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정의당 ‘공동체적 해결’, 정의당이라는 당의 존재 이유가 또다시 도마 위에
[기자수첩]정의당 ‘공동체적 해결’, 정의당이라는 당의 존재 이유가 또다시 도마 위에
  • 정유진 기자
  • 승인 2021.03.15 08:2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에브리뉴스=정유진 기자]최근 3개월간 정의당에서는 ‘그다지 정의롭지 못한’ 스캔들이 적잖이 터졌다. 하나는 정의당 김종철 대표가 같은 당 장혜영 의원을 성추행했다는 이유로 당 대표직에서 제명된 사건이다. 하지만 사법부나 수사기관의 개입은 피해자인 장 의원이 "공동체적 해결 방식을 취하겠다"며 극구 거부함으로써 또 한 번 논란이 된 바 있다.

2월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는 정의당 장혜영 의원 사진 제휴=뉴스1
2월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는 정의당 장혜영 의원. 장 의원은 김종철 대표 성추행 사건을 겪고 "‘피해자다움’이란 결코 존재하지 않는다"는 주장과 함께 "형사고발은 원치 않는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사진 제휴=뉴스1

심지어 시민사회단체 ‘활빈단’에서 정의당 김 전 대표를 강제추행 혐의로 고발하자, 장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저의 의사에 반하여 가해자를 형사고발한 시민단체는 매우 부당하다. 저의 의사를 무시한 채 가해자에 대한 형사고발을 진행한 것에 아주 큰 유감을 표한다”는 취지의 글을 올리기도 했다.

또한 ‘여성’이자 ‘해고노동자’ 출신임을 자처하던 정의당 류호정 의원이 ‘세 아이의 엄마’로 알려진 수행비서를 면직하는 과정에서 ‘부당해고’, ‘갑질’ 논란에 휩싸인 사건도 빼놓을 수 없다. 해당 사건은 류 의원과 면직된 비서 양측의 이견이 끝내 좁혀지지 않아 “당사자 제소를 통해 당기위원회의 판단을 따르기로 하였다”며 현재 심의 중인 상황이다.

정의당 정호진 수석대변인이 1월 29일 국회에서 “어제 우리 당 중앙당기위원회는 김종철 전 대표에 대해 제명을 결정하였다”고 발표했을 때에도, 장 의원이 본인의 페이스북은 물론 타 매체와의 인터뷰 때마다 누누이 강조하던 이른바 “공동체적 해결”의 실체는 오늘(13일) 정의당 전남도당 순천시 위원회 청년 당원 A 씨가 “정의당 당원이자, 전남도당 창당 준비 위원회 준비위원이신 황ㅇㅇ님께 3개월간 지속적으로 스토킹에 시달려 왔다”고 자신의 페이스북에 폭로한 사건이 속보로 터지면서 적나라하게 까발려졌다.

A 씨는 페이스북을 통해 “몇 번이고 잘못했다고 싹싹 빌어도 시원찮을 판에 그(황ㅇㅇ)의 인스타그램엔 잘살고 있다는 사진이 하루에도 몇 장씩이나 올라온다”며 "당기위에 서면으로 (황 씨의 스토킹 범죄에 관해)진술을 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었는데, 당기 위원장님께 전화를 드렸더니 ‘직접 얼굴을 보고 이야기 진행하자’는 요청을 해왔다"고 적시했다.

황 씨는 “저로 인해 불거진 현 상황에 대해 모든 책임을 다할 것이며, 다시 한번 조사위원회의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 당기위 제소의 과정과 결정, 결과에 따라 책임있는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A 씨에게 카톡 메시지를 보냈는데, A 씨는 “너무너무 억울하고 참 화가 났다. 당기 위원장님과 전화하는 내내 힘들어서 펑펑 울었다. 근데 당사자 카톡은 '당기위 결과에 따라 책임을 지겠다'는 식이니 더욱이 기운이 빠졌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이는 정의당에서 그간 성추행 등 불미스러운 사건이 발생하면 잠깐 시끄러웠다가 ‘당내 당기위원회에 제소하는 형식’으로 일괄 마무리한 것이 그저 ‘제 식구 감싸기’, ‘눙치기’를 위한 행태였음을 반증하는 것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모 드라마 대사도 ‘대한민국 어디에도 왼손에 쥔 칼로 제 오른팔을 자를 집단은 없다’고 했다. 그런데 노동자와 사회적 약자를 대변하겠다는 정의당조차 성범죄자, 부당해고 가해자는 살리고 피해자들만 죽어나는 결과만을 불러온 수준,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님이 만천하에 드러났다.

정의당은 A 씨의 “황 씨에 대한 처벌과 공식 석상에서 사과받고자 한다”는 합당한 요구에 또 "공동체적 해결"이란 카드를 꺼낼 것인가? 정의당이라는 당의 존속 여부가 또다시 도마 위에 오른 지금, ’옳은 선택‘이 무엇인지를 진정으로 고민해야 할 때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제호 : 에브리뉴스 EveryNews
  • 주소 :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국회대로 800 (진미파라곤) 313호
  • 대표전화 : 02-786-6666
  • 팩스 : 02-786-6662
  • 정기간행물·등록번호 : 서울 아 00689
  • 발행인 : 김종원
  • 편집인 : 김종원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종열
  • 등록일 : 2008-10-20
  • 발행일 : 2011-07-01
  • 에브리뉴스 EveryNews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1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에브리뉴스 EveryNews. All rights reserved. mail to everynews@everynews.co.kr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