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지식인]조평규, 중국 옌다그룹 부회장 인터뷰
[신지식인]조평규, 중국 옌다그룹 부회장 인터뷰
  • 김종원 기자
  • 승인 2015.03.31 18: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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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우리의 내수시장이다

[에브리뉴스=김종원 기자]·중 수교가 이뤄지기 전인 1987년 첫 중국 땅을 밟은 이후 20여 년 간 중국에서 무

역상사, 생수회사, 투자자문 등 다양한 사업 경험을 토대로 지금은 한국인으로서 중국 현지 대형 부동산 기업 옌다(燕達) 그룹의 수석 부회장으로 재직하고 있다. 그는 빠르게 발전하는 중국이 우리의 이웃이라는 것은 한국에게 절호의 기회라고 말한다. 

중국 진출은 언제, 어떤 비전으로 선택했습니까?

경북대학교(중어중문학 전공)에 재학하면서부터 중국에 진출하여 사업을 해보고 싶었다. 그래서 한국상업은행(,우리은행)에 입행하여 돈의 흐름과 사업의 기초를 배우면서, 중국 진출에 기회를 엿보고 있었다.

1980년대 초 등소평의 지시로 중국이 개혁개방정책을 실행하기 시작했을 즈음, 세계 경제대국으로 성장할 것을 내다보고 1987년 은행을 사직, 중국과의 무역을 하는 회사를 차렸다.  

한국과 다른 중국의 코드는 무엇인지, 시장의 특성에 대해 말씀해 주십시오.

중국은 사회주의 국가다. 정부의 영향력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강하게 작용하는 나라이기도 하다. 계획 경제의 나라인 중국과는 달리 한국의 경제는 시장경제체제로 근본적으로 체질이 다르다.  

중국 시장의 특성을 말하라면 중국인은 없다라고 말할 수 있다. 중국은 넓은 국토를 가지고 있어 하나의 국가라고 보기에는 무리가 따른다. 한국 사람들이 중국을 하나의 국가, 하나의 경제권이라고 여기는 것에서부터 적지 않은 오류를 범하게 된다. 기업인이라면 중국의 북경사람, 천진사람, 광동사람 등이 있을 뿐이라는 생각을 해야 한다. 

중국과의 교역액이 일본과 미국을 합친 금액보다 많아지는 상황에서 한국 기업의 중국진출이 갖는 중요성은?

중국 정부가 20113월에 발표한 12.5규획(125개년 개발계획)에 따르면, 중국은 내수시장을 부양하기 위해 엄청난 자금과 정책적인 혜택을 내걸고 있다.  

이것은 우리 기업에게 더없이 좋은 기회라 생각한다. ‘먼저 보는 놈이 임자라는 말이 있듯 현재 중국의 내수시장은 도처에 기회가 잠재돼 있는 황금시장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우리 기업들은 중국의 이러한 변화를 모르고 있거나, 무시하고 있는 것이 안타깝다. 뛰어난 기술력과 디자인 그리고 전 세계에 상품을 뿌릴 수 있는 무역능력이 한국의 강점이라면, 제조과정에서부터 무한한 원가절감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는 것과 탄탄한 내수 시장의 규모는 중국의 강점이다.  

한국 기업과 중국 기업이 전략적으로 합작하면, 상당한 파괴력을 가진 최상의 팀이 될 수 있다고 확신한다. ·중 기업의 합작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진다면 중국 내수시장에서의 시장지배력 확보는 덤으로 따라올 것이라 생각한다.

▲ ⓒ조평규

<중국은 우리의 내수시장이다>라는 책을 출판 하셨는데 어떤 목적과 내용입니까?

올해 3월 중국의 전국인민대표대회에서 중국의 리커챵 총리는 공작보고에서 연내 한중 FTA체결을 공언했다.  

그리고 지난7월 시진핑 국가 주석도 한국을 방문하여 한중 FTA의 조속한 체결을 희망하다고 표했다. 조만간 한중FTA는 체결될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 중국시장은 우리의 내수시장으로 편입되는 것은 시간문제다. 그런데 우리는 중국시장 개방에 대한 준비가 상당히 미흡하다. 그래서 이러한 의식을 깨우기 위해 책의 제목도 <중국은 우리의 내수시장이다>로 약간 도발적인 제목으로 정했다.  

책에는 중국에서 성공할 수 있는 사업 아이템을 소개하고 , 중국을 읽는 코드를 제시했으며, 중국에서 성공하는 기업과 개인의 특성을 기술하고 있다. 중국에 진출해 있거나, 중국진출을 꿈꾸는 분들이거나, 직장인, 대학생, 청소년들에게도 도움이 되는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다. 

중국 기업의 한국투자유치를 위해 우리 정부에 기대하는 부분이 있다면?

중국 공무원들이나 기업인들은 이구동성으로 한국에 투자하려고 해도 상당한 문제점이 있음을 지적한다.  

특히 외국의 투자유치를 가로막는 진입장벽이 상당히 많다는 것을 지적하고 있다. 공무원들이 투자유치에 적극적이지 않고 규제가 많은 것은 모두 정부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는 비정상적인 일이 벌어지고 있다.  

외국 기업이 한국에 투자하겠다면, 무상으로 토지를 50년이나 100년간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특히, 중국 기업의 투자유치는 정부가 발 벗고 나서야 할 부분이다.  

중국은 사회주의 경제체제로, 해외투자의 결정은 정부의 입김이 절대적으로 영향을 미친다. 투자결정을 B2B에만 맡길 것이 아니라, 정부가 나서서 중국 정부를 설득하는 역할을 수행하여 빗장을 여는 일은 정부가 앞장서서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기업은 돈이 된다면, 사막이나 남극, 북극의 열악한 지역도 마다하지 않는다. 투자를 유치하는 측에서는 투자기업에게 상당한 특혜를 주고 매력적으로 보이도록 하는 것은 기본이다.  

중국은 최근 환경오염, 의료, 교육, 식품위생, 전세계로부터의 개방압력과 반덤핑제소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안전한 식품의 생산기지로 한국만큼 적절한 곳은 드물다. 한국의 서해안 일대에 식품가공 클러스터를 건설해 중국 식품기업을 유치하고, 한국에서 생산해 중국으로 수출하는 방식, 이미 체결한 FTA를 활용하여 한국을 우회 수출 기지로 하는 전략, 한국의 의료기술의 활용, 한국의 바이오산업의 활용을 적극적으로 펼쳐나가야 된다고 생각한다.  

우리의 투자유치 전략과 노력에 따라 상당한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현재의 시스템이나 발상의 전환 없는 형식적인 몸짓만으로는 달성이 어렵다. 투자유치 팀장은 정부의 최고 책임자가 되어야 하고, 매주 성과를 체크하는 시스템이 가동 될 때 비로소 성과를 낼 것으로 보인다. 

▲ ⓒ조평규

앞으로 중국진출을 계획하는 신지식인들이나 기업인들에게 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한국은 홍콩이나 대만 등 범중국계 국가를 제외하고 중국에 투자하고 있는 기업의 숫자가 세계에서 가장 많은 나라이다. 숫자뿐만 아니라 투자금액도 세계 5위권이다.  

한국기업은 2000년을 전후해 인건비 상승, 노사분규의 해결과 신시장 개척을 위해 봇물처럼 중국으로 진출했다. 그러나 중국에 진출해 성공한 기업은 많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대기업과 몇몇 중소기업을 제외하고는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실패의 원인은 국제경쟁력을 상실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중국에서 망한 기업은 한국에 있었어도 망했을 기업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북경현대자동차, 아모레퍼시픽, 이랜드의 의류브랜드 등 적지 않은 한국 기업들이 중국에 적응해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  

현재 중국에서 성공하고 있는 우리기업들은 경쟁이 약한 분야에서 선전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경쟁이 치열한 분야에서 거둔 성공이라는데 큰 의미가 있다.  

중국은 덩치가 크기 때문에 몸놀림에 둔한 구석이 적지 않다. 틈새를 공략해 교두보를 확보하고 그것을 바탕으로 외연을 확장하는 전략이면 해볼 만한 싸움이라고 생각한다.  

중국에서의 사업 성공은 무엇보다 중국을 제대로 아는 인재의 확보가 우선이다.  

올해로 한중 수교가 22년을 맞았다. ‘의심스러우면 쓰지 말고, 쓰면 의심하지 마라 (疑人莫用 用人莫疑)’는 말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 한국의 신지식인들이 중국으로 건너가서, 독특한 역량을 발휘하여 성공 신화를 써 주시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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