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총축제는 되지만, 퀴어축제는 안 돼?” 서울시 공무원 17인, 인권위에 제소
“물총축제는 되지만, 퀴어축제는 안 돼?” 서울시 공무원 17인, 인권위에 제소
  • 정유진 기자
  • 승인 2021.03.29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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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브리뉴스=정유진 기자]29일 오전 서울 중구 국가인권위원회 앞에서는 신지예 서울시장 후보(무소속)와 신 후보를 지지하는 팀서울(신지예 선거운동본부) 멤버들 주최로 '성소수자 혐오 서울시 공무원 17인에 대한 국가인권위원회 진정서 제출 기자회견’이 열린 후, (가칭)성소수자부시장 은하선 씨가 직접 인권위에 진정서를 제출했다.

팀서울 신지예 서울시장 후보(무소속)와 팀서울 선본원들이 "혐오 표현을 일삼는 서울시 공무원 17인에 대해 국가인권위원회는 단호하게 대처하라"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정유진 기자
팀서울 신지예 서울시장 후보(무소속)와 팀서울 멤버들이 "혐오 표현을 일삼는 서울시 공무원 17인에 대해 국가인권위원회는 단호하게 대처하라"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정유진 기자

사회를 맡은 팀서울 안소정 공동선대본부장은 “지난 16일 서울시청 소속 17명의 공무원이 서울시청 광장에서 퀴어문화축제를 반대하면서, 4·7 재보궐선거에 나선 후보자들에게 퀴어문화축제에 대한 입장을 밝히라는 성명서를 낸 바 있다”며 “천만 시민 모두에게 공평하고 동등하게 행정서비스를 제공하여야 할 자들이, 혐오 표현을 일삼고 공공연하게 성명서까지 발표한 것을 규탄한다”고 말했다.

팀서울 신지예 서울시장 후보는 "당신들은 공무를 수행할 자격이 없다“며 ”서울시 공무원 17명은 ‘퀴어문화축제를 서울시청 광장에서 하는 것을 반대한다‘는 본인의 성명이 정상적이며 건강한 의사표현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공무원이 누구인가. 나라의 녹봉을 받으며 시민들을 차별하지 않고 평등하게 대하고 시정을 돌보라고 채용된 자들이다. 이런 이야기를 하려면 당장 공무원직을 내려놓으라"고 비판했다.

팀서울 (가칭)성평등부시장 이가현 씨는 “인권위는 어떤 인권에도 나중은 없다는 것을 알고 있다. 우리의 이번 진정은 공무원의 정치적 자유를 문제 삼고자 함이 아니다. 최소한 시민을 차별하지 않고 공무를 집행해야 할 공무원이 시민들을 차별하고, 서울광장을 사용하는데 차별을 하자고 주장하는 그 행위를 문제 삼는 것”이라며 “국가인권위원회가 부디 해당 공무원들에 대한 합당한 판단을 내리길 기원한다”고 발언을 마쳤다.

팀서울 (가칭)성소수자부시장 은하선 씨는 “성소수자들은 본인의 존재를 드러냈을 때 직장에서 잘리기도 하는 등 많은 차별을 당한다. 성소수자들은 본인의 존재를 숨기며 꾸역꾸역 살아간다”며 “몇 해 전 저는 신촌 물총축제를 본 적이 있다. 사람들의 옷이 젖었고 살이 드러났다. 하지만 누구도 그 축제를 두고 ’야하다‘, ’음란하다‘고 비난하지 않는다. 그런데도 왜 퀴어문화축제는 이리도 반대하는 사람이 많은지 모르겠다. 서울시 퀴어문화축제는 성소수자들을 지지하고 응원하는 축제”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퀴어들을 보고 싶지 않다는 것은 퀴어가 내 주변에 없었으면 좋겠다는 의미이고 그게 바로 차별이라는 것을 사람들은 그저 지나치고 묵인하고 있다. 그런 묵인 안에서 성소수자들을 삶을 잃어가고 본인을 숨기며 살아간다”며 “외로운 성소수자들에게 힘이 되어주셨으면 좋겠다. 저희가 오늘 내는 이 진정서를 절대 국가인권위원회에서 묵인하지 마시고 잘 받아들여 주셔서 성소수자들이 함께 할 수 있는 서울시를 만들어달라”고 호소했다.

성소수자의 현실에 관해 발언하는 은하선 씨 사진=정유진 기자
한국사회를 살아가는 성소수자의 현실에 대해 발언하는 팀서울 (가칭)성소수자부시장 은하선 씨(가운데) 사진=정유진 기자

팀서울 멤버이기도 한 시민사회단체 ’노동·정치·사람‘ 노현영 집행위원은 “서울시 공무원 17인 때문에 이제는 성소수자로 살아가는 것이 두렵다. 시의 공무를 보는 공무원들이 이렇게 공공연하게 증오 선동을 하는 사회, 유력 정치인들이 차별과 배제와 격리를 외치는 사회에서 저 같은 성소수자들은 설 곳이 없다”며 “서울시 공무원 17인 성명은 증오를 선동하는 글이자 고 변희수 하사에게 일어난 일처럼 살인행위와 다를 바 없는 것”이라 주장했다.

한편 서울시 공무원 17인은 지난 2019년 5월 퀴어문화축제를 서울광장에서 개최하는 것을 반대하는 성명서를 냈다. 이에 2020년 4월 서울시인권위원회는 “성명서 발표라는 표현 행위가 성소수자의 인격과 존엄을 훼손하고 성소수자를 예외적 존재로 취급하도록 해 차별·혐오 표현을 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발표했으나, 서울시 공무원 17인은 2020년 5월 서울시인권위 결정에 불복하는 행정소송을 제기해 현재 소송이 진행 중에 있다.

4·7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둔 3월 16일에는 서울시장 후보들에게 '서울광장 퀴어행사에 대한 입장을 명확히 밝히라'는 성명을 재차 발표하여 금일 팀서울이 인권위에 진정서를 제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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