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부산 건설회사 저격 “저질 건설사, 부끄러운 줄 알라!”
민주노총, 부산 건설회사 저격 “저질 건설사, 부끄러운 줄 알라!”
  • 정유진 기자
  • 승인 2021.03.11 10: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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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영건설, ‘사고 나면 당신 부인 옆엔 다른 남자가 누워 있을 것’ 현수막 걸어

[에브리뉴스=정유진 기자]민주노총 전국건설산업연맹 전국건설노동조합이 10일 조합 공식 SNS를 통해 부산의 한 건설현장에 내걸린, ‘사고 나면 당신 부인 옆엔 다른 남자가 누워 있고 당신의 보상금을 쓰고 있을 것입니다’라는 현수막 문구에 “저질 건설사, 부끄러운 줄 알라!”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사진 제휴=뉴스1
지난해 6월 23일 서울시내 한 아파트 공사현장에서 작업을 하는 인부들. 해당 사진은 기사의 특정 내용과는 무관합니다. 사진 제휴=뉴스1

민주노총은 ‘사고 나면 당신 부인 옆엔 다른 남자가 누워 있을 것’이라는 문구가 “건설사가 바라보는 건설노동자에 대한 천박한 인식”을 단적으로 드러낸다고 비판했다.

또한 “광고(현수막 문구)는 전체 건설노동자를 싸잡아 저질표현으로 낮추어 보고 있다. 마치 개돼지 타이르는 모양새”라며 “인권이라는 건 찾아보기 힘들다. 건설노동자는 사회적으로 누군가의 아버지이며 어머니이고, 딸이자 아들이다. 일당 받는 노동자라고 해서 함부로 대할 사람들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두 번째로 “건설사가 바라보는 여성에 대한 수준 낮은 인식”을 지적했다. “이 문구는 전체 여성을 싸잡아 사회적으로 낮추어 보고 있다. 생산의 주체이기보다 가정에 종속된 속물로 표현하고 있다”며 “이는 건설현장 노동자의 10%를 차지하고 있는 여성 노동자들을 유령 취급한 결과물이자 더 나아가 전체 여성들의 사회참여를 부정하는 시대착오적 발상”이라고 했다.

이어 세 번째로는 “건설사가 바라보는 안전에 대한 파렴치한 인식”을 콕 집었다. “이 문구는 사고의 책임이 전적으로 노동자에게 있는 것처럼 돼 있다”며 “죽으려고 일하는 노동자는 없다. 죽음의 근본적 원인은 건설사의 책임 방기와 ‘중층적 다단계하도급’이라는 건설현장의 구조적 모순에 있다. 문제의 문구는 사고의 근본적 원인을 가리고 노동자 개개인의 실수가 사고 원인의 전부인 것처럼 몰아가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해당 광고를 내건 태영건설은 최근 두 달 연속 사망사고를 냈다.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이 제정되는 등 안전에 대한 사회적 경각심이 높다”며 “이제라도 안전에 대해 총괄적인 책임을 지려는 게 아니라 어떻게든 노동자들을 옥죄며 책임을 떠넘기려는 건설사의 태도는 역겹다”고 꼬집었다.

성명서는 “(이러한 행태를)다시는 보고 싶지 않다. 전 사회적으로 건설노동자의 노동을 존중하는 등 사회적 인식을 개선해야 한다. 건설사는 건설노동자들의 땀방울의 가치를 올곧게 인정해야 할 것”이라며 “당장, 지금부터는 저질 광고 말고, 차라리 작업중지권을 보장하라. 안전하지 않으면 일을 시키지 말라”고 강조했다.

팀서울이라는 선거운동본부 소속으로 지난 5일 서울시 성평등부시장 후보로 나선 바 있는 페미니즘당 창당모임 이가현 공동대표 또한 10일 본인의 페이스북에 "건설사가 바라보는 여성에 대한 수준 낮은 인식"을 비판하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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