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평등 실현을 위한 국회 만들기의 출발, 이제는 페미니즘 정치를 요구한다”
“성평등 실현을 위한 국회 만들기의 출발, 이제는 페미니즘 정치를 요구한다”
  • 김찬희 기자
  • 승인 2019.12.12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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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퇴 없는 선거제도 개정안 즉각 처리 촉구 기자회견

[에브리뉴스=김찬희 기자] 12일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젠더정치연구소 여.세.연과 유니브페미, 차별금지법제정연대, 촛불청소년인권법제정연대, 한국성폭력상담소, 한국여성단체연합이 ‘성평등 실현을 위한 국회 만들기의 출발, 미투운동에 응답하는 21대 국회 구성’ 기자회견을 가졌다.

"성평등 실현을 위한 국회 만들기의 출발, 미투운동에 응답하는 21대 국회 구성" 후퇴 없는 선거제도 개정안 즉각 처리 촉구 기자회견에는 유니브페미, 차별금지법제정연대, 촛불청소년인권법제정연대, 한국성폭력상담소, 한국여성단체연합, 젠더정치연구소 여.세.연 단체들이 참여했다. 사진=김찬희 기자
"성평등 실현을 위한 국회 만들기의 출발, 미투운동에 응답하는 21대 국회 구성" 후퇴 없는 선거제도 개정안 즉각 처리 촉구 기자회견에는 유니브페미, 차별금지법제정연대, 촛불청소년인권법제정연대, 한국성폭력상담소, 한국여성단체연합, 젠더정치연구소 여.세.연 단체들이 참여했다. 사진=김찬희 기자

첫 번째 발언을 맡은 한국성폭력상담소 안선민 활동가는 미투운동과 불법촬영, 성희롱 카톡방 사건, 불법촬영 유포 등을 언급하고 한국여성의전화가 밝힌 지난 10년간 친밀한 남성 파트너에 의한 여성 살해 피해자가 드러난 것만 887명이라는 통계를 제시하며, “이런 상황에도 정치가 바뀌지 않고 있다. 평균연령 55.5세, 1인당 평균 재상 41억원, 남성 83%인 국회는 여성이 인구 중 49%인데 국회에 17%만 차지하는 것과 여성근로자 월평균 임금이 남성평균의 67.2%밖에 되지 않는것과 대비된다”라고 주장했다.

안 활동가는 “우리 현실에서 일어나는 일이 국회에서 논의되어야 한다”라며, “16세와 18세 여성들이 자신에게 일어나는 문제를 법안으로 논의하고, 2-30대 여성들이 성별격차를 예산안에서 찾아 바꾸고, 성폭력 피해자들이 수사재판 과정의 문제를 국정 감사에서 질의하며, 소수자들이 가족 구성권과 사회보장제도를 논의해야한다”라고  후퇴없는 선거법 개정과 패스트트랙 상정 및 통과를 촉구했다.

내년에 만 18세가 되는 여성 청소년이라고 밝힌 촛불청소년인권법제정연대 김화현 활동가는 ‘스쿨미투’를 언급하며 “청소년의 투표권이 없는 상황에서, 여성 청소년은 자신들을 위한 정책과 제도를 고민하고 만들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김 활동가는 “이제는 페미니즘 정치를 요구한다”라면서, “비청소년 남성만을 위한 정치를 끝내고 여성 청소년, 소수자 등의 다양한 목소리를 반영하는 선거 개혁을 요구한다”라고 2020년 총선에서의 청소년의 정치 참여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선거 연령 하향 법안의 국회 통과를 촉구했다.

대학 페미니스트 공동체 유니브페미 노서영 대표는 “2018년 미투운동을 하며 ‘여성에게는 조국이 없다’고 말했다면, 2019년 올해에는 ‘한 명의 여성도 더 잃을 수 없다’고 외쳐야 했다”라고 말했다. 올 해 대한민국 뿐만 아니라 세계 각지에서는 여성에 대한 성범죄나 살해를 규탄하는 시위가 열렸다. 아르헨티나 페미니스트 운동에서도 ‘Ni Una Menos(단 한명도 잃을 수 없다)’라는 슬로건으로 페미니스트 운동이 있기도 했다.

또한 노 대표는 한국에서 최소 2.3일마다 1명의 여성이 남성 파트너에 의해 죽거나 다치고 2018년까지 5년간 대학 내에서 신고된 성폭력 사건이 320건을 예로 들며 “성차별, 젠더차별은 우리 사회가 해결해야 할 분명한 문제인데도 불구하고 국회에는 아직도 여성의 문제를, 소수자의 문제를 사회문제로 인식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자리를 꿰 차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여성단체연합 임선희 활동가가 정론관 기자회견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김찬희 기자
한국여성단체연합 임선희 활동가가 정론관 기자회견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김찬희 기자

한국여성단체연합 임선희 활동가는 “특정 연령과 계급, 학벌의 사람들이 여성들의 입장을 대변해주겠다고 나서는 불평등한 국회는 더 이상 필요없다”라면서, “여성, 청년, 장애인, 성소수자, 이주민, 노동자들로 구성된 다양한 모습의 국회가 필요하다”라고 선거제도 개혁을 촉구했다.

차별금지법제정연대 박한희 씨는 “헌법재판소를 통해 낙태죄, 양심적 병역거부 등 반인권적 법안들의 위헌판단이 나왔지만 공을 넘겨받은 국회에서는 17대 국회에서부터 지속적으로 논의해 온 차별금지법이 발의조차 되지 못하고, 오히려 국가인권위원회법에서 성적지향을 삭제하고 성별을 이분법으로 축소하는 법안이 발의되었다”라고 국회의 책임을 물었다. 자유한국당 안상수 의원은 지난 달 ’국가인권위원회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발의 해 성소수자단체들과 여성단체들이 이에 반발한 바 있다.

박 씨는 “흔히 선거를 민주주의의 축제라 부른다”라고 말하며, “그러나 선거가 진정한 축제가 되려면 모든 이를 평등하게 즐길 수 있는 제도개혁이 뒷받침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기자회견을 낭독한 젠더정치연구소 여.세.연 최가영 활동가는 비례대표제를 채택하고 있는 대표적인 나라인 핀란드의 사례를 예로 들었다.

핀란드에서는 지난 8일 레즈비언 부부 사이에서 자란 노동자 계급 집안 출신 여성 ’산나 마린’씨가 34세의 나이로 역대 그리고 전 세계 최연소 총리 자리에 오르게 되었다. 뿐만 아니라 핀란드 연립 정부를 구성하는 5개의 정당 대표는 모두 여성이며, 이 중 네 명은 30대 청년인 점도 눈길을 끌었다. 또한 19명의 내각 구성원 중 12명이 여성으로 여성의 정치적 대표성과 성평등 민주주의가 실현되고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에 최 활동가는 “한국은 그와 정반대 상황”이라며, 김진표 의원이 신임 국무총리 후보로 유력하게 언급된다는 점을 예로 들었다. 

김진표 의원은 2012년 12월 13일 공개 기자회견 자리에서 '동성애·동성결혼 법제화에 절대 반대하는 '한국기독교공공정책협의회'의 건의에 대해, 민주당은 기독교계의 주장에 깊이 공감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동성애·동성혼을 허용하는 법률이 제정되지 않도록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을 약속드린다.'라고 발언해 많은 논란을 낳았으며, 2016년부터 실행되었어야 할 종교인 과세를 유예하자는 법안을 주도하기도 했다.

최 활동가는 “한국의 정치는 이성애, 비장애인, 고소득층, 고연령, 고학력, 특정직업 등 특권층 남성들이 장악하고 있다”라며, “평균 55.5세 남성의 얼굴을 한 국회는 자신들의 ‘성착취 카르텔’을 공고화하고 있을 뿐, 성폭력·불법촬영·스토킹 등으로부터 안전한 일상을 요구하는 여성들의 요구에 응답하지 않고 있다”라고 주장했다.

또한 최 활동가는 젠더정치연구소 여.세.연이 지난 4월 18일에 같은 주제로 기자회견을 한 것을 거론하며, “8개월이 흘렀음에도 선거제도 개혁 논의는 발전하기는커녕 후퇴하고 있고 더 이상의 후퇴는 볼 수 없다”라고 “지속적인 정치개혁을 요구할 것”이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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