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브리뉴스=안정훈 기자]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지난 10일 광주를 방문했지만 광주시의 5.18 관련 시민단체 반응은 싸늘한 것으로 알려졌다. 5.18기념재단과 5월 3단체(유족회, 부상자회, 구속부상자회)는 지난 10일 “도대체 사과를 왜 하는지 의심스럽다”는 입장문을 냈다.

이들은 “윤 후보의 이날 사과는 지극히 일방적”이라며 “분노를 넘어 ‘사과를 받든지 말든지 나는 나의 일정대로 갈 뿐’이라는 오만함마저 느껴진다”고 비난했다.

또 “평범한 개인의 원론적 이야기를 듣고자 한 게 아니라 윤 후보에게 (전두환 발언 관련) 답변을 요청한 것”이라며 “어떻게 사과할 것인지 어던 내용으로 사과할 것인지에 대한 답변 요청은 공허한 메아리가 됐다”고 한탄했다.

다만 “일말의 기대는 놓지 않겠다”면서 “사과의 마음이 어떻게 공약과 정책으로 구체화되는지 주시하겠다”고 여지를 남겼다.

광주시민단체협의회도 윤 후보의 사과에 대해 “윤 후보의 광주 방문은 정치쇼에 그치고 말았다”면서 “광주 공동체가 진정한 사과의 전제로 내세운 구체적 요구에 대한 답변은 없이 사과를 마치고 돌아섰다”고 비판했다.

이재명 “탄핵과 광주의 강 모두 건너시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는 10일 저녁 SNS를 통해 윤 후보의 광주 방문에 대해 “그동안 국민의힘이 보여줬던 가자사과, 광주 가서는 사과하고 서울 와서는 국회의원들의 광주망언 방치하고 진상규명을 방해하는, 그런 가짜사과가 아니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늘 사과가 국민의힘이 ‘광주의 강’을 건너는 신호탄이라는 것을 보여주길 바란다”면서 “광주와 5.18에 대한 사과는 국민의힘이 그동안의 잘못된 일들을 바꾸는 구체적인 행동을 실천할 때 진정한 완성체가 될 것”이라고 했다.

또 이 후보는 “국민의힘 내부의 5.18 망언자를 제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후보가 말하는 ‘5.18 망언자’는 김진태, 이종명, 김순례 전 의원으로 풀이된다. 이 후보는 앞서 지난 3일에도 윤 후보에게 3인에 대한 조치를 요구한 바 있다.

그 외에도 ▲헌법 전문에 광주 5.18정신을 넣겠다는 약속을 지킬 것 ▲전두환의 국가장과 국립묘지 안장 반대 법안을 통과시킬 것 ▲5.18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에 적극 협력할 것 등을 요구했다.

이 후보는 “이번 기회에 국민의힘과 윤 후보께서 ‘탄해의 강’과 함께 ‘광주의 강’도 낙오자 없이 완벽하게 건너시길 바란다”며 “그리고 복수의 정쟁이 아니라 미래 정책으로 경쟁하는 대선을 만들었으면 한다. 이것이 저와 윤 후보가 해야 할 역사적 사명”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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