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돈 “무상급식 주민투표, 오세훈 시장과 청와대의 자충수”
이상돈 “무상급식 주민투표, 오세훈 시장과 청와대의 자충수”
  • 신종철 기자
  • 승인 2011.08.25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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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돈 중앙대 법대교수 “오 시장이 영웅 심리에 빠져서 자책골을 넣은 것”
[신종철 기자] 무상급식 주민투표가 투표율 부족으로 개표조차 하지 못한 것과 관련, 보수성향 학자인 이상돈 중앙대 법대교수는 “대충 예상을 벗어나지 않았다. 처음부터 오세훈 시장과 청와대가 둔 자충수”라고 분석했다. 이상돈 교수는 25일 평화방송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이상도입니다’에 출연 “무상급식 문제를 확대시킨 책임은 오세훈 시장에게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번 주민투표가 오세훈 시장이 시장직을 걸 만큼 절박한 상황으로 이념적 이슈로 발전한 게 아니냐는 의견에 대해 이 교수는 “한나라당 자체가 최근에 유아보육 무료, 반값등록금 세금으로 등록금을 지원하겠다는 등 그야말로 어떻게 보면 무상급식보다 더 포퓰리즘에 치우친 정책을 내놨지 않습니까. 그런 점에서 이건 좀 터무니없다”고 일축했다. 그는 “특히 여기서 주목할 점은 무상급식 문제가 이렇게 확대된 것은 이른바 보수신문들에 책임이 있다”며 “예를 들어 월간 중앙이 두 달 전에 오세훈 시장 인터뷰를 실어놓고서 오 시장을 한국의 대처라고까지 띄운 것을 보고 터무니없는 거라고 생각했다. 사실 영국의 대처 총리가 돈 갖다 바르고 치장한 적이 있느냐. 이런 분위기 때문에 오 시장이 일종의 영웅 심리에 빠져서 자책골을 넣은 게 아닌가”라고 분석했다. 한나라당의 전통적 지지구역인 강남권과 용산에서는 투표율이 높은 반면 다른 지역구에서는 투표율이 낮은 것에 대해서도 “아마도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는 부모들은 강남이나 강북을 가리지 않고 오세훈 시장을 지지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면 세금을 꼬박꼬박 잘 내고 자녀들을 학교에 보내는 중산층 부모야말로 세금은 세금대로 내라고 하고 급식비는 급식비대로 내라고 하면 납득이 가겠느냐”고 되물었다. 이 교수는 그러면서 “강남에서 투표율이 높은 것은 특히 강남 부유층들은 무상급식 문제가 아니라 이러다가 다음 서울시장, 다음 대통령이 민주당 즉 야권으로 가는 것 아니냐, 그렇게 되면 또 종부세 같은 게 나오는 것 아니냐, 그런 일종의 종부세 트라우마 그런 것 때문에 투표장에 많이 나와서 투표를 한 게 아닌가 싶다”고 해석했다. 이번 투표 결과가 향후 서울시장 재보선과 내년 총선 대선까지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보느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이 교수는 “아무래도 서울시장 보궐선거되면 민주당이 유리하다고 본다. 농담 삼아 하는 말로 강남 3구를 빼고서는 한나라당이 변변하게 싸우기 어려울 것이라는 말이 있다”며 “이런 상황인데, 한나라당과 일부 신문이 오 시장이 사실상 승리했다고 말하는 것은 그야말로 혼자 하는 자위로 터무니없는 생각이다. 한나라당이 대오 각성하지 않으면 내년 총선, 대선이 매우 어려울 것”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홍준표 한나라당 대표에 대한 책임론에 대해, 이 교수는 “홍준표 의원이 대표가 되면서 너무 좌충우돌 하지 않았느냐. 하루도 쉬지 않고 온갖 말과 해프닝을 쏟아냈지만 첫 번째 실험에서 실패한 것”이라며 “홍준표 대표가 자기가 책임지고 서울시장 보궐선거해서 또 패배하게 되면 홍 대표 체제는 끝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번 투표 과정에서 박근혜 전 대표가 일정한 거리를 둔 것에 대해, 이 교수는 “이 정권 집권 초부터 보면 항상 일은 청와대와 친이계가 만들고 문제가 수습하기 어렵게 되면 항상 박 전 대표한테 도와달라고 겁박을 하고 읍소하고 그랬다”며 “그런데 사실상 박 전 대표로서는 억울한 일 아니겠습니까”라고 박 전 대표의 입장을 옹호했다. 이어 “4대강이니 뭐니 등등해서 민심이 이명박 정권을 떴기 때문에 현 정권은 어떻게 보면 침몰하는 난파선 같은 것”이라며 “미래를 보는 정치인이 침몰하는 난파선에 올라타겠느냐. 그럴 이유가 없다”고 덧붙였다. ‘박 전 대표가 너무 기회주의적인 처신을 하는 것 아니냐’라는 지적에 대해서도 “일부 보수층의 그런 주장은 사실 국민들이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박 전 대표가 구원투수로 나설 이유가 전혀 없는 것이고, 어떻게 보면 박 전 대표마저 현 집권 세력에 휘말리면 보수는 완전히 희망이 없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그것은 터무니없는 주장이고 호소력이 없는 이야기”라고 일축했다. 이번 투표 결과가 대통령 국정운영에 큰 영향을 없을 것이라는 청와대의 반응과 관련, 이 교수는 “현 집권세력은 여론이랄까 민심은 아예 관심도 없이 국정을 해 왔다”며 “현 집권세력에서 말하는 것을 보면 마치 아프리카 초원에서 사자를 만난 타조 같다. 타조가 사자를 만나면 무서워서 땅을 내려 본다. (현 정부가) 무서운 민심이라는 현실을 아예 안 본다. 그러다가는 결국 성난 민심한테 잡아먹히는 게 아닌가”라고 꼬집었다. 이번 투표와 관련해 박근혜 전 대표의 입지 변화에 대해서도 이 교수는 “아마도 모르긴 모르되 이번에 오세훈 시장이 이렇게 강수를 두게 된 것은 어떤 배후에 보이지 않는 손 같은 그런 힘이 있지 않았나 본다. 그래서 결과적으로 박 전 대표는 홀가분해진 부분도 있을 것”이라며 “만일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한나라당이 참패하게 되면 홍준표 체제가 무너지니까 박 전 대표가 당을 완전히 장악해서 새로운 인물들을 많이 영입해서 총선을 치르고 그러면 선전할 수 있다고 본다. 그런 경우는 대선도 해 볼만하다. 그런 면에서 전화위복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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