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여성, 꽃은 필요 없다-그저 당신이라서 아름답다
[기자수첩]여성, 꽃은 필요 없다-그저 당신이라서 아름답다
  • 정유진 기자
  • 승인 2021.03.09 10: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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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브리뉴스=정유진 기자]3월 8일은 세계 여성의 날이다. 100여 년 전 여성들이 부르짖은 빵(생존권)과 장미(참정권)를 요구하는 목소리는 오늘날까지도 유효한 화두고, 한국은 OECD 회원국 중 남녀 임금 격차 최고치를 기록한 바 있으며 여성 노동자들은 비정규직 문제 및 성희롱·성추행·성폭력에도 무방비로 노출돼있는 것이 현실이다.

서울 종로구 청와대 분수광장에서 열린 '재난을 넘어 연대로' 민주노총 기자회견에서 노동자들아 장미꼬츨 들고 있는 모습 사진 제휴=뉴스1
8일 서울 종로구 청와대 분수광장에서 열린 '재난을 넘어 연대로' 민주노총 기자회견에서 노동자들이 장미꽃을 한 송이씩 들고 있는 모습 사진 제휴=뉴스1

어버이날에는 아이들이 어버이에게 카네이션과 감사의 편지를 드리고, 어린이날에는 부모가 자녀를 데리고 놀이동산에 가고 선물들을 한 아름 안겨주곤 한다. 그런데 올해 세계 여성의 날에는 ‘폄하된 돌봄 노동’이나 ‘경력단절’로 살기가 어려워지다 못해 자살이란 극단적 선택까지 하고 마는, 여성들에게 닥친 적나라한 현실을 고발하는 목소리가 각계각층에서 터져나왔다. 기업, 정당 등에서 여성들에게 꽃을 증정하는 행사는 부차적인 문제가 되어버렸다.

‘정인이 사건’을 비롯해 아동·청년들이 자살이든 타살이든 처참하게 죽었다는 소식만 연일 보도되고 있는 가운데 정부는 '출산율' 홍보에만 열을 올리며 임신 및 출산을 하면 돈을 얼마 주겠다는 주먹구구식 정책만을 내놓고 있으니, 여성들이 한가하게 꽃이나 받고 있을 때가 아니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물론 코로나19 팬데믹의 영향으로 여성뿐만이 아닌 전 세계 모든 계층의 사람들이 다 괴롭고 힘들다. 하지만 바꿔 말하면 코로나19 덕분에 우리 사회에 만연해 있던 성 불평등, 성차별의 심각성이 '전년 대비 43%가 급증한 청년 여성 자살률 수치' 등으로 명백히 드러나고 있다.

이는 코로나19 대유행과 같은 예기치 못한 상황이 발생했을 때, 가장 먼저 피해를 입는 취약계층이 바로 여성임을 시사하는 숫자가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결국 여성들의 앞에는 아직도 험난하고 기나긴 투쟁의 길이 놓여있음을 일깨워주는 하루이기도 했던 2021년 3월 8일. 그러나 두려워할 필요는 없다. 김수환 추기경이 말씀하신 것처럼 "그저 존재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존엄한 그대", 그대 이름은 '인간'이자 '여성'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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