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속 오늘-4월 7일] 4월을 노래한 민족시인, 신동엽 사망
[역사 속 오늘-4월 7일] 4월을 노래한 민족시인, 신동엽 사망
  • 신승헌 기자
  • 승인 2015.04.07 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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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인 신동엽. ⓒ신동엽문학관

[에브리뉴스=신승헌 기자] 1969년 오늘(4월 7일), 시대를 고민하며 아프게 살다간 시인 신동엽이 간암으로 세상을 떠났다. 향년 40세.

1930년 충남 부여에서 태어나 전주사범학교와 단국대 사학과를 졸업한 후 주산농업고등학교에서 국어교사로 재직하던 신동엽 시인은 1959년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장시 ‘이야기하는 쟁기꾼의 대지’가 당선됨으로써 문단에 데뷔했다.

1960년대 한국 현대시를 대표하는 시인으로 꼽히는 그의 작품 가운데 가장 잘 알려진 것은 4·19혁명을 역사적 배경으로 하고 있는 ‘껍데기는 가라’이다. ‘껍데기는 가라/ 사월도 알맹이만 남고/ 껍데기는 가라’로 시작하는 ‘껍데기는 가라’는 한때 고등학교 문학 교과서 18종 가운데 8종의 교과서에 실려 있을 정도로 유명하다.

1969년 오늘 세상을 떠난 신동엽 시인은 경기도 파주군 금촌읍 월동산 기슭에 묻혔다가 1993년 11월 부여군 부여읍 능산리 백제 왕릉 앞산으로 이장됐다.

대표작으로는 ‘껍데기는 가라’, ‘금강’, ‘산에 언덕에’, ‘누가 하늘을 보았다 하는가’ 등이 있으며 충청남도 부여군 부여읍 신동엽길에는 ‘신동엽 문학관’이 건립되어 있다.

4월을 노래하다 4월에 떠난 신동엽 시인의 시 한 편을 소개한다.

 

4월은 갈아엎는 달
 

내 고향은

강 언덕에 있었다.

해마다 봄이 오면

피어나는 가난


지금도

흰 물 내려다보이는 언덕

무너진 토방가선

시퍼런 풀줄기 우그려 넣고 있을

아, 죄 없이 눈만 큰 어린것들

                                               

                                                 미치고 싶었다

사월이 오면

산천은 껍질을 찢고

속잎은 돋아나는데,

4월이 오면

내 가슴에도 속잎은 돋아나고 있는데,

우리네 조국에도

어느 머언 심저, 분명

새로운 속잎은 돋아오고 있는데,

 

 미치고 싶었다

4월이 오면

곰나루서 피 터진 동학의 함성

광화문서 목 터진 4월의 승리여

 

 강산을 덮어, 화창한

진달래는 피어나는데,

출렁이는 네 가슴만 남겨놓고, 갈아엎었으면

이 균스러운 부패와 향락의 불야성 갈아엎었으면

갈아엎은 한강연안에다

보리를 뿌리면

비단처럼 물결칠, 아 푸른 보리밭

 

강산을 덮어 화창한 진달래는 피어나는데

그날이 오기까지는, 4월은 갈아엎는 달

그날이 오기까지는, 4월은 일어서는 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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