있는 방법도 제대로 알 수 있기 때문이다. 때문에 이 책은 자본은 어떻게 작동하고 있고, 지금 어디에 있으며, 어디로 가고 있는지에 대한 하비의 명쾌한 자본 분석서이면서, 자본주의를 넘어서기 위해 어떤 전망을 가질 수 있는지 보여주는 정치적 실천의 아이디어를 제공하는 책이기도 하다.

자본의 모순으로 읽는 이 시대의 위기와 반자본주의의 희망

“이 책은 신자유주의의 전면화로 인한 생활세계의 황폐화와 반복되는 경제위기 속에서 힘들게 살아가는 우리들이 ‘자본의 동학’이라는 거대한 문제에 접근할 수 있게 도와준다.”
                                                                                (문화평론가 문강형준의 평)

하비는 이 책에서 자본이 갖고 있는 모순 열일곱 가지를 추출하고 이를 기본 모순, 움직이는 모순, 위험한 모순이라는 세 가지 영역으로 나누어 설명한다. ‘기본 모순’에서는 가치(사용가치, 교환가치), 화폐, 사유재산, 자본주의 국가, 노동, 분업, 독점과 경쟁 등 마르크스의 《자본》의 주요 토픽이자 자본이 기능하는 데 없어서는 안 되는 기본적인 내용들을 지금의 사례들과 함께 명쾌하게 설명된다. ‘움직이는 모순’은 일종의 하비식 사회비평 혹은 문화비평으로 읽어도 좋다. 지리적 경관, 스펙터클, 정보, 기술, 비물질 노동, 대중문화, 소셜 미디어 등 우리 시대의 사회·문화적 현상을 자본 모순의 변증법적 비판이라는 관점에서 탁월하게 논평하고 있다. 나아가 ‘위험한 모순’에서는 복률 성장의 한계, 자본과 자연의 관계를 논의하며 자본이 지구라는 생태계 자체를 위험하게 만들 수 있다는 진단으로 나아간다.

총체적 위기를 살아내는 우리 앞에 던져진 책

이 책을 통해 자본의 동학, 그리고 그것이 우리 삶을 어떻게 만들고 있는지를 따라가다 보면 자연스럽게 지금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모습을 다시 보게 된다. 우리는 총체적 위기의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그러나 위기의 여파는 개인의 책임으로 다가온다. 열심히 노력해서 살지 않았기 때문에, 더 영민하지 않았기 때문에 ‘네’가 힘든 것이라고 비난당한다.

하지만 요컨대 이 책은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 우리의 삶이 팍팍한 이유가 ‘나’에게 있지 않다고 말한다.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보이는’ 세상의 이면에서 작동하고 있는 자본이라는 엔진을 정확히 대면하고 분석해, 그 엔진으로 나아가고 있는 털털거리고 있는 고장 난 이 자본주의 사회를 직시하자고 말한다.

“희망은 모순 속에 숨어 있다”는 브레히트의 말을 하비가 인용한 까닭이다. 하비는 결국 최종적으로 혁명적 휴머니스트로서의 마르크스와 그람시를 소환한다. 하비는 결코 자본주의가 그 자체의 동력으로 무너지지 않을 것이라고 단언한다.

하지만 그는 자본의 모순을 이해하고 이를 정확히 볼 수 있다면 바로 그 안에서 반자본주의의 희망을 발견할 수 있다고 말한다. 그리고 자본주의의 종말은 바로 우리가 무엇을 하는가에 달려 있다고 호소한다. 자본을 직시하고, 그 안에서 희망을 발견하고, 우리의 집합적 행동과 실천으로 반자본주의를 향한 장기전에 나서자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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