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미사이드 철폐 촉구 시위, “더는 한명의 여성도 잃을 수 없다”
페미사이드 철폐 촉구 시위, “더는 한명의 여성도 잃을 수 없다”
  • 김찬희 기자
  • 승인 2019.12.30 11: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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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브리뉴스=김찬희 기자] 지난 두 달간 연이어 숨진 두 여성 연예인의 사망을 계기로 28일 SNS를 통해 모인 주최 측 추산 2000여 명의 여성들이 페미사이드 철폐 촉구를 위해 혜화역 근처 마로니에 공원에 모였다. 이는 지난 해 5월에 처음으로 열려 6차례 이어나간 불법촬영과 편파수사 및 판결에 규탄하는 ’혜화역 시위’의 연장선상에 있다.

28일 오후 서울 종로구 혜화역 앞에서 열린 '페미사이드'(Femicide·여성 살해) 철폐 시위에서 참가자들이 여성혐오 범죄와 여성폭력을 규탄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가수 겸 배우 故 설리(본명 최진리)와 故 구하라가 사회적 타살을 당했음을 지적하는 익명의 여성들로부터 시작된 이날 시위에서 참가자들은 "국가의 방관 속에 페미사이드가 계속돼 왔다"며 정부의 실질적인 대책을 촉구했다. 사진제휴=뉴스1
28일 오후 서울 종로구 혜화역 앞에서 열린 '페미사이드'(Femicide·여성 살해) 철폐 시위에서 참가자들이 여성혐오 범죄와 여성폭력을 규탄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가수 겸 배우 故 설리(본명 최진리)와 故 구하라가 사회적 타살을 당했음을 지적하는 익명의 여성들로부터 시작된 이날 시위에서 참가자들은 "국가의 방관 속에 페미사이드가 계속돼 왔다"며 정부의 실질적인 대책을 촉구했다. 사진제휴=뉴스1

페미사이드(Femicide)란 남아프리카 공화국 출신 영국인 다이애나 러셀 교수가 1976년 여성대상범죄 국제재판소에서 처음 사용한 단어다. 이는 ‘여성(Female)’과 ‘살인(Homicide)’의 합성어로, 좁게는 여성을 대상으로 한 수많은 강력 범죄를, 넓게는 여성이라는 이유로 가해지는 물리적/사회적 억압으로 인한 죽음을 의미한다. 세계보건기구(WHO)는 페미사이드를 ‘여성이라는 이유로 연애 상대, 동거인, 배우자에게 살해당하는 사건’으로 정의하고 있다.

지난 해와 마찬가지로 생물학적 여성만 참여가 제한된 이날 시위 참가자들은 페미사이드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의미로 검은색 옷을 입고 검은색 모자와 마스크를 착용했다. 또한 페미사이드로 죽어간 여성들의 피를 상징하는 붉은 색 물감을 손바닥에 묻힌 뒤 ‘Stop Femicide(페미사이드를 중단하라)’ ‘당신이 바로 그 가해자’ 등을 외치는 퍼포먼스도 진행했다.

경찰과 주최 측에 의하면 집회 중간에는 안티 페미니스트 성향의 모 유투버가 집회 장소 근처에서 라이브 방송을 진행하다 주최 측과 마찰이 있었고 경찰이 중간에서 제지했다고 알려졌다. 해당 유투버는 경찰의 제지 이후 방송을 종료하고 퇴장한 것으로 파악됐다.

‘페미사이드 철폐 시위’는 ‘익명의 여성’에 의해 주최 되고 온라인을 통해 스탭을 모집했으며 전액 모금을 통해 비용을 충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최 측은 공식 성명문을 통해 “지난 두 달간 우리는 두 명의 자매를 잃었다”라며, “여론은 이를 단순히 악플의 폐단으로 치부하지만 두 명의 자매들은 여성이기 때문에 겪지 않아도 되는 범죄를 겪고 쉽게 공격당했고 이는 분명하게 페미사이드라고 명명한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2016년 강남역 살인사건과 여성 연예인들의 잇따른 비보, n번방 사건 등을 언급하며 “왜 여성은 영유아기 때부터 성인까지 성적 물화되고 타자화되어야 하는가? 왜 여성은 끊임 없이 범죄의 피해를 받으면서 이토록 처절하고, 잔인하고 우울한 현실 속에서 매일 살아남기 위해 끝없이 발버둥쳐야하는가?”라고 밝혔다.

또한 “여성대상 범죄 방지 관련 법안 제정을 미루고 남성을 위한 낮은 형량과 느슨한 법망을 지적해온 미투운동, 불편한 용기 시위, 수많은 청원과 민원들을 무시하는 것이 여성의 죽음에 대한 방관”이라면서 “이 모든것의 원인은, 남성 카르텔을 이루며 남성중심적 사고관을 퍼뜨리고 여성에게 희롱과 협박을 일삼으며, 불법촬영과 강간을 하고 여성들을 살해하고, 입으로만 평화를 외치면서 권력은 내려놓지 않고, 여성을 성적 물화하고, 타자화하면서도 자신들의 불이익은 여성을 탓하는 바로 당신이 가해자”라고 지적하고 ▲여성이기 때문에 발생하는 폭력을 언어로 정의하고 법제화 할 것 ▲가부장 폭력, 이성애 관계에서의 폭력에 대한 특별법 제정 ▲여성이기에 가해지는 강력범죄, 성폭력, 불법촬영 및 유포의 원인이 성별 권력 차이인 것을 인지, 합당한 처벌과 피해자의 회복을 지원하는 제도적 해결장치 마련 등을 국가와 정부 그리고 개인에게 요구했다.

한편 페미사이드 철폐 촉구 시위는 한국 뿐만 아니라 현재까지 프랑스, 이탈리아, 벨기에, 아르헨티나, 멕시코 등 세계 곳곳에서 ‘단 한명도 잃을 수 없다’라는 슬로건 하에 벌어지고 있으며 한국은 아시아 국가 중 최초인 것으로 밝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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