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인장 기술, 세계적 문화예술로 승화시켜
한국의 인장 기술, 세계적 문화예술로 승화시켜
  • 서지연 기자
  • 승인 2015.03.06 14: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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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보근 한국인장협회 기술위원장

[에브리뉴스=서지연 기자] 동구 황보근은 인장(印章) 기능기술인으로써 1972년부터 현재까지 인장업계의 명실상부한 공인 인장인이다. 그는 문자와 새김영역의 소통 범위를 넓혀 한국의 인장기술을 세계의 인장문화예술로 승화시켜 왔으며, 독창적 인장, 창의적 전각(篆刻)기법으로 대중과 소통하는 전각문화예술의 창조적 발전에 기여하고 있다. 일상화된 서명문화로 인해 우리가 지켜가야 할 소중한 문화유산마저 황폐해져가는 모습을 볼 때마다 무척이나 가슴이 아프다는 황 위원장. 정부의 안일하고 무책임함으로 사회의 전통문화 인장예술 공간이 외면당하여 설자리를 잃어버렸다고 말하는 그를 만나 이야기 나눠보았다.

 

▲ 황보근 한국인장협회 기술위원장ⓒ황보근 제공

-사인,서명 문화가 확산되고 있는데, 인장이 차지하는 우리 사회의 문화적 가치에 대해 말씀해 주신다면?

인장은 동양 사회에서 나타나는 독특한 문화현상으로 문자의 발생과 때를 같이할 정도로 오랜 역사를 갖고 있으며, 그 시대의 변천과 흥망성쇠의 기로에서 그 소임이 다채로워졌으나, 근래 우리 인장문화 사회에서 명문화가 일상화되면서부터 인감제도의 폐지론까지 나타나 사인, 서명문화에 가려져 있지만 결코 사라지지 않을 인장문화는 여전히 우리가 지켜 나가야할 소중한 문화유산이자 전통문화예술의 한 부문이기에 구체적인 목적만을 위한 소임이 아닌 감상이나 애호의 대상으로 그 사회적 문화의 가치는 높다.

▲ ⓒ황보근 제공

 

-인장공예 전통 연수자에게 독창적 인장(印章), 창의적 전각(篆刻)기법이란?

인장을 단순한 미적요소나 조각개념이 아닌 (), (), ()의 시대적 배경과 사회적 환경, 그리고 문자 체계와 새김이라는 특수성이 한데 어우러져 하나의 조형물(造形物)이 되기까지는 단순한 경지를 넘어선 통합된 예술장르이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서 문자 전반에 걸친 깊은 지식과 서, 화에 대한 예술적 감각이 없이는 모두가 공감(共感)하는 감흥을 불러일으키기란 어렵다. 예술이 깃든 인장 공예란 일반적으로 실용인(實用印) 범주를 넘어선 단계를 이라 말하며 전각(篆刻)이라는 말로 표현된다. 인장 사업을 하는 각자(刻者)는 문자(文字) 전반에 대한 깊은 지식을 갖고 서, 화에 대한 미적 안목과 감각을 철필(鐵筆)이라는 도에 실어 작은 조형물을 완성시켜야 한다는 어려움이 있다. 다시 말해서 多書(많이 쓰고) 多讀(많이 읽고) 多刻(많은 각을 하고)이 삼다의 깊이를 채울 때 청정무구(淸淨無垢)하고 천연스러움으로 돌아와, 손과 마음과 머리가 함께 회귀(回歸)하는 바탕위에 철필기법(鐵筆技法)의 조화로움이 인장예술의 독자성이다.

 

 

-중국, 일본, 한국의 전각(예술인장) 각각의 특성은 무엇인가?

인장예술은 한자 문화권에서만 나타나는 독특한 문화현상으로 그 시대의 사회적 변천에 따라 소임이 다채로운 것 같다. 중국의 전각예술은 중국 전통문화를 구성하는 한 부분이며, 중국 인장은 중국 사회 경제 발전의 산물이라고 할 수 있다. 생산력의 발전과 사회 계층의 분화에 따라서 인장은 점차 사회 특권의 근거와 도구가 되었고, 이후에 다시 전문적인 전각예술로 발전되었으며, 중국 특유의 예술 종류의 하나가 되었다. 중국의 전각은 거대한 대륙적 기질로 인해 느긋하면서도 고졸(古拙)하며 아름답다. 일본의 전각은 중국 전각에 대한 연구가 비교적 깊은데, 특히 중국 명청의 제가(諸家)에 대한 연구가 어떤 방면으로는 중국보다 더 깊이 파고들었다. 일본의 전각은 칼맛(刀味)을 중시하여 印面에 많은 칼자국을 남기는데, 섬세하면서도 매우 강인한 디자인적 미려함을 가지고 있다. 우리나라 전각은 조선시대 국새(國璽), 옥새(玉璽), 어보(御寶)등 모든 관인(官印) 자체가 보인소(寶印所)라는 관청을 두고 고관대작으로 하여금 관리감독하게 함으로 해서 인문(印文)자체나 인뉴(印鈕)모양에 있어 엄정숙연(嚴正肅然)하고 예스럽고 소박하여 넉넉한 이 자체가 우리의 전각예술의 근원이다.

-목각인장 기술을 습득하여 집도(執刀) 할 수 있는 3단계 수련단계란 무엇인가?

어떠한 일을 막론하고 기술에는 기본적인 과정이 있다. 여러 방법 중에서 가장 합리적으로 요약된 것이 이른바 기본인 것이다. 기술을 익히는데 있어서 기본을 튼튼히 닦고 그 원칙에서 어김이 없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 전각에서는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리는 집필과 피아노를 치는 운지법을 중요시하는 것처럼 집도를 중요시하는데, 규범적이지 않은 방법은 종종 기교를 발휘하는데 장애를 가져올 수가 있다. 손을 움직이는데 있어서는 손가락과 손목, 팔꿈치, 어깨에 이르기까지 온몸을 사용해야한다. 이러한 부위의 힘을 조화롭게 집중시켜야만 하고 집도의 자세가 바른지 그렇지 않은지가 아주 중요하다. 효과적인 집도 방법으로는 각도를 손 안에서 자유자재로 운용하고 뜻에 따라서 칼을 넣는 깊이가 조절이 되어야 차분하면서 민첩하게 칼을 휘두르기가 쉬워진다.

-그동안 국내·외 초대전 가운데 인상 깊었거나 감명 받은 기억이 있다면.

1997년 예술의 전당 개관 10주년을 맞아 한, , 일의 3,40대 청년 정예작가 100인으로 한국서예청년작가전을 한 것이다. 각국 정예작가들의 다양한 작품과 이론 그리고 심도 있는 논문발표와 토론은 한국, 중국, 일본 등의 동양문자 문화권의 독자적인 예술양식인 서예와 전각의 새로운 진전과 세계성 확보의 문제를 다루었다는데 의의가 깊었다.

-어떠한 요인들이 인장분야의 후학양성과 발전의 저해 요인들이라고 생각 되시는지.

현재 서명문화가 일상화 되면서 인감(印鑑)제도의 폐지론이 국회에 계류 중이며 인장문화 계승발전에 배척되는 사인, 서명문화로 인해 우리가 지켜가야 할 소중한 문화유산마저 황폐해져가는 모습을 볼 때마다 무척이나 가슴이 아프다. 거기엔 인장예술이 보호 융성되어야 할 문화적으로 높은 가치가 정부의 안일하고(서명운동에 확산) 무책임함으로 사회의 전통문화 인장예술 공간이 외면당하여 설자리를 잃어버린 것 같아 서글프기까지 하다.

 

▲ 대한민국 대통령명장 간판ⓒ황보근 제공

-앞으로 계획에 대해 한 말씀

대한민국 인장공예명장으로서 또한 한국 신지식인으로서 우리가 지켜나가야 할 소중한 문화유산인 인장문화의 계승발전에 온 힘을 다할 것과 인인으로서의 명예와 장인정신으로 묵묵히 나아갈 것이다.

-마지막으로 선생님께 인장(印章)이란?

인장이란 의미는 무척이나 무겁다. 인장이라는 것은 모든 일이 결정되었고 완성되었고 끝났음을 의미하고 또한 그 결과에 대해 책임지겠다는 뜻이기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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