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신창리 바다서 中 중세 무역선 대형 닻돌 발견
제주 신창리 바다서 中 중세 무역선 대형 닻돌 발견
  • 김영찬 기자
  • 승인 2020.11.24 14: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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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브리뉴스=김영찬 기자]제주 신창리 바다에서 중국 중세 무역선의 3.1m 대형 닻돌이 발견됐다.

문화재청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와 국립제주박물관이 공동으로 올해 5월말부터 7월까지 벌인 제주 신창리 해역 수중발굴조사에서 중국 도자기·동전과 함께 3.1m짜리 대형 닻돌(碇石) 1점을 확인했다고 24일 밝혔다.

제주 신창리 해역 수중유적은 중국 남송(南宋: 1127~1279)대 도자기가 다량 발견되고 있는 곳이다. 과거 중국 무역선이 난파되면서 형성된 유적으로 추정된다.
 
문화재청에 따르면 이번에 발굴된 닻돌은 두 조각으로 쪼개져 발견됐다. 전체적으로 긴 마름모꼴로 중앙부가 두툼하고 양 끝으로 갈수록 가늘어지는 형태다. 모든 면을 편평하게 다듬었는데 자연석의 일부만 다듬어 사용한 우리나라 전통 닻돌과는 차이를 보인다. 

제주 신창리 닻돌 인양 현장. 사진출처=문화재청
제주 신창리 닻돌 인양 현장. 사진출처=문화재청

닻돌 중앙부에는 닻채와 맞닿는 부분에 22㎝의 얕은 홈이 가공돼 있으며 고정못을 설치하기 위한 폭 7㎝ 가량의 홈도 확인됐다.

이런 형태의 닻돌은 중국 송·원대에 유행하던 것으로 중국 송나라 사신인 서긍(徐兢)이 쓴 ‘선화봉사고려도경(宣和奉使高麗圖經)’에 형태나 사용방법이 상세히 기록돼 있다.

이로 보아 닻돌은 나무로 된 닻가지와 결합돼 배를 정박시키는데 사용됐음을 알 수 있다. 중국에서는 이런 형태의 닻을 목조석정(木爪石碇)이라고 부른다.

중국 닻돌이 우리나라에서 발견된 사례로는 태안 마도 해역에서 3점, 진도 명량대첩로 해역에서 1점이 있다. 이 닻돌들은 길이 175㎝ 내외, 두께 11~13㎝, 무게 100~130kg 정도이나 이번 신창리 해역에서 발견된 닻돌은 전체 길이 310㎝, 중심부 폭 36㎝, 중심부 두께 29㎝, 무게 586kg으로 크기와 무게가 기존 닻돌보다 매우 크고 무겁다는 점이 특징이다.

지금까지 발견된 송대 닻돌 중 중국 광둥성 양장시 앞바다에서 발견된 난하이(南海) 1호의 닻돌이 가장 큰 것으로 알려졌다. 이 닻돌은 길이 310㎝, 무게 420kg로 신창리 해역에서 발견된 것과 길이와 형태는 비슷하지만, 무게는 신창리 것이 약 1.4배 무겁다. 

문화재청은 이를 통해 신창리 해역에서 난파된 선박의 규모를 간접적으로나마 추정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발굴조사에서는 중국 동전도 확인됐다. 발견된 동전은 경덕원보(景德元寶: 1004~1007년 주조), 희령원보(熙寧元寶: 1068~1077년), 선화통보(宣和通寶: 1119~1125년)로 모두 북송대에 만들어진 것이다. 

이 동전 중 경덕원보는 고려 시대 제주도의 대표적 사찰인 수정사 터에서 중국 도자기와 함께 발견된 사례가 있다. 희령원보는 제주 고내리 유적에서 발견된 사례가 있다. 

문화재청은 “제주도내 육상과 바다 속에서 같은 종류의 유물이 확인된다는 것은 과거 바닷길을 통한 동아시아 국제교류에서 제주도의 위치를 가늠해 볼 수 있는 사례”라고 말했다.

문화재청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는 “앞으로도 신창리 해역을 포함하여 제주도 해안에 대한 지속적인 조사를 계획하고 있다”며 “이를 통해 과거 해양교류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보다 다양한 연구가 진행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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