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학물질 사고 시 대피 경로를 알려줄 깃발
화학물질 사고 시 대피 경로를 알려줄 깃발
  • [신지식인 칼럼 김동진]
  • 승인 2016.03.02 12:32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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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지식인 칼럼=김동진] 2012927일 구미국가 4단지에서 발생한 휴브글로벌 불산 가스 누출 사고, 201335일 구미국가 1단지에서 발생한 구미케미칼 염소가스 누출사고는 피해 규모만큼이나 근로자들과 주민들의 늦은 대피로 논란거리가 되어왔다.

▲ ⓒ 김동진
특히 구미 국가산업단지 내에는 반도체나 디스플레이, 태양광 등 첨단 IT분야의 산업들이 발전하면서 유독물이나 독성가스 사용량도 함께 증가하고 있다. 현재 유해화학물질 취급업체가 유독물 136개소, 고압가스 334개소 존재하여 사고 발생 위험성이 상존한 반면, 이러한 물질들의 안전한 관리를 위한 인프라 구축은 물론이고 사고 예방·관리 시스템 및 사고 방제시스템은 현저히 부족한 상황이다.

유해화학물질을 관리하는 관계 부처만 해도 환경부를 포함한 7개 부처에 14개 법률이 있으며, 그 중 환경부 소관의 유해성 또는 위해성이 있거나 그러할 우려가 있는 화학물질을 관리하는 유해화학물질관리법에서 정하는 유독물이 652, 급성독성(急性毒性), 폭발성 등이 강하여 사고 발생 가능성이 높거나 사고 시 그 피해 규모가 클 것으로 우려되는 사고 대비 물질들이 69종이나 된다. 이외에도 고압가스 안전관리법과 산업안전관리법에 규정한 다양한 독성가스(31종류) 및 유해인자들이 존재한다.
 
이러한 유해화학물질이나 독성가스들은 맹독성을 가지고 있어 소량이라도 공기 중에 누출될 경우에는 급성독성으로 인해 인간의 생명에 치명적인 위협을 줄 수 있기 때문에 무엇보다도 유출 사고의 예방이 중요하며 또한, 사고 발생 시에는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신속한 대피가 필수이다.
 
그러나 유해화학물질 중에는 대기 중에서 보이지 않는 가스들이 다량 존재한다. 유해가스 유출시 흐름 방향이 파악되지 않아 대피 방향의 선택이 잘못될 경우에는 오히려 더 큰 피해를 입을 수 있다. 신속하고 올바른 대피를 하기 위해서는 대피 방향을 결정하기 위해 정확한 풍향을 파악하는 것이 급선무지만, 풍향계는 풍속이 미미할 경우 작동하지 않는다. 따라서 유해화학물질 취급업체가 야간이나 풍속이 미미할 때도 바람 방향을 인지할 수 있는 야간 겸용 풍향 깃발 설치를 제도화 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본래 풍향 지시등은 공항과 헬기장에서의 바람의 방향과 속도를 시각적으로 알려주기 위해 설치된다. 공기의 이동 속도가 매우 낮을 때에도 막대 끝에 위치한 회전 시스템에 의해 공기의 이동 방향에 따라 움직이고, 바람 주머니의 구멍은 바람 주머니를 회전시켜 바람이 세게 불 때(30km/h 속도) 바람 주머니가 부풀어 오르면서 시각적으로 바람의 방향과 속도를 표시하게 된다.
 
이와 유사하게 풍향 깃발 샘플은 우선 미세한 바람에도 풍향을 알 수 있는 가볍고 부드러우면서도 내구성이 강한 미러(전사)천으로 제작되어야 한다. 그리고 야간에도 식별이 가능하도록 형광띠나 형광물질을 도포하거나 태양광을 활용한 야간조명을 사용하여 주·야간 구분 없이 시각적인 효과가 있어야 한다. 그래야만 언제든 깃발을 보고 판단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 풍향 깃발을 관공서의 각종 게양대에서 활용할 경우 저비용으로 고효율의 성과를 낼 수 있다. 산단별 소재한 고층 아파트, 빌딩 옥상이나 산지 등 고지대에 풍향 깃발을 설치하면 누구나 풍향을 빠르게 확인할 수 있어 누출 사고 시 대피를 도울 것이다. 또 독창적 디자인으로 방향 깃발을 고안·설치하고 형광 또는 야간조명을 적용 시 야간경관 및 도시나 업체의 랜드마크 시너지효과를 창출할 수 있다. 이 외에도 악취 민원 발생 시 풍향 식별이 쉬워 악취의 발원지 추적에 용이하며, 각종 화재나 산불, 폭발 등의 사고 시에도 응용이 가능하다. 그리고 농촌지역에서 비행기나 헬기를 활용한 농약을 살포할 때 풍향 파악에 도움이 될 것이다.
 
풍향 깃발은 구미시를 떠나서라도 유사 사업 업종들이 몰려있는 산업 단지라면 어디서든지 유용하게 사용될 것이다. 유해화학물질이나 독성가스들은 사고발생 시 공기의 흐름이 운반 매개체 역할을 하기 때문에, 미세한 풍향이라도 확인할 수 있는 깃발을 설치한다면 근로자들이나 주민들이 신속한 대피를 할 수 있을 것이고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게 된다.
 
풍향 깃발이 유해화학물질이나 독성가스 안전 관리 강화 시스템 구축 사업과 응용분야로 농촌지역 등의 항공방제 시에도 미력하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김동진 현)경상북도 구미시 환경안전과 대기보전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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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민영 2021-07-18 08:29:25
풍향 깃발을 활용하는 아이디어, 멋진 발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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