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판 전가의 보도 '큰 절'
선거판 전가의 보도 '큰 절'
  • 김시종 기자
  • 승인 2016.04.06 1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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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수, 정준호, 진성준 등 다양한 의미의 큰 절 줄이어

▲ 삼보일배를 진행했던 더민주 정준호 후보 <사진=정준호 후보 블로그>

[에브리뉴스=김시종 기자] '탄핵 정국'으로 불렸던 지난 17대 총선. 한나라당(현 새누리당)과 함께 노무현 대통령의 탄핵을 주도했던 새천년민주당의 추미애 선대위원장은 탄핵 소추안을 통과시킨 것에 대한 사죄의 의미로 광주에서 3일 동안 '삼보일배(三步一拜)'를 진행했다.

2014년 새누리당 지도부와 후보, 당직자들은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세월호 사건의 여파와 정몽준 서울시장 후보 아들의 부적절한 SNS 글 게재를 이유로 단체 '사죄의 절'을 올린 바 있다.

한파가 휘몰아치던 올해 2월, 20대 총선을 앞두고 대구시 중남구 지역에 예비후보로 등록했던 이상목 예비후보는 당화합 차원의 의미로 여의도 새누리당 당사 앞에서  '3천배 시위'를 진행했다.

이들은 저마다의 이유, 저마다의 대상을 앞에 두고 '큰 절'을 올린 바 있다. 그러나 한 가지 공통점은 뚜렷해 보인다. 선거 또는 공천을 앞두고 '위기 상황'에 임박했다는 점이다. 광주지역 민심이 흉흉했던 17대 총선, 호남 유권자를 의식한 추미애 선대위원장의 삼보일배, 2014 지방선거를 목전에 두고 지지율이 급락하자 큰 절을 올린 새누리당, 다분히 공천장을 의식한 이상목 전 예비후보. 모두 국면을 전환하기 위한 '쇼맨십'이라는 의견이 다수였다.

불과 일주일을 앞둔 총선에서도 이같은 풍경은 계속 이어지고 있다.

대구수성갑의 새누리당 김문수 후보는 오늘(6일) 기자회견을 열고 이날부터 새누리당의 오만함에 대한 백배사죄에 들어간다고 얘기했다. 선거 끝날 때까지 거리에 멍석을 깔고 대구 시민을 향해 큰 절을 한다는 것이다.

광주북구갑의 더불어민주당 정준호 후보는 지난 3일부터 2박 3일간 "문재인 전 대표의 대선 포기와 백의종군"과 "천정배 후보의 정계은퇴"을 주장하며 삼보일배를 시작했다. 정 후보는 삼보일배가 끝나고 기자회견을 마친 후 탈진, 119 구급대에 의해 엠뷸런스로 옮겨졌다.

서울강서을의 더불어민주당 진성준 후보는 지난 3월 31일 국회에서 기자 회견을 열고 "야권 분열이 지속되면 야권이 공멸할 것"이라며 매일 오후 2시 단일화 촉구를 위한 '108배'를 진행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국민의당 김용성 후보는 "단일화 제의는 모두 언론플레이라고 보고 대응 자체를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앞서 김용성 후보는 진성준 후보의 일방적인 문자 통보 단일화 제의에 불쾌감을 드러낸 바 있었다. 김용성 후보가 응하지 않자 진성준 후보는 스리슬쩍 108배를 접었다.

김문수, 정준호, 진성준 후보의 공통점이 있다. 세 후보 모두 최근 언론에 보도공표된 여론조사에서 상대(대구수성갑 김부겸, 광주북갑 김경진, 서울강서을 김성태)에 오차범위 밖의 큰 열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수월하게 당선되기 위해 대구에 내려왔다는 비난(김문수 후보), 당의 지도부를 지냈던 인물에 대한 전면 부정(정준호 후보), 단일화 제의 언론플레이와 소수정당에 대한 갑질(진성준 후보) 등 진정성이 의심된다는 의견이 주를 이룬다.

이제 총선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우국충정'을 위한 발로인지 열세를 극복하기 위한 '국면전환용'인지의 판단은 유권자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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