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FTA 돌파구, ˝관건은 세계 명품 브랜드 개발˝
한중FTA 돌파구, ˝관건은 세계 명품 브랜드 개발˝
  • 윤진석·서지연 기자
  • 승인 2015.04.09 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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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민 충북도 고추명예연구소 소장 인터뷰

[에브리뉴스=윤진석·서지연 기자] '고추 박사 이종민.' 한국신지식인협회 소속 충북도 고추명예연구소 이종민 소장을 가리키는 수식어다. 전국 최초의 비가림 재배기술로 기존 고추보다 2~배 큰 깔끔초 브랜드를 개발, 전국적 기술 전수 보급에 힘쓰는 이 소장은 지난 1998년 김대중 정부 당시 농업분야 신지식인 1호로 선정된 장본인이기도 하다. "상패는 뒤늦게 받았어요.(웃음) 그때만 해도 신지식인이라고만 했지, 정부에서 상패를 준 것도 아니기에 제가 신지식인 줄인 것도 제대로 잘 몰랐어요. 그러다 신지식인 4호 때부터 상패를 주게 됐는데, 1호인 저도 불러주시더라고요."

최근 여의도 신지식인협회 사무실에서 만난 이 소장이 충청도 특유의 구수한 말투로 머쓱히 웃으며 한 말. 희끗희끗한 머리와 검게 그을린 얼굴 위로 길고 선한 눈매가 인상적이다. 자연의 풍파와 함께 한 살갗은 탄탄하고 두텁다. 금방이라도 흙냄새가 날 것만 같은 천생 농부의 모습이 동탑산업훈장, 충북 발명왕대상 등 신지식인상 외에도 수십여 종을 수상한 그의 화려한 이력을 더욱 돋보이게 하는 느낌. 협회 이사진 회의가 있어 모처럼 서울나들이를 했다는 이 소장과의 인터뷰는 지난달 30일 진행됐다.

▲이종민 고추명예 연구소장 ⓒ서지연 기자
-전국 최초의 비가림 재배기술을 개발했다. 어떤 개발과정을 거쳤나.
“전국최초의 비가림 재배기술은 내 평생의 고추개발의 노정을 상징한다. 25년 전 아버지로부터 물려받은 땅 900평에다 고추농사를 처음 시작할 당시의 내 초미의 관심은 어떻게 하면 품질이 우수한 고추를 생산 하는 가였다.

수년간 실험과 실패를 거듭한 끝에, 겨울철 스프링클러 물을 맞은 언 고추가 낮 시간 태양열에 녹으면서 더욱 맛이 좋아지는 데다 하우스를 짓고 비닐을 깔아 말린 고추일수록 상태가 좋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문제는 일교차와 상관없는 하우스 내 온도를 유지하는 일이었다. 다행히 햇빛 자갈 보일러의 열을 활용한 삼용건조시스템으로 극복할 수 있었다. 이 시스템의 강점은 유류비 역시 최대 80%까지 절약할 수 있다는 점이다.

-2000년도에‘이종민 깔끔초’브랜드를 탄생시킨 걸로도 유명하다. 일반고추보다 어떤 점이 우수한가.
“고추 전용 비가림 하우스를 도입한 결과물이 기존 고추보다 2~배 크고 맛있는 깔끔초다. 아울러 지난 1997년도에 충북 음성군 원남면 하당리에 출립한 충북도 고추명예연구소의 소장 직을 맡으면서 본격적인 고추 연구에 착수해 얻은 성과물이기도 하다. 소비자 입맛에 맞는 고추, 깔끔하고 청결한 고추를 표방해서 깔끔초라는 브랜드를 지었고, 그래서 인기가 좋다. 깔금초의 특징은 건고추의 매운맛과 단맛 조절이 가능하다는 거다.

물과 비료 주는 양과 횟수를 달리하고, 하우스 온도를 조절하면 매운맛의 농도를 조절할 수 있다. 여기에 유익한 유기물 퇴비를  사용해 매운맛과 단맛이 조화를 이룬 고추 생산이 가능하다. 뿐만 아니라 생산량도 기존 고추보다 2~3배가량 높은 것도 깔끔초의 경쟁력 중 하나다. 또한 고추 재배의 걸림돌인 역병과 탄저병의 위험 요소, 병충해 피해 등에서 자유롭고, 농약 사용도 최소화하는 장점이 있다. 세계명품브랜드 대상 수상 등 글로벌 마켓에서도 경쟁력 있은 우수한 품질로 인정받고 있다”

- 과거 모 인터뷰를 통해 신지식인으로 선정된 게 원망스럽다는 발언을 하신 줄 안다. 이유가 궁금하다.
(웃음)내가 그랬나. (사이)원망스럽다는 게…. 이는 저와 같은 신지식인분이 느끼는 고충과도 연결되는 문제다. 그니까…저와 같은 신지식인상을 받은 분들은 그간의 열정으로 일군 연구개발 성과를 아낌없이 전국에 널리 알리고 보급하는 데 각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러나 정작 정부의 관심이나 지원이 뒷받침되지 못한다는 애로점이 있다. 제 경우만 해도 전국의 고추 농사지으시는 분들을 대상으로 최고의 기술 노하우 전수 강의도 하고, 연구소 내 태양열 건조기술을 교육, 전시해 농업인들을 위한 기술보급에 힘쓰고 있다.

그렇지만, 신지식인들에게 지원되는 정부 지원은 거의 전무 한 실정이다. 물론 고추품질향상에 도움이 되는 노하우를 전국에 퍼뜨리는 일 자체는 큰 보람이다. 신지식인을 뽑을 때도 단순히 혼자만 잘하려는 사람이 선정되는 게 아니다. 사명감과 봉사정신이 투철해야 한다. (사이)그럼에도 당시 그 말을 한건 혜택은 전무한 반면 아이템 기술 보급에만 활용되는 신지식인들이 처한 상황에 못내 안타까운 심정이 들어서였던 것 같다. 개의치 않았으면 좋겠다.(웃음)”

- 김대중 정부 때 신지식인상이 수여된 줄 안다. 그럼 정부에서는 신지식이란 타이틀만 준 격인가.
“그렇다. 신지식인이라고 해서 특별한 혜택 같이 없었다는 얘기다. 신지식인 도입이 15년 정도 됐는데 전체 인원으로 보면 350명가량이 선정됐고, 농림식품부에서 관리를 한다. 지금도 매년 15명 정도 뽑고 있다. 그렇지만 정부지원금 같은 없다.”

- 좀 이해가 안 간다. 당장 박근혜 정부 만해도 창조경제 발전에 주력하고 있다. 역대 정부 역시 신지식인 육성에 많은 관심을 기울인 것 같은 제스처를 취한 줄 아는데. 이제껏 정부 지원이 하나도 없었다는 건가. 
“없었다. 기술이전 교육을 하면, 소정의 강의료가 나오는 정도다. 쉽게 말해 인건비 같은 거다. 제가 강의를 하게 되면 하루 고추농사 일을 못하게 되니 그에 대한 강사료라고나 할까…. 정권 바뀔 때마다 신지식인들한테 무관심했던 것은 사실이다.”

- 이번 기회를 통해 현 정부나 차기 정부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농업분야의 신지식인들 상황이 척박하기 그지없다. 대농은 대농이아 어렵고, 소농은 소농이라 어렵다. 신지식인 육성 및 기술이전 보급의 체계화를 위해서라도 정부지원금 같은 것이 마련됐으면 좋겠다. 특히 신지식인들 회원들 중 어려움을 겪고 있는 분들이 많다. 정부에서 신지식인을 홍보해주고 도움을 주었으면 한다. (사이) 이렇게 말하지만, 사실상 크게 기대하는 바는 없다. 여태까지 없었는데, 과연 개선될 수 있을는지 모르겠다.(웃음)”

- 새누리당 김재원 의원께서 ‘신지식인 육성법’을 대표 발의했다. 감회도 남다르실 줄 아는데, 기대하는 바는.
“이제라도 발의 된 것에 다행스런 마음이다. 향후 법안이 통과돼서 신지식인 육성방안이 내실화를 꾀하는데 기여했으면 좋겠다. 궁극적으로 신지식인의 기술력이 나라발전의 동력이 될 수 있는데 밑거름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 화제를 돌리면, 연매출이 높다고 들었다. 매출액 연간 3억5천만원을 기대한다고 하던데.
“그중 인건비가 50%다(웃음). 한동안 꽤 잘 되었는데 농사라는 게 환경의 영향이 크다. 지난 2000년 때이던가…. 폭설이 와서 하우스 만평이 다 무너진 적도 있었다. 정부에서 30프로 정도는 보조를, 50%가량은 융자를 해줘 그해에 다시 만평을 세웠다. 그런데 융자라는 게 다 갚아야 할 빚이 아닌가. 어쨌든 이후 또 잘 되다가 2003년도이던가, 2004년 도이던가….
이번엔 태풍 여파로 하루저녁에 하우스가 홀랑 날라 가 버렸다. 다시 일으켜 세우려면 한 7억 내지 10억이 소요된다. 여기에 인건비가 절반, 비료 등 당장 투입해야 하는 것들이 많다. 한 해 한 해로 따지면, 남는 게 많아 보여도, 5년 동안 통계를 내면 융자 갚고 하다보면 먹고 살기가 빠듯하다. 이런 게 농사짓는 이들이 공통을 느끼는 딜레마일 것 같다. 그래도 기술력 활용에 탄력을 받은 제 경우는 상황이 꽤 나은 편이다. 연간이익 30%정도는 되니까….”

- 한중FTA체결 우려가 현실이 돼 농가의 고민이 더 늘게 생겼다. 해법은 무엇이라고 보는지.
“특히 타격을 받는 게 농가다. 중국산은 워낙 싸게 들어오는데, 우리 농가는 인건비도 비싸고, 재료비도 비싸 수지타산이 영 맞지 않는다. 때문에 정부에서 우리나라 농가 생산량 대비 수입량을 조절하는 게 필요하다고 본다. 수입물이 대책 없이 막 들어오면 농가의 타격 또한 속수무책일 수밖에 없다. 이와 함께 맛도 좋고 영양도 좋은 고품질 생산으로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 고품질로 밀고 나가면 제값을 받을 수 있다. (사이)누구든 기능성 있는 고추다, 라고 하는데 이런 건 거짓말밖에 되지 않는다. 눈으로 직접 관찰해보고, 먹어봤을 때 좋은 게 좋은 품질인 것이지, 기능성이 있고, 뭐 이런 얘기는 거짓말이다.” 

- 지난해 고추화분 3700여개를 무료 분양하셨는데, 분양한 동기나 목적이 궁금하다.
“아파트 같은 곳에 사는 분들께 고추를 직접 기르는 기회를 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 군청에서 접수받아 무료 분양하도록 했다. 베란다나 집 앞 화단에 고추화분을 놓고, 물만 주면, 1년 내내 고추를 따먹을 수 있지 않나. 또한 고추 화분을 받으신 분들께는 가을에 음성군에서 열리는 고추 축제에도 초대돼 점심도 함께 먹고, 재배기술 노하우도 전해들을 수 있는 혜택도 있다. 고추화분을 통해 이웃과 이웃이 만나는 축제의 장이 되는 것이다.”

- 신지식인협회의 발전과 신지식인들의 지식삭회 공유를 위해 강조하고 싶은 말은.
"정부 지원이 미비할 때일수록 신지식인들끼 화합해야 한다고 본다. '다 같이 함께 나가는 것'만이 신지식인협회와 신지식인들, 지식사회 공유를 위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우선 저부터 회원들과의 화합을 최우선으로 삼을 계획이다.(사이)신지식인들은 국가 경쟁력 향상에 기여할 수 있는 각자의 특별한 브랜드를 가지고 있다. 2015년 새해를 맞아 전국 각지의 신지식인들이 대성했으면 좋겠다."

이 소장의 연구 성과가 담긴 충북도 고추연구소에 가면 7천5백평의 총 36개동 시설하우스와 5천5백평의 노지에서 연간 5톤의 건고추가 생산되는 광경을 엿볼 수 있다. 재배 기술 노하우를 직접 배우기 위해, 혹은 견학하기 위해 찾는 발길이 2만여 명에 달한다고 한다. "고추는 직접 먹어봐야 맛이죠. 나중에 놀러 와요. 고추 품질의 최상급을 맛보게 될 겁니다.(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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