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정의선 등은 오를 수 없는 ´병역 명예의 전당´
이재용·정의선 등은 오를 수 없는 ´병역 명예의 전당´
  • 윤진석 기자
  • 승인 2015.02.16 16: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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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역명문가 3대를 찾는 광고 앞, 부끄러워지는 정·재계의 병역면제 현실
▲ 병무청에서 병역3대명문가를 오는 23일까지 신청받는다.ⓒ윤진석 기자

[에브리뉴스=윤진석 기자] "나라 지킴이 3대 가족!! 병역명문가를 찾습니다." 출근길 지하철 광고 표지판 문구가 시야에 들어왔다. 최근 정재계 사회 지도층을 둘러싼 병역 면제 이슈가 불거져서인지 오는 23일까지 병역 3대 명문가 신청을 받는 병무청의 광고 문구가 새삼 신기하고, 귀하게 와닿는다. 올해로 12회째를 맞는 이 행사는 병역을 명예롭게 마친 사람이 존경받고 긍지를 갖는 사회 분위기 조성을 위해 지난 2004년부터 병역 명문가 3대 행사를 마련했다. 현재까지 전국의 3.2%에 이르는 77가문의 병영 명문가가 배출됐다.병역명문가로 선정된 가문은 병역명문가 인증서(패) 및 병역명문가증을 수여받고, 병무청 홈페이지에 있는 병역명문가 명예의 전당에 가문의 내력을 올릴 수 있다. 

현 정부에서는 사회지도층의 도덕적 책무를 강조하는 '노블레스 오블리주 병역 정신'을 강조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해 8월 병무청 44주년을 맞아 "우리 사회의 노블레스 오블리주 정신을 새롭게 일으켜 병역이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을 건설해달라"고 강조했다. 같은 시기 박창명 병무청장도 "병역 이행에 노블레스 오블리주 정신이 살아있는 나라를 위해 앞장서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병역 관련 '노블레스 오블리주 정신'을 강조한 정부 당국의 발언은 현실과 묘한 대조를 이뤄 씁쓸함을 자아내고 있다.
 
당장 박근혜 정부 장관급 이상도 20% 이상이 병역 면제를 받은 가운데 근래에는 이완구 국무총리 후보자 차남의 병역면제 의혹이 인사청문회 쟁점으로 떠올라 진위 여부를 떠나 세간의 따가운 시선을 받고 있다. 전·현 국회의원들의 병역 면제 현황을 보면, 19대 국회의원들은 18대 때 보다 0.4%포인트 높은 18.6%가 병역을 면제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병무청에 따르면 병역미필사유의 이유로 새누리당은 주로 질병 때문에, 새정치민주연합은 주로 수형으로 면제를 받은 사례가 많았다. 의원들의 질병의 사유 또한 다양하다. 
 
새누리당 김장실 의원은 중이염, 김재경 의원은 우슬관절 운동장애, 김정록 의원은 절단하퇴부, 김회선 의원은 근시, 신동우·이강후·이현재 의원은 재신체검사 3회, 이만우 의원은 결핵폐활동성, 이완영 의원은 심신중격결손증, 조해진 의원은 수핵탈출증, 홍일표 의원은 만성 간염 등으로 병역을 면제받았다. 정의화 의원의 경우는 입영 후 귀가한 것은 맞는데 그렇다고 병명이 확인 된 것도 아닌 애매한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새정치민주연합의 경우는 김용익 의원이 척추회백질염후유증, 문병호 의원이 재신체검사 대상, 이상민 의원이 소아마비후유증, 최동익 의원이 소아마비 등을 앓아 병역 대상에서 제외됐다. 참고로 여야 고령 면제자는 새누리당 최봉호 의원, 새정치민주연합 민병두·심재권 의원 등이다. 
 
재계에서는 한솔그룹 창업주 이인회 고문의 손자인 조 모씨가 검찰의 병역비리 수사선상에 올라 있다. 조씨는 지난 2012년 서울 금천구의 한 금형제조업체에서 산업기능요원으로 근무했지만, 다른 공익들과 달리 회사가 따로 마련해준 사무실을 혼자 이용했고, 출퇴근 역시 제대로 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돼 병역법 위반 혐의로 서울지방병무청으로부터 피소를 당하게 됐다. 이 같은 재계3세의 '황제 병역' 논란은 재계 서열 1, 2위 그룹인 삼성가와 현대가에게까지 번지며 잠시 보류했던 궁금증을 새삼 환기시키는 계리기를 줬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은 군대를 다녀왔을까? 갔다면 다행이고, 안 갔다면 왜 안 간 것일까?
 
양 그룹 2세인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은 모두 군대를 다녀왔다. 하지만 이들의 두 아들은 모두 질병으로 면제를 받았다. 이재용 부회장은 정확한 사유는 알 수 없지만, 지난 1991년 허리디스크 판정을 받은 이후, 정의선 부회장은 담낭 절제수술을 받은 뒤 군대를 가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4급 이상의 공직사 신분이면 적어도 병역 면제 사유가 무엇인지는 온 국민이 속시원히 알 수 있겠지만, 공직자가 아닌 이들은 병역 회피에 대한 진위여부 대상에서도 한층 자유로운 상황이다. 물론 병역 면제 대상은 비단 이들 뿐만은 아니다. 정몽근 현대백화점 명예회장을 비롯해 구본상 LIG넥스원 부회장과 구자준 LIG손해보험 회장, 허창수 GS그룹 회장의 아들들 역시 나름의 사유로 군에 입대하지 않았다. 
 
그래서인지 행사의 크기 유무와 상관 없이 병역 3대 명문가의 명예의 전당이 더욱 주목받는 느낌이다. 부자가 천국 가기는 낙타가 바늘구멍 통과하기보다 어려운 것처럼 병역 3대 명문가를 위한 명예의 전당 또한 재계 1,2위를 다투며 제 아무리 돈이 많다 한들 이름을 올릴 수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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