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한국의 신지식인 발굴 · 선정의 배경과 의미(1)
[칼럼]한국의 신지식인 발굴 · 선정의 배경과 의미(1)
  • 김용구 원장
  • 승인 2015.04.09 0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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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김용구 원장]외환위기 극복 과정에서 나타난 삶의 현장에서부터의 혁명적 바램

우리나라는 국가의 위기 상황에서 이를 타개하려는 아래로부터의 운동이 역사적으로 항상 있어 왔는데 신지식인 운동은 그 중의 주요한 사례라고 볼 수 있다.  

1997년 말, 정부수립 이후 50년만의 최대의 위기였던 외환위기와 국가 경제의 급속한 쇠퇴가 신지식인 운동이 태동된 배경으로 볼 수 있다.  

식량과 에너지 수입액의 10%에도 못 미친 외환보유고와 금융기관의 절반이 넘게 구조조정을 해야만 했던 시절에 이러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 어떤 지위에 있는 사람이든, 어떤 종류의 조직이든, 실질적으로 가치창출을 하지 못하면 전대미문의 국가적 위기를 타개할 수 없다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었고 이에 대한 응답의 핵심이 신지식인 운동으로 나타났다.  

사회 상층부와 학·· 관계 등의 기득권 그룹의 국가경영이 위기에 빠졌을 때 삶의 현장에서 부터 나오는 에너지와 정신, 실질적 가치 창조 결과 등을 새로운 대한민국의 원동력으로 삼고자 했던 것이고 그 이름을 신지식인 운동으로 명명한 것이다.  

외환위기 이전과 비교할 때 감소된 국민소득의 합계가 1998년만 해도 대략 1,700억달러(200조원)에 달했는데, 이러한 학습비용을 지불하고 한국 사회가 배워 지금까지 의미 있게 남아 지속되는 학습결과로는 신지식인 선정과 운동이 주목된다. 다만 신지식인 선정과 조직화는 몇 단계를 거쳐 진행되고 있으나 혁신 운동 차원에서의 신지식인 운동은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되어야 하는 단계에 놓여있다.  

역사로부터 제대로 된 학습을 하지 않으면 그 역사는 반복될 가능성이 크다. 신지식인 운동은 이러한 반복을 차단하는데 주요한 효과를 거둘 수 있고 이 운동의 확산 과정에서 나타난 문제들은 한국 사회의 모순과, 그래도 가능한 희망 등의 다양성을 그대로 보여 주고 있다. 

현장지식인으로 시작과 최초 소개된 신지식인

신지식인 운동의 시작으로 보면 누구든지 지식인이 될 수 있고, 국가 전체의 지식화 추진을 도모하자는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현장지식인" 발굴 계획을 시작으로 신지식인 운동이 전개되었다.  

고급 지식 소유자만이 지식인이 아니라 국민 개개인이 자신의 업무분야에서 지식을 창출하고 생산성을 높이는 "아래로부터의 정보화 · 지식화" 가 창조적 지식 기반 국가 건설에 필수적이므로 개인, 자영업자, 소기업 중에서 '정보통신기술 등을 활용하여 생산성을 높이는 사람' 을 발굴 · 홍보하여, 정보기술 활용을 통한 지식창출의 가능성을 인지시키고, 국가 전체의 지식화를 촉진시키고자 했다.  

그러나 지식의 창출에 활용되는 정보통신 기술의 사용을 강조하기는 했으나, 정보기술을 이용하지 않더라도 기존의 사고와 틀에서 벗어난 새로운 발상으로 자신의 업무를 혁신 · 개선하여 부가가치를 극대화시키는 사람을 발굴하는 것으로 진행되었다.  

이 때 자격요건으로는 자신 업무 분야에서 지식을 활용하여 생산성을 높인 사람이나, 기존의 사고와 틀에서 벗어나 새로운 발상으로 자신의 일을 개선·개발·혁신한 사람(농업, 서비스업, 중소 제조업, 장애인, 사회운동, 스포츠/연예인 등)이었으며, 19981026일부터 1115 기간 중 발굴되었다. 

이때 구천모(안동, 버섯 재배 농민) 장형현(여의도, 우체국 집배원), 김정(충북, 한국 사회체육센터 근무, 정신지체장애인), 박지호(인천, 대졸 유아시설 경영인), 이세연(대구, 동양염공 사장)씨 등이 199811월에 발굴된 대상 중에서 선발 소개되었다.

이분들이 소개됨으로써 누구든지 지식인, 즉 현장 지식인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 주어 실직자 등 어려운 근로자에게 희망을 주고, 부가가치를 올려 소득을 향상하고, 지식에 대한 새로운 이해를 통해 일반 국민의 적극 참여를 유도하여창조적 지식기반 국가 토대 구축을 목적으로 하는 범국가적 운동이 되는 동력을 확보하게 되었다. 

이때 불린 이름은 현장지식인이었고 이후 신지식인으로 이름이 변경된다. 한편 세간에 소개된 신지식인 1호라는 개념은 존재하지 않으며 KISDI1998년에 선정한 신지식인 중 199812월에 대표적으로 소개된 5분이 최초의 소개된 사례이다. 

매일경제의 신지식인 운동

한편 이러한 KISDI의 현장지식인 발굴과는 별도로 매일경제신문은 1998년 새천년을 앞두고 한국을 `두뇌강국'으로 변신시켜 21세기 세계의 중심에 우뚝 설 수 있도록 '지식혁명을 일으키자', '턴어라운드(TURNAROUND) 21', '기업사랑 나라사랑 캠페인' 이라는 이름으로 3대 캠페인을 실시했다.  

한국경제가IMF 경제 위기를 뛰어넘어 재도약하기 위해서는 선진국과 현격히 벌어진 지식 격차를 해소해야 한다는 취지로 시작된 이 캠페인은 단순히 IMF로부터 빌린 돈을 갚아 IMF 체제를 벗어나는 것이 아니라 한국을 `'지식' 이라는 21세기 유일의 경쟁자산으로 무장한 경제 강국으로 재도약 시키자는 것이 주 목적이었다.  

매일경제신문의 신지식인 사업은 그 첫 번째 캠페인인 `'지식혁명을 일으키자' 에서 그 기원을 찾을 수 있다. 1999년 초 매일경제는 이화대학교 정보화전략연구센터와 공동으로 지식인 육성 전략 마련을 위한 공동연구에 착수하고 연구의 결과는 199812월 비전코리아 두뇌강국 보고대회에서 '두뇌강국 보고서' `'신지식인 보고서' 로 발표되었고 이 보고서에서 신지식인(HOMO-KNOWLEDGIAN)이라는 명칭이 처음으로 등장했다. 

'지식혁명을 일으키자' 캠페인은 위의 두 보고서에 제시된 두뇌강국 한국의 실천 프로그램을 국민 각자가 실행에 옮김으로써 한국이 창조적 지식국가로 거듭 날 수 있게 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었다.  

이 캠페인을 통해 국민 각자가 스스로를 `개선· 개발 ·혁신하여 부가가치를 높이는 신지식인으로 거듭나자는 '신지식인이 되자' 를 비롯하여' 벤치마킹: 글로벌 신지식인, `방법지를 씁시다', '지식경영 프론티어 등의' 소주제로 나누어 두뇌 강국 한국의 이정표를 제시하고자 했다. '신지식인 보고서'에서는 신지식인이라는 용어와 함께 신지식인의 필요조건이 부분적으로 제시되었다. 다음은 당시 제시된 신지식인의 필요조건이다.  

"개인이 고부가가치를 창조하고 경쟁력 있는 개인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신지식인으로 변화해야 한다. 신지식인은 기본적으로 사물지와 사실지, 그리고 방법지를 체득하고 있어야 한다. 이 가운데 가장 중요한 지식은 방법지이다.  

방법지는 된장찌개를 끓이거나 윈도우 98컴퓨터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등 욕구나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을 담는 지식이다. 때문에 방법지는 가치 창조의 원천이 되고 개인의 성패나 기업의 사활, 국가의 흥망을 결정하는 성공요소로 작용한다.

노란색을 인식하거나 진리의 개념을 아는 정도의 사물지, 혹은 물이 수소와 산소로 이뤄져 있다는 것을 아는 사실지와는 한 차원이 높은 지식이다. 여기에다 신지식인이 되려면 지식을 계속 습득하고 향상시키기 위해 지식의 생성, 저장, 활용, 공유를 지속적으로 해나가는 능력을 갖춰야 한다.  

결국 신지식인은 사물지와 사실지, 방법지를 알고 지식 고도화 과정에 필요한 의식과 습관, 능력을 갖추며 지속적으로 행동을 통해 가치를 창조해 나가는 사람이다." 

경제적 가치, 문화적 가치, 사회적 가치 창출의 통합자로서 신지식인

이러한 매일경제의 창조적 지식국가 건설 차원의 신지식인 개념은 앞의 정보통신연구원의 현장지식인 선정과 융합하게 되었다. 이후 신지식인 사업으로 이름이 통일되고 김대중 대통령의 관심을 크게 받게 된다. 결국 자생적 운동으로 시작된 신지식인 사업이 범국가적 사업으로 주목 받아 이 당시 실질적인 한국의 희망운동으로 발돋움하게 된 것이다. 

초기 신지식인 사업은 주로 지식은 학교에서나 있을 수 있다는 오래된 편견과 오직 경제적 가치만을 추구한다는 오해에서 나타났다. 그러나 초기부터 신지식인 사업은 지식의 범위를 실학적 관점에서 확장하고 경제적 가치, 문회적 가치, 사회적 가치를 모두 추구하는 포괄적 한국 재탄생 운동이었다. 

문화적 가치, 사회적 가치, 경제적 가치는 대부분 상호작용하며, 시작은 문화적 가치나 사회적 가치에서 비롯되어 결과는 경제적 가치 증진으로 나타날 수 있고, 그 역도 가능하다. 신지식인의 가치창출은 이러한 무형의 가치창출이 유형의 가치창출로 연결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지적자본의 살아있는 증거라고 볼 수 있다. 다음의 맨 처음 소개된 신지식인의 활동과 가치창출 과정은 이것을 분명히 보여준다. 

구천모(농민) 신지식인은 경제적 가치를 소비자와 자신에게 모두 창출하게 했으며, 이세연(기업경영인) 신지식인은 기업이라는 사회조직을 살리기 위한 노력(사회적 가치 창출)이 경제적 가치 창출로 함께 나타났고, 박지호(육아시설 경영인) 신지식인은 문화적 가치(부모의 자식에 대한 안심, 관심의 계속)를 통해 사회적 가치(육아시설의 성공), 경제적 가치(수익 증대)를 동시에 달성하였다. 김정(사회체육센터 회원관리인) 신지식인은 회원들이 사회체육시설을 효과적으로 활용하게 함으로써 문화적 가치를 시작으로 사회적 가치와 경제적 가치도 함께 성취했다. (계속)

 

 

김용구원장  주요약력

)미래경영개발연구원

)대통령정책자문기획위원회 위원

)국무총리경제인문사회연구회 선임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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