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4.3을 처음 알린 소설 ‘순이 삼촌’ 현기영 작가 “국가란 무엇인가”
제주 4.3을 처음 알린 소설 ‘순이 삼촌’ 현기영 작가 “국가란 무엇인가”
  • 김소현 기자
  • 승인 2018.04.24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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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브리뉴스=김소현 기자]“민중을 보호하는 대신 도리어 민중을 파괴해 버리는 국가란 무엇인가?”

(왼쪽에서 두번째)기조강연 중인 현기영 작가(사진=김소현기자)
(왼쪽에서 두번째)기조강연 중인 현기영 작가(사진=김소현기자)

소설 '순이삼촌' 저자인 현기영 작가는 24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제주 4.3 완전한 해결, 어떻게 이루어 낼 것인가?’ 정책토론회에서 “제주 4.3의 참사는 국가폭력에 의한 사건이기 때문에 사람들이 꺼려하는데, 국민을 보호해야 할 국가가 국민 3만을 파괴해 버렸을 때 과연 국가는 무엇인가?”라고 질문했다.

현 작가는 “지난 40년 동안 ‘순이삼촌’이 꽤 많은 독자들에게 읽혔는데 반응이 호의적이지 않았던 이유는 보통사람들의 경우 상상을 초월하는 엄청난 참사를 감당하기 어려워 진상이 무엇이든 간에 덮어 버리는 경향이 있다”며 이는 “불편한 진실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기억운동의 핵심은 재기억 하는 것이다”며 “제주 4.3과 같은 참사가 되풀이 되지 않기 위해 끊임없이 제주 4.3을 재기억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제주 4.3의 기억운동은 재기억이나 애도에 그치지 않고, 더 나아가 인류의 보편적 가치인 인권과 평화의 상징이 되도록 승화작업을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현 작가는 “제주 4.3은 전후 냉전체제라는 미국의 세계전략 구도 속에 이뤄진 것으로 동족이 동족을 학살한 그 사건에서 미국은 제 손에 전혀 피를 묻히지 않는 이른바 이이제이 용병술을 구사한 것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주 4.3은 미국이 개입한 사건이므로 제주도는 세계를 향해 미국을 향해 평화를 외칠 자격이 있다”며 “아름다운 제주 특유의 자연경관과 함께 4.3의 아픈 역사를 눈여겨보면서 인권과 평화의 의미를 깊이 되새겨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한 현 작가는 “제주 4.3은 항쟁과 수난이라는 양면을 가진 하나의 동전”이라고 정의하며 “분단을 반대하고 단독정부의 수립을 요구했다는 의미에서 ‘항쟁’이며 가족 및 자신의 생존을 걸고 싸운 과정에서 겪었다는 점에서 ‘수난’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한국사회에 미만한 극우반공주의적 담론 때문에 지금까지 제주 4.3에 대한 논의는 거의 ‘수난’에 국한되다시피 해왔다”고 지적하며, “항정패배자의 기억은 철저히 부정되고 있으며 국가분단을 반대한 항쟁 이념이 부정당하고 극한의 탄압에 못 견뎌 일어났다가 쓰러진 젊은 패배자들의 죽음은 여전히 매도되고 있다”고 말했다.

현 작가는 “가혹한 탄압과 수난의 양상뿐만 아니라 국가분단을 반대하여 저항한 자발적 주체의 모습을 되살려 이념의 좌우를 떠나 그들을 감싸 안는 아량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한편 현기영 작가는 1979년 금기시했던 ‘제주 4.3사건’을 소설 ‘순이 삼촌’을 통해 최초로 세상에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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