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법무장관 사퇴 "가족들 곁에서 위로하고 챙기고 싶다"···가족 건강 부담된 듯
조국 법무장관 사퇴 "가족들 곁에서 위로하고 챙기고 싶다"···가족 건강 부담된 듯
  • 선호균 기자
  • 승인 2019.10.14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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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브리뉴스=선호균 기자] 조국 법무장관이 14일 오후 2시 사퇴입장문을 내고 전격 사퇴를 발표했다.

지난달 2일 국회 소회의실에서 열렸던 '조국 법무장관 후보자 기자간담회'에서 인사하는 조국 전 법무부장관 모습 에브리뉴스 선호균기자
지난달 2일 국회 소회의실에서 열렸던 '조국 법무장관 후보자 기자간담회'에서 인사하는 조국 전 법무부장관 모습. 사진=선호균 기자

조 장관은 사퇴 입장문에서 그동안 학자와 지식인으로서 검찰개혁이 사명이라고 생각했고 고민하고 추구해왔던 목표였다고 밝혔다.

그는 문재인 정부 첫 민정수석으로서 또한 법무부장관으로서 지난 2년반 최선을 다해 일해왔고 검찰개혁에 있어서도 '견제와 균형의 원리에 기초한 수사구조 개혁'과 '인권을 존중하는 절제된 검찰권 행사'를 추구했다.

특히 조 장관은 생각지 못한 가족 수사로 국민들께 너무 죄송스러웠다는 속마음도 전했다.

조 장관은 지난 8일 취임 한 달째 11가지 '신속추진 검찰개혁 과제'를 발표함과 동시에 행정부 차원의 법령 제·개정 작업도 진행했다.

지난 12일에도 보도자료를 통해 직접 수사 축소를 위한 특별수사부 축소 방안도 발표하고 검찰개혁을 진행해 나가고 있었다.

국회에서 검찰개혁·사법개혁을 위한 법안 심의와 통과에 맞춰 대통령령·시행령 등 법무부에서 할 수 있는 제도 정비와 개혁을 단행하고자 했다.

하지만 가족 수사가 진행되면서 수사결과에 국민적 관심이 쏠리고 부정적인 여론이 거센 상황에서 이는 곧 청와대와 정부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조 장관도 이를 염두에 둔 듯 사퇴 입장문에서 "더는 제 가족 일로 대통령님과 정부에 부담을 드려서는 안된다고 판단했습니다. 제가 자리에서 내려와야 검찰개혁의 성공적 완수가 가능한 시간이 왔다고 생각합니다"라고 덧붙여 설명했다.

조 장관의 임명을 둘러싸고 검찰수사 압박이 가족들에게 가해져 부인인 정경심 교수는 건강이 많이 안좋아진 것으로 알려졌다.

자녀들도 입시비리 의혹과 금수저 논란으로 힘들고 고통스런 시간을 보내 조 장관 또한 가장으로서 모른척 할 수 만은 없는 입장인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대해 여야 정치권도 검찰개혁에 대한 논평을 내면서 한 목소리로 국회에서 검찰개혁을 완수해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했다.

14일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이 브리핑을 마친후 기자들과 만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에브리뉴스 선호균기자
14일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이 브리핑을 마친후 기자들과 만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선호균 기자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은 14일 오후 정론관에서 브리핑을 통해 "조국 장관이 사퇴했지만 지금은 검찰개혁을 완수할 때"라고 밝히며 "민주당은 검찰개혁을 완수하는데 힘을 쏟을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특히 야당을 향해서는 "정치 본연의 임무를 다해야 할 때"라고 전하며 "사법제도 개혁에 성실히 나설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당·정·청회의에서도 사퇴에 대한 언지는 없었던 것으로 확인돼 윗선에서 사퇴를 권유하거나 종용한 사실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야당인 바른미래당은 김수민 원내대변인은 정론관에서 논평을 통해 "조국 법무장관의 사퇴를 '불행중 다행'으로 받아들인다"며 "조국 법무장관이 물러난 만큼 국정 수습이 먼저고 검찰은 조국 전 법무장관을 비롯한 가족에 대한 철저한 수사로 국민적 의혹들을 밝혀야 한다"고 밝혔다.

또한 박주현 민주평화당 수석대변인도 "조국 사태가 조국 장관의 사임으로 일단락됐다"며 "사퇴결심을 존중하고 결단에 고마움을 전한다"고 전했다.

김성원 자유한국당 대변인은 황교안 대표의 입장문을 발표하면서 "문재인 대통령의 검찰개혁은 정권의 검찰장악 시나리오임을 국민들이 똑똑히 확인했다. 진짜 검찰개혁은 자유한국당이 이뤄내겠다"고 강조했다.

특히 공수처법과 관련해서는 "공수처법은 다음 국회로 넘겨야 한다. 현재 공수처법은 집권 연장 시나리오일 뿐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국민과 소통하고 야당과 협력하시길 바란다. 국익을 지키는 대한민국의 대통령으로 돌아오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14일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브리핑을 하고 있는 김수민 바른미래당 원내대변인과 김성원 자유한국당 원내대변인 에브리뉴스 선호균기자
14일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브리핑을 하고 있는 김수민 바른미래당 원내대변인(왼쪽)과 김성원 자유한국당 대변인(오른쪽) 사진=선호균 기자

 

아래는 조국 전 법무장관의 사퇴입장문 전문이다.

 

<검찰개혁을 위한 ‘불쏘시개’ 역할은 여기까지입니다.>

국민 여러분!

저는 오늘 법부무장관직을 내려놓습니다.

검찰개혁은 학자와 지식인으로서 제 필생의 사명이었고, 오랫동안 고민하고 추구해왔던 목표였습니다. “견제와 균형의 원리에 기초한 수사구조 개혁”, “인권을 존중하는 절제된 검찰권 행사” 등은 오랜 소신이었습니다.

검찰개혁을 위해 문재인 정부 첫 민정수석으로서 또 법무부장관으로서 지난 2년 반 전력질주 해왔고,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했습니다.

그러나 생각지도 못한 일이 벌어졌습니다. 이유 불문하고, 국민들께 너무도 죄송스러웠습니다. 특히 상처받은 젊은이들에게 정말 미안합니다.

가족 수사로 인하여 국민들께 참으로 송구하였지만, 장관으로서 단 며칠을 일하더라도 검찰개혁을 위해 마지막 저의 소임은 다하고 사라지겠다는 각오로 하루하루를 감당했습니다. 그러나 이제 제 역할은 여기까지라 생각합니다.

지난 10월 8일 장관 취임 한 달을 맞아 11가지 ‘신속추진 검찰개혁 과제’를 발표했습니다. 행정부 차원의 법령 제·개정작업도 본격화 됐습니다. 어제는 검찰개혁을 위한 고위 당정청 회의에서 문재인 정부 검찰개혁 계획을 재확인했습니다. 이제 당정청이 힘을 합해 검찰개혁 작업을 기필코 완수해 주시리라 믿습니다. 이제 검찰개혁은 거스를 수 없는 도도한 역사적 과제가 되었습니다. 어느 정권도 못한 일입니다.

국민 여러분!

더는 제 가족 일로 대통령님과 정부에 부담을 드려서는 안된다고 판단했습니다. 제가 자리에서 내려와야, 검찰개혁의

성공적 완수가 가능한 시간이 왔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검찰개혁을 위한 ‘불쏘시개’에 불과합니다. ‘불쏘시개’ 역할은 여기까지입니다.

온갖 저항에도 불구하고 검찰개혁이 여기까지 온 것은 모두 국민들 덕분입니다. 국민들께서는 저를 내려놓으시고, 대통령께 힘을 모아주실 것을 간절히 소망합니다. 검찰개혁 제도화가 궤도에 오른 것은 사실이지만, 가야 할 길이 멉니다. 이제 저보다 더 강력한 추진력을 발휘해 줄 후임자에게 바통을 넘기고 마무리를 부탁드리고자 합니다.

온 가족이 만신창이가 되어 개인적으로 매우 힘들고 무척 고통스러웠습니다. 그렇지만 검찰개혁을 응원하는 수많은 시민의 뜻과 마음 때문에 버틸 수 있었습니다.
 
이제 모든 것을 내려놓고, 인생에서 가장 힘들고 고통스러운시간을 보내고 있는 가족들 곁에 있으면서 위로하고 챙기고자 합니다. 저보다 더 다치고 상처 입은 가족들을 더 이상 알아서 각자 견디라고 할 수는 없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특히원래 건강이 몹시 나쁜 아내는 하루하루를 아슬아슬하게 지탱하고 있습니다. 인생에서 가장 힘들고 고통스러운 시간을보내고 있는 가족 곁에 지금 함께 있어주지 못한다면 평생후회할 것 같습니다. 가족들이 자포자기하지 않도록, 그저 곁에서 가족의 온기로 이 고통을 함께 감내하는 것이 자연인으로서의 도리라고 생각합니다.
 
국민 여러분!
 
저의 쓰임은 다하였습니다. 이제 저는 한 명의 시민으로 돌아갑니다. 그러나 허허벌판에서도 검찰개혁의 목표를 잊지 않고시민들의 마음과 함께 하겠습니다.

그 동안 부족한 장관을 보좌하며 짧은 시간 동안 성과를 내기 위해 최선을 다해준 법무부 간부·직원들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후임자가 오시기 전까지 흔들림 없이 업무에 충실해 주시길 바랍니다.
 
마지막으로, 국민 여러분께서 저를딛고, 검찰개혁의 성공을 위하여 지혜와 힘을 모아주실 것을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2019. 10. 14.

조국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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