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브리뉴스=선호균 기자] 성평등한 국회를 만들기 위해 유리천장 타파를 위한 '여자는 보좌관 하면 안되나요?' 캠페인을 지난 16일부터 한달간 펼친다고 국회페미가 밝혔다. 

국회페미는 국회 내 근무하는 여성들이 자발적으로 모여 결성한 단체로 지난 16일 결성 1주년을 맞았다. 

국회페미에 따르면 국회 내 여성 보좌진 기반의 페미니스트 그룹으로 1년 전 '안희정 성폭력 사건' 1심 판결이 있던 지난해 8월 14일에서 이틀 뒤인 8월 16일에 결성해 활동을 시작했다.

또한 국회페미는 일터로서 성평등한 국회를 만드는 것 뿐만 아니라 국민의 절반인 여성과 사회적 약자, 서민의 권익을 위하는 것이 국회의 설립 취지와도 맞닿아 있다는 기치 아래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이번 캠페인은 국회폐미가 연속으로 진행하고 있는 '일터로서 성평등한 국회 만들기 캠페인'의 일환으로 지난 6월에도 국회페미는 '커피는 여자가 타야 제맛입니까?' 캠페인을 기획한 적이 있다.  

국회에서 근무하는 여성 비율을 살펴보면 2019년 8월 1일 기준으로 국회 전체 보좌진 중 여성의 비율은 38.2%다. 

직급별로 살펴보면 ▲4급 보좌관 8.6% ▲5급 비서관 19.9% ▲6급 비서 26.7% ▲7급 비서 37.4% ▲8급 비서 60.5% ▲9급 비서 63.3% ▲인턴 비서 52.3%다. 

보좌직 공무원 중 최고 직위이며 각 의원실의 정무 및 운영을 총괄하는 보좌관의 여성 비율이 8.6%로 전체 595명 중 51명이다. 

아울러 보좌관과 함께 정책 업무를 실무적으로 이끄는 비서관은 19.9%로 전체 602명 중 120명이 여성이다. 

이에 각 의원실의 최종 결정에 영향을 행사하는 보좌관 및 비서관의 합계 여성 비율은 14.3%에 지나지 않아 20대 국회의원 중 여성의 비율인 17%보다 낮은 수치로 나타났다. 

이는 국회의원의 의정활동 전반이 남성중심적 사고에 치우칠 수밖에 없는 현실을 보여주고 있다. 

반면 8급, 9급, 인턴 직급은 여성 비율이 과반을 넘는다. 

세 개 직급을 합쳐 총 507명이 근무하는데 전체 여성 보좌진 869명 중 58.3%가 하급직에서 방문객 대접, 전화 응대, 집기 관리 등 잡무를 맡고 있다. 

이 중 상당수 인인이 사무실 회계를 비롯해 행정 전반을 책임지는 '행정비서' 직무로 일하고 있어 승진에 있어서도 정책 업무 보좌진에 비해 어려운 상황에 처해있다. 

이러한 현실에 대해 국회페미 활동가는 "국회는 인턴에서 시작해 승급하는 구조인데 현실적으로 여성이 보좌관까지 올라가기 매우 어렵다"며 "인턴 성비는 매년 평균 남녀 반수 수준이나 비슷한 역량과 경험을 가지고도 여성 인턴은 상대적으로 승급 기회가 많지 않고 행정 직무가 강요되기도 한다"고 말했다. 

더 나아가 "정당하게 자기 능력을 펼칠 기회를 찾아 국회를 떠나는 여성이 많다"며 "그렇기 때문에 여성 보좌진 수가 적을 수밖에 없는 것"이라 지적했다. 

또 다른 활동가는 "보좌진 조직의 문제는 국회 전체의 문제와 연동돼 있다"며 "인사뿐만 아니라 모든 의사결정 구조가 군대식의 절대하향식이어서 국회 전체의 폐쇄성과 과도한 권위주의와 밀접하게 닿아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국회의원의 의정활동 전반을 기획하고 실행하는 보좌진 조직의 심각한 성 불평등 문제는 국민의 절반인 여성을 대표해야 하는 국회의 책임과 의무를 이행하기 위해서라도 반드시 해소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국회페미는 국회 구성원과 방문자가 볼 수 있도록 공개된 장소에 포스터를 부착하고 여성 보좌진의 실제 피해 사례를 온라인에 게시하는 방식으로 캠페인을 확산한다는 계획이다. 

선호균 기자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