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유족도 빈소 방문…박남선 대표 “전두환이었으면 안 왔을 것”
[에브리뉴스=안정훈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27일 노태우 전 대통령의 별세에 대해 “고인의 명복을 빌고 유가족에게 위로의 말씀을 전한다”고 애도를 전했다. 다만 직접 조문은 하지 않기로 했다.
문 대통령은 “노 전 대통령은 5.18 광주민주화운동 강제진압과 12.12 군사쿠데타 등 역사적 과오가 적지 않지만, 88올림픽 성공적 개최와 북방정책 추진, 남북 기본합의서 채택 등 성과도 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다만 문 대통령은 직접 빈소에 조문을 가지는 않을 예정이다. 청와대 관계자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28일부터 G20 정상화의 참석을 위해 7박9일 유럽 일정에 나선다. 대신 유영민 비서실장과 이철희 정무수석이 조문을 가기로 했다.
아울러 이날 정부는 HS 전 대통령의 장례를 국가장으로 치르기로 했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이날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을지국무회의 및 제46회 국무회의 모두회의를 주재하면서 “정부는 이번 장례를 국가장으로 해 국민들과 함께 고인의 업적을 기리고 예우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밝혔다.
노 전 대통령 유언 공개…“본인 책임과 과오 너그럽게 용서해주시길”
이날 노 전 대통령의 아들 노재헌씨가 부천의 유언을 공개했다. 노씨는 부친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서 고인께서 5.18 희생자에 대해 “가슴아픈 부분, 그 이후 재임 시절 일어났던 여러 일에 대해 본인의 책임과 과오가 있었다면 너그럽게 용서해주시기를 바랐다”고 전했다.
또 “역사의 나쁜 면은 본인이 다 짊어지고 가시겠다고, 앞의 세대는 희망을 갖고 살았으면 좋겠다는 말씀을 평소에 하셨다”고 덧붙였다.
노씨는 “재임하기 전부터, 또 특히 재임하시자마자 광주 5.18의 상처를 치유하고 또 화해하기 위한 노력을 나름대로 하신 걸로 안다”면서 “하지만, 그 이후 또 5.18 관련 처벌도 받으시고 여러 정치적 상황에서 본인 뜻이 여러 가지 전달되지 않은 부분도 많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평소 갖고 계셨던 미안한 마음, 사과하는 마음, 또 역사를 책임지는 마음, 이런 것들을 군데군데 많이 피력하셨다”면서 “10년 넘게 누워계시고 소통이 전혀 안 되는 상태다 보니 직접적으로 말씀하지 못한 부분이 있어 안타깝다”고 했다.
5.18 유족도 조문…“전두환이었다면 안 왔다”
이날 5.18 유족도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을 찾아 노 전 대통령을 조문했다. 박남선 광주 5.18 유족 대표는 “전두환 씨가 돌아가셨다면 저는 오지 않았을 테지만, 5.18 광주 학살의 만행에 대해 노 전 대통령은 수차례 자녀를 통해 책임을 통감하고 용서를 구하는 말을 해왔다”고 조문 사유를 설명했다.
이어 “(노 전 대통령은) 용서를 구했고 이제 더는 어떤 책임이나 이런 것을 물을 수 없는 시점이 되지 않았나 해서 오늘 이 자리에 온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본인의 육성으로 그런 얘기(사과)를 들은 바는 없다. 본인이 직접 사죄하는 모습을 보였으면 좋겠다고 했는데, 병석에 누워있기 때문에 올 수 없어 아들인 노 변호사가 광주를 방문햇다고 전했다”고 말했다.
노 전 대통령의 장례식이 국장으로 치러지는 것에 대해서도 “잘못을 통렬히 ᅟᅡᆫ성하는 그런 입장에 있다면 굳이 국가장에 반대하지 않는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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