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 그루밍’ 인식조차 없는 청소년복지시설 실태
‘아동 그루밍’ 인식조차 없는 청소년복지시설 실태
  • 김영찬 기자
  • 승인 2018.06.29 10: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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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브리뉴스=김영찬 기자]“아동복지 시설 상담팀장이던 김씨는 ‘그 청소년이 자신의 첫사랑인 것 같다. 자신이 아동에게 정서적 학대를 당하는 것 같다’고 동료 상담사에게 말하였습니다. 청소년에게 돈을 주면서 자신의 뜻대로 하지 않으면 돈을 주지 않겠다는 등 상담사로서 문제가 되는 발언을 하였습니다”

권력형 성폭력 2차 피해 사례발표 중 인 김기홍 '위드유' 회원
권력형 성폭력 2차 피해 사례발표 중 인 김기홍 '위드유' 회원(사진=김영찬기자)

‘전국미투생존자연대’가 27일 국회의원회관에서 개최한 발족식 및 제1회 ‘권력형 성폭력 2차 피해 방지’ 세미나에서 박경진 아동복지상담사는 권력형 성폭력 2차 피해 복지시설 사례로 '아동 그루밍' 에 대해 발표했다.

그루밍은 성범죄자들이 피해자를 성적 학대·착취하기 전 공략할 대상의 호감을 얻고 신뢰를 쌓는 등 피해자를 길들이고 유인하는 전략 행위로, 대개 경제적·심리적으로 취약한 가정환경에 놓인 아동·청소년이 노출 되기 쉽고 신뢰 관계 또는 복종의 태도로 가해자들에게 길든 아동·청소년은 스스로 학대당한다는 사실을 인지 못해 때로는 성관계에 동의하게 된다.

박 상담사는 “김씨는 부모가 없는 시설 청소년에게 엄마와 아들처럼 지내자고 하여 경계를 허물어뜨렸고 실제로는 연인처럼 행동하며 청소년에게 비정상적으로 집착 하였다”며, “이는 아동복지법 위반, 아동 정서적 학대 등 전형적으로 나타나는 ‘그루밍’ 수법이고 금전적인 부분을 이용하여 상대를 회유·협박하는 행위이자 상담윤리에 위반한 행위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사실을 알고 용기를 내 김씨의 상담사 윤리위반 및 직원 인권유린 등의 문제를 기관장에게 알리고 조치를 요구하였으나, 아동복지시설은 조사와 조치를 거부 하였고 저도 알지도 못하는 인사위원회를 2차례 여는 등 더 이상 정상적인 직장생활을 할 수 없게 만들어 결국 퇴사했다”고 말했다.

박 상담사는 “학생들을 가르치는 교수, 교사 저와 같은 상담사의 직업군일 경우 이런 비위행위가 철저하게 은폐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직업적 특성을 고려해 징계 수위를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동의가 기준이 되어야한다' 주제발표 중인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사진=김영찬기자)
'동의가 기준이 되어야한다' 주제발표 중인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사진=김영찬기자)

한편 ‘2차 피해 관련 법제 현황 및 개선점’ 발제자로 나선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최근 피해자가 고발하기 어려운 분위기가 형성 됐다”며 “들불처럼 일어나고 있는 미투운동이 또다시 수포로 되돌아가지 않기 위해서는 법률 개정만을 할 것이 아니라 상대를 대등한 인격체로 여기고 그들의 동의를 구하지 않는 행위는 그 어떤 것도 폭력이 될 수 있음을 인지해야한다”고 말했다.

이번 세미나는 정의당 이정미 대표와 피해자 40여명을 중신으로 조직된 전국미투생존자연대(미투연대)공동 주최로 마련된 자리로, 그동안 권력형 성폭력 피해자들이 겪은 2차 가해 사례에 대해 짚어보고 관련 법제 현황과 시민사회 역할에 대해 논의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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