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현 CJ, 이미경 뒤엔 그가 있었다…실형 면죄보다 중한 ´마지막 잎새´
이재현 CJ, 이미경 뒤엔 그가 있었다…실형 면죄보다 중한 ´마지막 잎새´
  • 윤진석 기자
  • 승인 2015.02.11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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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CJ발전사의 버팀목인 이 회장, ˝속죄˝의 무게를 가늠해 본다

[에브리뉴스=윤진석 기자] CJ그룹 발전사의 상징인 이재현 회장. 오는 3월 상고심을 앞둔 이 회장의 병색은 여전히 짙은 것으로 알려졌다. 법 앞에서의 선처보다 생명 앞에서의 선처가 더욱 간절할 수도 있음이다. 이 회장 목전의 희망, '마지막 잎새'는 무엇일 지 가늠해 본다. 

▲ 좌우 모두 이재현 CJ그룹 회장ⓒ뉴시스

과거 CJ그룹 모태인 제일제당은 지난 1997년 '21세기 종합멀티그룹'이라는 중장기 비전을 주창한 바 있다. 이를 목표로 2000년까지 45개 계열사에 매출 8조5천억 원 규모의 그룹으로의 도약, 재계 15위 권에 진입하겠다고 선언하기도 했다.

이후 CJ는 드림웍스 SK, 제일골든 하베스트, CJ골든빌리지 등 영화와 멀티플렉스 극장 등과의 합작을 시도했고, 엔터테인먼트 분야에서만큼은 미국 할리우드를 제외한 세계 제2위의 콘텐츠 기업이 되겠다는 포부 또한 밝혔다. 
 
'콘텐츠 왕국'을 향한 CJ의 꿈은 실현됐을까? 11일 전자공시에 따르면 CJ는 지난해 매출액 19조5천723억 원과 영업이익 1조31억원을 달성했다. 이중 방송, 영화, 음악 등 콘텐츠 분야 계열사인 CJ E&M은 전년대비 매출이 4.5%오른 1조 2,327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234.5% 상승한 97억 원으로 치솟았다. 여기에 CJ CGV 매출도 전년 대비 13.5% 증가한 1조392억 원이라는 성과를 이뤄냈다.
 
CJ의 재계 서열은 14위, 지난해 기준 소속 회사 수는 82개, 자산 총액은 24.1조원을 보유하고 있다. 당초 1997년 품었던 CJ의 중장기 전략은 기대 이상의 성공을 거둔 셈이다.
 
이 같은 발전의 정점에는 한류 문화 콘텐츠를 선도한 경영인으로 주목받는,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누나인 이미경 부회장이 자리잡고 있다. 업계 안팎에서는 이 부회장을 두고 한류 확산의 주역, 한류 문화의 전도사라는 호평을 쏟아내기도 한다. 
 
하지만, 그 뒤에는 CJ그룹의 미래를 견인해 준 이재현 회장의 존재감이 묵직하게 자리잡고 있다는 평가다. CJ가 처음 '종합멀티그룹'을 선포하던 1997년은 이 회장이 그룹 경영 전반에 나섰던 해와 일치한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조카인 이 회장은 CJ가 삼성그룹의 그늘에서 벗어난 이후 처음 실시한 인사 단행에서 부회장으로 승진하며, 영상소프트 부문의 국외 투자를 늘리는 등 국제화 및 사업 다각화의 포문을 여는 데 주력했다.
 
식품 부문에 상당수 의존했던 기존 체제와 달리 엔터테인먼트, 미디어 등 사업의 다변화를 꾀했고, 덕분에 1995년 기준 1조7300억 원의 매출에서 지금의 스무 배 이상으로 커나갈 수 있었다는 분석이다. 
 
그럼에도 이재현 회장은 비운의 경영자라는, 그림자가 짙게 드리워져 있다. 삼성과의 사이가 안 좋은 이후 배임, 탈세 혐의로 지난 2013년 구속 기소됐다, 건강이 악화 돼 병석에 누운 채 상고심 판결을 앞두고 있는 상황. 
 
이와 관련, 이 회장은 "살고 싶다, 속죄할 기회를 달라"며 선처를 호소한 바 있다. 그러나 '조현아 땅콩 회항' 파문 등 반재벌 정서 여파도 만만치 않아 선처를 받을 수 있을 지는 불투명하다. 한편으로 CJ 또한 총수의 장기 부재에도 대략 선방하고는 있지만 중차대한 투자 계획 차질 등 틈새 곳곳의 어려움을 토로하고 있다.
 
그러나 이 또한 이 회장의 상황에 비하면, 배부른 엄살에 비춰지는 듯하다. 여타의 구속 수감된 재벌들의 휠체어 쑈와 다르게 이 회장은 정말 아픈 것으로 전해지기 때문이다. 그는 근육이 위축되는 유전병에 이어 신장이식 수술이 잘못 돼 바이러스에 감염돼 뼈만 앙상하게 남은 상태로 치료를 받고 있는 중이다. 
 
죽음이라는 공포 앞에서 절규하는 "속죄"에 대한 언급은 그 무게감이 남다르다. 때문에 이 회장이 '마지막 잎새'가 가진 희망의 무게를 잊지 않고 기억해주기를 바라는 시선도 적지 않다.
 
다가오는 상고심 판결 관련, 실형의 면죄 여부는 중요치 않다. 정말 문제는 사는 것이다. CJ를 거대 기업으로 우뚝 세웠던 것처럼 그룹 명운에 대한 책임감을 '마지막 잎새' 삼아 병마와 싸워 이기는 것. 다시금 새로운 비전을 선포할, 사회 공헌에 매진할 기회를 기대하며 이재현 회장, 할 일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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