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남영진] 마젤란, 비글, 드레이크해협(혼곶)
[칼럼 남영진] 마젤란, 비글, 드레이크해협(혼곶)
  • 남영진 논설고문/행정학 박사
  • 승인 2018.04.20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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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칼럼=남영진 논설고문]남미대륙이 아프리카대륙에서 떨어져 나왔다는 설이 있다. 아프리카 서해안 즉 나이지리아, 아이보리 코스트, 가나등 해안과 남미의 베네주엘라, 가이나나, 아마존강 입구등 해안의 모양이 남미의 동쪽 해안과 맞아 떨어진다. 아프리카 최남단의 남아공이 남위 35도 지점이다. 서울이 북위 37도니까 온대지방이다. 남미에서는 ‘땅의 끝’이라는 마젤란 해협이 남위 45도여서 뉴질랜드 남쪽 끝(47도) 빙하지대 정도의 위도이다.

1927~37년까지 에스파냐어로 마가야네스(Magallanes)해협이라고 불렀다. 길이 약 600 km. 너비 약 3~30 km. 최대수심 570m. 동쪽의 극히 일부를 제외하고는 전체가 칠레 해역에 속한다. 북반구에서는 영국위의 스코틀랜드(북위 40도)를 지나 스웨덴 정도가 47도쯤 된다. 명실 공히 ‘땅 끝’이다.

아르헨티아령 우수아이아(Ushuaia)시가 남미 대륙 최남단 도시지만 대륙의 끝은 아니다. 그보다 더 남쪽에 있는 작은 섬 칠레 령 혼곶(串. cape horn)이 남극에 가장 가까운 끝이다. 혼 곶(남위 56도)은 아프리카 최남단(35도)은 물론 뉴질랜드 남 섬보다도 훨씬 아래다. 남쪽에 밀포드 빙하보다 아래다. 1520년 10월 21일 포르투갈 출신 스페인 항해가 마젤란은 남미대륙을 돌아가겠다며 남미 끝혼 곶을 지나가려 했으나 거센 파도를 마주하고 포기한다. 폭풍우를 피해 강 인줄 알고 잔잔하고 폭이 좁은 수로로 접어들었는데 36일 만인 그해 11월 28일 평온한 망망대해를 만난다. 자신들도 모르게 태평양으로 통하는 항로를 발견한 것이다. 마젤란 해협이다. 마젤란이 고생해서 나온 망망대해를 ‘태평양’(PACIPIC)이라고 명명했다. 그 후 58년 후인 1578년 영국군인 드레이크(해적?)가 남극과 남미 대륙 사이의 수로를 지나면 대서양에서 태평양으로 진출할 수 있는 길을 발견했다. 자신의 이름을 따 ‘드레이크 해협’이라 명명했다. 드레이크 해협은 평균 파고가 10미터, 폭풍우 때 30미터에 이르는 지구상 가장 거친 바다다. 드레이크 장군은 남미 대륙 끝을 지났다고 생각했는데 남극대륙을 마주한 해협을 지난 셈이다. 그 밑에 남극의 킹 조지섬과 말비나스(영어 포클랜드)섬이 있다.

남위 60도 선이 해협의 가운데를 지나는데 해협의 파도가 매우 험난해 ‘절규하는 60도’라는 별명을 갖고 있다. 이 해협을 처음 통과하기는 1616년 네덜란드 항해가 빌럼 스하우턴이 이끈 탐험대다. 1830년엔 찰스 다윈의 탐사선 비글호가 탐사하다 잔잔한 새 항로를 발견하고 배의 이름을 따 ‘비글해협’이라 명명했다. 아르헨티나와 칠레가 공동 관리하고 있는 이 해협의 아르헨티나 쪽에 우수아이아(Ushuaia)시가 자리하고 있다. 이 3개의 해협이 1914년 파나마운하가 열리기 전까지 태평양~대서양을 오가는 수로였다. 선박 기술이 발전하면서 최근엔 악명 높지만 널찍한 드레이크 해협을 선호하는 선박이 늘고 있다. 이 해협과 접한 킹조지 섬에 한국의 남극 탐험 세종 기지가 있다. 대서양의 비르헤네스 곶(버진 곶)서 중간의 프로워드 곶에 이르는 구간은 폭이 넓고 양안의 지형도 평탄하다. 거기서부터 태평양의 필라르 곶에 이르는 구간은 피요르드 상(狀)의 좁은 수로로 섬이 많고 양안에 만년설이 덥힌 험준한 산들이 이어진다.

마젤란은 이 해협을 빠져나가는데 36일이 걸렸다고 기록하고 있다. 악천후를 빠져나와 잔잔한 대양을 보고 스페인어로 ‘태평양’(el Pacifico)이라고 불렀다. 1914년 파나마운하가 개통된 후에는 항로로서의 중요도는 줄어들었다. 마젤란해협은 남미 땅 끝 푼타 아레나스시에서 아르헨티나의 티에라 델 푸에고 제도(archipiélago de Tierra del Fuego) 사이의 바다다.

태평양과 대서양을 잇는 유일한 항로였다. 길이는 560km, 너비는 3~32km이며, 대부분이 칠레 령이다. 스페인어로 '불의 섬'이라는 뜻의 티에라 델 푸에고 제도의 동쪽은 아르헨티나 령, 서쪽은 칠레 령이다. 스페인 왕 샤를 5세의 후원을 받은 포르투갈 탐험가 페르난디드 마젤란(Ferdinand Magellan, 1480~1521)이 1519년 8월 항해를 시작해 1520년 11월 이 해협을 발견했다. 범선 항로여서 폭이 좁고 섬이 많으며 기후의 변화가 심해 항해에 어려움이 많았다.

마젤란해협 밑의 비글 해협의 이름은 찰스 다윈의 탐사선인 비글호에서 딴 것이다. 이곳을 처음 발견한 사람은 로버트 피츠로이다. 그는 1830년대 탐사항해를 하던 중 이곳을 발견했다. 이 해협은 좁지만 안전한 수로다. 푸에고 섬의 최고봉은 다윈 산(1,830미터). 눈이 90미터 이상 쌓여 있다. 비글 해협 섬들은 종종 영토 분쟁에 휘말리곤 했는데 현재는 아르헨티나와 칠레 두 나라가 양분하고 있다. 양국은 이곳의 풍부한 광물과 크릴새우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비글 해협은 수많은 선박을 난파시키며 악명을 떨친 케이프 혼의 험한 바다를 지켜본다. 비글 해협은 온갖 바다 동물이 서식하는 조용한 안식처다. 마치 자연스런 원형극장처럼 둥글게 늘어선 험준한 산, 빙하와 폭포들을 배경으로 장관이 펼쳐져 있다. 다윈이 이곳을 방문해 “이곳의 녹주석처럼 푸른 이곳 빙하보다 더 아름다운 것은 상상조차 할 수 없다.'고 적었다. 이곳에 가면 다윈이 본 빙하에서 떨어져 나온 거대한 빙하가 바다로 풍덩 빠지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이 곳 해안에서 돌을 던지면 닿을 거리에서 한가로이 헤엄을 치는 향유고래도 구경할 수 있다. 대서양과 태평양이 만나는 얼음처럼 차가운 바다 수많은 섬들은 다양한 동물들에 먹이를 제공한다. 조류도 다양하다. 바다갈매기, 바다제비, 짧은 꼬리 앨버트로스, 도둑갈매기, 증기선오리와 가마우지가 마젤란펭귄이나 젠투 펭귄에 떼로 덤벼든다.

비글해협은 큰 배가 항해할 수 있는 해협이지만, 남쪽(드레이크 해협)과 북쪽(마젤란 해협)보다 더 안전한 수로다. 이 이름은 찰스 다윈이 타고 다닌 ‘비글 호’(순한 강아지)에서 따왔다. 찰스 다윈은 비글호 두 번째 항해에 참여해 갈라파고스제도 등을 보고 ‘종의 기원’을 썼다. 이 항해가 ‘진화론’을 만들어 냈다.

 

※ 남영진 논설고문은 한국일보 기자와 한국기자협회 회장, 미디어오늘 사장, 방송광고공사 감사를 지내는 등 30년 넘게 신문·방송계에 종사한 중견 언론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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