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한 유일 고려 도성 강화중성에서 문지 첫 확인
남한 유일 고려 도성 강화중성에서 문지 첫 확인
  • 김영찬 기자
  • 승인 2020.11.04 11: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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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브리뉴스=김영찬 기자]문화재청 국립강화문화재연구소는 남한 지역에 유일하게 남아있는 고려 시대 도성유적인 강화중성(인천시 강화군 강화읍)에서 문지(門址)를 최초로 확인했다고 4일 밝혔다.

강화중성은 고려 시대 몽골의 침략에 대항하기 위해 수도를 강화로 천도한 이후 건립한 3개의 성곽(내성·중성·외성) 중 하나다. 

고려사 등 문헌기록에는 1250년(고려 고종 37년)에 축조됐고, 둘레가 2960칸이며 17개의 크고 작은 성문이 있었다고 전한다. 

강화중성은 수도 강화를 ‘⊂’ 형태로 둘러싼 토성이다. 현재 확인된 길이는 총 11.39㎞다. 강도시기에 축조된 성곽 중 당시의 모습을 가장 온전히 간직하고 있어 이 시기를 대표하는 유적으로 평가된다. 

강화중성 제2차 발굴조사 현장. 사진출처=문화재청
강화중성 제2차 발굴조사 현장. 사진출처=문화재청

이번 조사는 지난해에 이은 제2차 조사로 강화중성의 서성벽 구간을 대상으로 했다. 조사지역은 남산(해발 223m) 정상부에서 서쪽으로 약 500m 떨어진 지점이다. 강화도성 서쪽에서 능선을 따라 도성의 중심부인 현 강화읍 관청리 일대로 진입할 수 있는 교통로에 해당한다. 

강화중성의 문지는 너비 4.4m, 길이 5.3m다. 내측에는 성문, 외측에는 보도시설이 설치됐다. 성문은 긴사각형(장방형)의 기단 위에 초석을 놓고, 4개의 기둥을 세워 시설한 것으로 추정된다. 성문 외곽에는 넓적하고 편평한 돌을 경사지게 깔아 보도를 조성했다. 문지 주변에서는 용두(龍頭)를 비롯한 장식기와와 평기와, 장식철물, 철못 등 문과 지붕 부재로 추정되는 유물도 다량 출토됐다.
 
조사 당시 문지는 석축담장으로 막혀있는 상태로 처음 확인됐다. 

문화재청은 “이는 성문 폐기 직후 담장을 쌓아 문지를 폐쇄한 양상으로 보인다”며 “1259년 몽골과의 화의에 따라 외성과 내성을 훼철(毁撤)했을 때 중성도 같이 파괴됐거나 1270년 개경(開京)으로 환도(還都)했던 당시 중성이 폐기됐던 상황을 반영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성벽의 축조방법도 새롭게 확인했다. 그동안 강화중성은 판축(板築)해 쌓은 토루(土壘)를 중심으로 안과 밖에 흙을 덧대어 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번 조사구역의 성벽은 판축 토루만으로 구성된 것으로 파악됐다.

성벽은 석축기단을 쌓고 나무기둥(영정주)을 세운 다음 판재를 결구해 틀을 만들고 성질이 다른 흙을 여러 겹 다져 쌓아 너비 4.1~4.4m, 높이 2.5m 내외로 완성했다. 

성벽 윗면에는 나무기둥이 세워진 지점을 따라 석렬을 1열씩 시설했다. 성벽 안쪽에는 너비 4.4m, 길이 3.5m 규모의 적석시설(積石施設)을 축조했는데 이곳은 성 안쪽에서 성벽 사면을 따라 위로 오를 수 있는 등성시설(登城施設)로 추정된다. 

문화재청은 “이번 조사는 문헌에 기록된 중성의 성문을 최초로 확인하고, 역사적 상황에 따른 성곽의 폐기 양상을 고고학적으로 확인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며 “또 성벽의 축조방식을 새롭게 파악했다는 점에서 강화중성을 비롯한 토성 축조방식 연구에 소중한 기초자료로 활용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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