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 25세 여성으로써 해보는 양육비 계산기
만 25세 여성으로써 해보는 양육비 계산기
  • 김찬희 기자
  • 승인 2019.12.16 13: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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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브리뉴스=김찬희 기자] 지난 10월, 동아일보가 임산부의 날(10월 10일)을 맞아 만든 인터렉티브 사이트 ‘2019년 대한민국 양육비 계산기’가 화제를 끌고 있다. SNS으로 빠르게 퍼져나간 이 계산기 사이트는 기혼 부부 뿐만 아니라 미.비혼 여성, 남성 할 것없이 모두가 한 번쯤 미래의 아이의 양육비를 계산해 보기위해, 한국의 현실이 어떤지 알아보기 위해서 등 여러 이유로 테스트를 하고 있다.

동아일보 양육비 계산기 시작 페이지. 사진=양육비 계산기 홈페이지 캡쳐
동아일보 양육비 계산기 시작 페이지. 사진=양육비 계산기 홈페이지 캡쳐

개인적인 이유로 결혼에 대해 회의적인 입장을 가지고 있고 아이를 낳을 생각도 전혀 없는 대한민국의 평범한 직장인인 기자는 1994년, 성비가 1056명 정도일 때 평범한 가정에서 태어났다. 만 25세로 2018년 KOSIS(통계청, 인구동향조사)에 따르면 여성의 초혼연령 30.4세에 아직 5년이 모자른 나이며, 2018년 Statista에 따르면 한국 여성의 첫 자녀 출산 평균 나이는 31.4세로 이 또한 6년이 모자른다.

0. 시작

표지에는 ‘대한민국 부모의 59.2%는 아이 양육을 대학 졸업 때까지 책임져야 한다고 응답했습니다(한국보건사회연구원)’라며, ‘갓난아이가 자라 성인이 될 때까지 부모는 얼마를 부담해야 할까요? 아이를 낳으면 행복감도 들지만 경제적 부담을 지어야 하는 것도 사실입니다. 아이 키우기는 선택의 연속! 이 사이트는 ‘요람에서 대학까지’¹ 각 단계별로 부모 선택에 따라 양육비가 총 얼마 드는지 계산해드립니다’라고 써있다. 

다음으로 넘기면 가구소득을 입력하는 창이 나온다. 결혼을 했을 경우 남편의 수입이 기자 본인과 같다는 전제 하에, 기자의 월급과 부수입을 두배로 산정한 금액을 입력했다. 

1. 임신부터 출생까지

출산 전 “태아검사부터 초음파 검사 등 필수 검진과 영양제 구입 비용으로 평균 50만 원 정도가 든다”는 안내창과 함께 50만원이 먼저 산정이 되고 시작한다. 

기형아 검진으로는 기본 기형 검사(5만원), 정확도 95%의 니프티 검사(60만원), 정확도 99.9%의 양수검사(80만원)의 선택지가 있었지만 돈이 아깝다는 이유를 기자 본인이 술과 담배를 하지 않는다는 이유(사실 기형아의 원인은 술과 담배만이 있지는 않다)로 감싸며 기본 기형 검사를 선택했다. 각종 육아용품과 출산 준비물 또한 실속형과 기본형으로 고르고 아기용 세탁기, 젖병 소독기는 그냥 본인이 세탁과 소독을 한다는 전제하에, 공기청정기는 아마도 부모님이 쓰시던 것을 받아올 수 있을까 해서 선택하지 않았다. 태아 보험 또한 30세 만기, 산후조리원은 기본으로, 산후 마사지와 성장앨범은 선택하지 않고 태교 여행만 여행을 좋아해 국내 여행으로 50만원이 추가되었다.

출산 항목에서 자연분만과 제왕절개를 선택할 수 있다는 것이 조금 아리송했지만, 자연분만을 한다는 전제하에 20만원이 추가, 다인실 입원에 4만원이 추가되었다. 여기까지 지출된 금액은 총 5,015,000원. 이것 또한 아주 기본중의 기본으로 기자 본인이 갖고 있는 지병이 임신으로 인해 악화되었을 경우, 임신으로 인해 대중교통 이용이 어려워질 경우, 그리고 각종 생활비까지 합하면 절대로 적은 돈이 아니다.

 

2. 출생부터 첫돌까지

장난감에는 ‘아무것도 안살래’라는 선택지가 있었지만 아이한테 너무 가혹한 처사일 것 같아 중고와 대여물품을 활용한다는 선택지로 30만원이 추가되었고, 기저귀에는 1회용 기저귀 구매와 천기저귀를 빨아서 쓴다는 선택지, 수유에는 분유와 모유수유가 있었지만 천기저귀와 모유수유를 선택한다 해도 기자의 작은 이모가 사촌동생을 키우는 것을 봤을 때 피치 못하는 사정에 기저귀를 빨지 못하는 날에는 1회용 기저귀를 사용해야 하고 모유 수유를 못하게 될 때가 가끔 있으므로 분유 구매는 거의 필수인 것 같아 두개 다 선택을 했다. 

영아 교육은 전집을 사주지 않고 대신 교구 활용 방문교사를 선택했고, 백화점 문화센터와 짐보리 중에서는 비교적 저렴한 백화점 문화센터를 선택했다.

돌잔치는 집에서 간단하게 가족들과 친한 친구들만 부른다는 전제 하에 15명, 아이만 예쁜 옷을 입히고 싶어 아기 옷만 대여했다. 여기까지 선택하니 미취학 유아 평균 생활비가 월 가구소득분위에 따라 나뉘게 되는데 내가 입력한 값으로는 469,000₩/월이 나왔다. 그렇게 출생에서 첫돌까지의 정산은 10,718,000원.

 

3. 어린이집, 유치원

여기서 드디어 주 양육자가 누구냐는 질문이 나온다. 이 전까지는 어떻게든 육아 휴직 등을 이용해 직접 내가 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기자는 본인 인생을 살고싶고 남편의 커리어가 중요한 만큼 내 커리어도 중요하다는 생각을 갖고 있어, 복직을 할 생각이지만 아이돌봄 서비스는 너무 비싼 것 같아 조부모 등 가족의 도움을 선택하고 평균에 맞게 96개월 월 600,000원을 지출하기로 했다.

어린이집은 요새 국공립 어린이집의 경쟁률이 치열하다고 들어서 행운이 따르지 않는다에 선택을 하니 사립 어린이집을 선택하게 되었다. 사립 어린이집은 월 93,000원. 대신 유치원은 국공립 유치원을 선택했고(이 또한 행운이 따르지 않으면 사립 유치원을 보내야 한다.), 영어와 미술 정도는 기본으로 시켜줘야 할 것 같아 선택했다. 여기까지 미취학 유아 평균 생활비 469,000₩/월이 다시 또 정산이 된다. 그렇게 3단계 지출액은 79,928,000원.

양육비 어린이집, 유치원 부분 계산한 지출 총액. 사진=양육비 계산기 홈페이지 캡쳐
양육비 어린이집, 유치원 부분 계산한 지출 총액. 사진=양육비 계산기 홈페이지 캡쳐

4. 초등부터 대학까지

이 구간까지 가면 시작부터 초,중,고 교육비 72개월 월 520,000원, 36개월 월 660,000원, 36개월 월 760,000원이 결제가 되고, 생활비 월 1,500,000원, 월 1,470,000원, 월 1,860,000원이 추가로 결제가 된다. 대학부터는 자녀가 학자금 대출이나 장학금 등으로 자녀가 부담을 한다에 선택을 했다. 여기까지 4단계 지출액 244,668,000원.

이렇게 모든 구간의 합산이 끝나니 최종적으로 도출된 값은 340,329,000원. 무려 3억이 넘어가는 금액이었다. 명세표 아래에는 “물론, 이 명세표에는 집값이 제외됐습니다”라는 문구가 적혀있었다. 아이를 하나만 낳는다는 전제 하에 본인과 남편, 아이까지 총 세 명이 불편함 없이 생활할 정도의 집을 구매해야 하고, 또 몇억이 붙을 것이다.

양육비 계산서 전체지출 총액. 사진=양육비 계산기 홈페이지 캡쳐
양육비 계산서 전체지출 총액. 사진=양육비 계산기 홈페이지 캡쳐

나는 그 밑에 “당신의 선택은 무엇입니까?”라는 질문에 가차없이 ‘아이, 꼭 낳지 않아도 된다’를 선택했다. 이에 “미혼 남성의 28.9%, 미혼 여성의 48.0%도 이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¹ 이들은 ‘아이가 행복하게 살기 힘든 사회여서’, ‘경제적으로 여유롭게 생활하려고’, ‘부부만의 생활을 즐기려고’, ‘자녀가 있으면 자유롭지 못할 것’이라는 이유를 듭니다. 스스로에게 집중하는 삶, 응원합니다!”라는 문구가 추가되었다.

만 25세라는 나이가 결혼과 출산을 논하기에는 다소 어린 나이라고 느껴질 수 있으나, 흔하지는 않지만 동년배에 벌써부터 가정을 꾸리고 아이를 낳은 친구들과 지인들이 분명 존재한다. 앞에서도 밝혔듯이 기자 본인은 결혼을 하지 않을 확률이 높으며, 아이는 아예 낳을 생각이 없으나 아이계획을 세운다는 전제하에 한 이 계산기는 시작부터 숨을 턱턱 막히게 했다. 마치 벌써부터 아이가 있고 그 아이때문에 3억이라는 어마어마한 금액을 쓴 것 같다. 심지어 3억이라는 돈은 출산부터 양육까지 아주 기본만 투자했을 경우에 나오는 금액이며, 동아일보에 따르면 평균 소득이 월 600만원 이상인 경우 무려 9억9479만 원을 지출하기도 한다. 여기에 출산의 주체인 여성으로써 받을 영구적인 신체의 손상, 가지고 있는 지병의 악화, 개인 시간의 감소, 육아 스트레스, 경력이 중단될 가능성 등을 생각했을 때 과연 아이가 주는 기쁨이 이 모든 것을 감내한 것보다 더 나을까라는 의문이 생긴다.

마찬가지로 기자 뿐만이 아니라 주위의 동년배 여성의 대부분은 결혼과 육아에 회의적인 입장을 가지고 있고 비혼을 다짐한 여성들도 많다. 저마다 이유는 제각각이지만 모두가 한 입을 모아서 말 하는 것이 있다. “아이를 낳는다고 무조건 행복할 것 같지는 않다”라는 것이다. 저출생 문제는 심각하지만 여성에게만 책임을 전가하거나, ‘일단 낳으면 알아서들 키우겠지’라는 식의 저출생 정책은 더더욱 반감만 살 뿐이다. 이 양육비 계산기와 출산의 주체인 여성의 입장을 잘 반영한 정부의 현명한 대책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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