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브리뉴스=연미란 기자]‘땅콩회항’ 논란으로 구속 재판을 받고 있는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구치소 갑질 논란으로 또다시 구설에 올랐다. 반면 갑질을 고발, 세상에 알린 박창진 사무장은 복귀한지 일주일 만에 또다시 병가를 내면서 이를 바라보는 시선에도 희비가 엇갈렸다.
같은 시기 두 사람이 이슈에 노출됐지만 조현아는 구치소에서의 또 다른 갑질로, 박 사무장은 고발 이후 심리적, 신체적 피로누적으로 결국 쓰러진 것. 고발 이후에도 갑을의 위치가 여전한 모양새다.
조현아의 구치소 논란이 수면 위로 떠오른 건 지난 6일. 뉴스1은 조현아가 수감 중인 서울 남부구치소에서 접견실을 장시간 사용해 다른 수감자와 변호사들에게 피해를 주고 있다는 내용을 보도했다. 조현아 측이 구치소에 두 개뿐인 여성 전용 접견실을 장시간 이용, 다른 이들은 무한 대기하거나 대기실에서 접견을 하는 등 불편을 겪었다는 것이다.
이들은 남은 한 자리를 다수가 공유하느라 시간적 손해가 발생했고, 대기실 접견으로 정작 중요한 얘기는 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현행법에 따르면 자유로운 접견을 위해 횟수나 시간 등을 제한하지 않고 있어 이 같은 독과점이 법 위반은 아니다. 그러나 조현아 측이 이 조항을 이용해 편의를 취하고 있다는 의혹은 배제할 수 없다. 조현아가 자신의 경제적 우위를 내세워 스스로 접견실 이용의 자유를 적용했을 가능성이 농후하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다른 수감자들의 자유로운 접견은 침해를 받은 셈이다.
조현아의 구치소 갑질이 알려진 이날 박창진 사무장은 19일까지 총 2주간 병가를 신청했고, 이는 즉각 승인됐다. 지난해 12월 8일 처음 병가를 신청, 50여 일 만인 이달 1일 복귀를 했지만 정신적·신체적 피로감이 극에 달하면서 이 같은 선택을 한 것으로 보인다.
박 사무장의 두 번째 병가로 무리한 스케줄이 원인이 됐다는 지적이 흘러나온 상태다. 게다가 조현아 부사장이 국토부 조사를 받을 당시 동생인 조현민 전무가 “복수하겠다”는 내용의 문자를 보낸 것도 다시 주목을 받고 있다. 눈에 띄지 않는 복수가 시작됐다는 얘기도 이 지점과 궤를 함께 한다. 대한항공 측은 “스케줄이 자동 편성돼 다른 이들과의 차이가 없다”는 입장이다. 현재로선 이 말의 진위 여부는 확인할 길이 없다.
땅콩회항 사건이 발생한지 2달이 훌쩍 지났고, 그 사이 해도 바뀌었다. 그러나 조현아와 박 사무장의 주변 상황은 아직까지 큰 변화가 없는 모양새다. 게다가 재판부가 오는 12일로 예정된 마지막 재판에서 집행유예를 선고할 가능성이 점쳐지면서,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이 반전 없는 결말로 끝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지난 6일 박 사무장의 모습이 한 트위터리안을 통해 전해졌다. 땅콩회항 논란 초기보다 다소 야위었지만 환한 미소 속에 감춰진 그의 다부진 의지에 많은 이들이 박수를 보냈다.
재판부의 최종 선고가 3일 앞으로 다가왔다. 어린 아이들의 엄마임을 강조하며 재판부에 호소한 조현아. 사무장 또한 누군가의 귀한 아들이라는 사실을 잊은 그에게 법의 현명한 판단이 내려지길 바라는 눈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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