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감사] 김두관 '국세청 게이트' 주장…"전직 세무서장들 사후뇌물 의혹 수사해야"
[국정감사] 김두관 '국세청 게이트' 주장…"전직 세무서장들 사후뇌물 의혹 수사해야"
  • 안정훈 기자
  • 승인 2021.10.06 09: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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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직 서장은 100만원, 과장은 50만원 고문료 지급…1명당 1년 하고 끝"

[에브리뉴스=안정훈 기자] 국세청 산하의 세무서들이 운영하는 세정협의회가 로비창구로 전락했다는 주장이 더불어민주당에서 제기됐다.

김두관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5일 열린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질의하고 있다. 사진=김두관 의원실 제공.
김두관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5일 열린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질의하고 있다. 사진=김두관 의원실 제공.

김두관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서울 종로세무서 세정협의회 회원인 김모 보령약품 대표로부터 ‘고문료 지급’이 사실이라는 것을 확인했다”며 ‘국세청 게이트’를 주장했다.

세정협의회 민간 회원들은 관할 세무서로부터 세무조사 유예 등의 특혜를 봤고, 세무서장은 각종 민원을 들어준 대가로 퇴직 후 1년간 고문료 명목으로 답례를 받았다는 게 의혹의 핵심이다.

김 의원 측은 종로세무서 모 간부가 언론에 “세정협의회는 어제오늘 문제가 아니다. 관행적으로, 사실 사후뇌물 맞다. 그런데 그것을 터치 못하는 것”이라고 실토했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실에 따르면 해당 간부는 “세정협의회라는 이름을 쓰고 있지만 사실 서장들의 사후뇌물, 공공연하게 다 아는 것 아니냐”고 반문하고, “세정협의회는 서장 업무고, 서장 영역이라 (세무서 내)어느 누구도 그것에 대해 물어보는 것조차 금기시돼 있다. 명단조차도 보자고 말을 못 한다”고 말했다.

국세청이 국정감사 전 김 의원실에 제출한 ‘서울 소재 세무서별 세정협의회 명단’에 따르면 27곳의 서울 일선 세무서가 운영하는 세정협의회 민간 회원은 509곳이다. 세무서 1곳당 평균 19곳이 참여하고 있다. 

서울 강남의 세정협의회에 소속한 익명의 회원은 “고문료 내냐”는 의원실 측 질문에 “(전직) 서강들은 (월) 100만원 정도, (전직) 과장들은 한 50만원 정도”라고 시인했다. 이어 “대신 룰이 있다. 1명당 1년 하고 끝난다. 전국이 다 그렇다”고 했다.

해당 회원은 “이게 사실 삥 뜯기는 거다. 전관예우”라며 “세무조사가 있을 때 도움을 받으려는 측면과 보험 성격도 있다. (세무조사가) 부드럽고 쉽게 되니까, 담당자가 어떻게 판단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완전히 다르다. 조사가 힘들면 스트레스도 무시 못한다”고 설명했다. 

경기도 동부지역 세정협의회 소속 민간 회원도 김 의원실 측에 “고문료를 월 50만원 씩 납부한다”고 이야기 했다.

국세청 공무원이 퇴직 후 세정협의회 소속 민간기업에 취업하는 경우도 비일비재했다. 특히 송파구 소재 OO산업의 경우 2014년 3월 서울 잠실세무서로부터 기재부장관상을 받고 이듬해 6월 이모 잠실세무서장이 퇴직하자, 시차를 두고 2018년 3월 그를 사외이사로 선임했다. 

그리고 2019년 3월 OO산업은 잠실세무서 세정협의회에 가입했다. 국세청이 김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기재부장관상의 경우 ▲3년간 세무조사 유예 및 납세담보 면제 ▲무역보험 우대 외에도 공항출입국 우대 ▲의료비 할인 ▲대출금리 등 금융 우대 ▲국방부와 방위사업청 입찰 적격심사 시 가점을 부여하는 적격심사 우대 등의 혜택이 따른다. 이에 대해 의원실 관계자는 “본인이 관할 내 기업에 상을 주고, 상을 준 곳에 사외이사로 들어간 경우”라며 “무엇보다 기업 입장에서는 3년간 세무조사 유예는 매우 매력적”이라고 지적했다.

지방 세정협의회에서도 비슷한 문제가 발견됐다. 김 의원실에 따르면 김모 해남세무서장은 세정협의회로부터 고가의 선물세트를 수수한 혐의(김영란법 위반)가 국무총리실에 적발돼 국무조정실 공직 복무 관리관실로부터 1차 조사를 받고, 현재 국세청 감사담당관실로 사건이 이첩됐다. 

국세청은 전국에 7개의 지방국세청과 그 지방청 산하에 130개의 일선 세무서를 뒀다. 이들 세무서는 대민 창구로 세정협의회를 운영중이다. 국세청이 펴낸 ‘국세청 50년사’를 보면, 세정협의회 역사는 1971년으로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긴 역사를 자랑하듯 전관예우, 청탁과 봐주기 등의 부정도 관행이란 이름으로 세정협의회에 뿌리 박혔다. 국세청이 김 의원실에 보낸 답변서에 보면 “세정협의회는 지역여론 수렴, 세정홍보 협조 등을 위해 세무서에서 운영하는 민관 협의체”이며 “세무서와 납세자 간의 소통창구로 운영되고 있다”고 기재돼있다.

김두관 의원은 국세청의 전직 세무서장들에 대한 사후뇌물 의혹을 ‘국세청 게이트’로 규정하면서, “전국의 전직 세무서장들에 대한 국세청게이트 의혹에 대해 수사기관에서 전면적으로 수사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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