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브리뉴스=윤진석 기자] 25일 한낮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 정문 출입구 중앙 계단. 건장한 체격을 가진 중년 남자 둘이 빨간색 외양의 작은 숲속 도서관 의자에 나란히 앉아 생각에 잠겨 있다. 이들 옆으로는 아담한 서재가 있고, 그 속에는 각양각색의 책들이 옹기종기 배치돼 있다. 동화책에 나올법한 귀엽고 아담한 사이즈의 숲속도서관이 기존 국회도서관의 엄숙한 이미지를 벗어나 누군가에게는 편안한 사색의 공간으로 자리잡은 듯해 인상적이다. 사진을 찍으려 하자 부랴부랴 일어나 자리를 피한다. "있으셔도 되는 데요." "찍히는 게 싫어서…." 정오의 힐링을 방해한 것만 같아 미안한 마음 가득.
국회 숲속도서관은 황창화 전 관장의 총괄 아래 지난해 4월 17일 개관했다. 원래는 도서관 내 북카페 같은 이용자 편의시설 마련을 계획이었지만, 여유 공간이 마련되지 못해 '도서관 밖 도서관' 개념을 도입했다. 도서관 안과 밖의 경계선을 없애고, 숲이 조성된 밖에서도 열람공간을 확장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국회도서관은 건물 주변으로 총3개의 숲속도서관을 마련했다. 시민 출입구 방향에 있는 제일 큰 빨간색 서가, 정문 계단 아래 잔디 우측 편에 설치된 대리석 조각품 앞의 작은 빨간색 서가, 반대쪽 잔디에 있는 하얀색 서가가 삼각형 형태의 꼭지점을 이루고 있다.
숲속 서가는 국회도서관을 찾은 시민이면 누구나 이용할 수 있다. 도서관 직원이 이른 아침 서가 문을 열면 이용시간 안에는 자유롭게 들어가 벤치 등에 앉아 손쉽게 책을 꺼내 읽을 수 있다. 내부에는 와이파이 존도 설치돼 있어 무료로 인터넷 이용을 할 수 있다. 또한 국회전자도서관 자료 검색부터 원문, 전자책 이용 등도 가능하다.
양심도서관 형태로 운영되는 터라, 담당자 말로는 가끔은 분실 사고도 일어나지만, 크게 우려할 정도는 아니다. 국회도서관 관계자는 <에브리뉴스>와의 대화에서 "숲속도서관이 생기면서부터 국회도서관의 딱딱한 이미지가 한층 부드러워진 것 같다"며 "도서관 밖을 왔다갔다 하다 보면, 숲속 서가에 앉아 책을 읽는 시민, 차를 마시는 분들을 볼 수 있는데, 앞으로도 사색과 여유의 공간으로 자리잡아줬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곧 봄이다. 쌀쌀함이 가신 햇살 아래 숲속도서관을 찾아보면 어떨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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