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단지 밑 고속도로? 주민들 ‘이주·안전대책’ 요구 나서
아파트 단지 밑 고속도로? 주민들 ‘이주·안전대책’ 요구 나서
  • 안정훈 기자
  • 승인 2021.11.26 16: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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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포공항 인접…머리 위 비행기, 발밑 발파공사 위기
부천시 “이주대책 요건 아냐…안전대책 마련할 것”

[에브리뉴스=안정훈 기자] 민자고속도로 착공을 앞두고 경기도 부천시 고강아파트 주민들이 안전대책을 마련하거나, 주민이주를 시켜달라고 요구하고 나섰다. 30년이 넘은 노후 아파트인 만큼 발파공사가 위험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지난 25일 경기 부천시 고강아파트 정문에 광명-서울 민자고속도로 착공에 반대하는 현수막이 걸려 있다. 사진=안정훈 기자
지난 25일 경기 부천시 고강아파트 정문에 광명-서울 민자고속도로 착공에 반대하는 현수막이 걸려 있다. 사진=안정훈 기자

 광명-서울 민자고속도로는 경기 광명시 가학동에서 서울 구로구 항동, 경기 부천시 고강동을 지나 서울 강서구까지 이어지는 민자고속도로다. 부천시 구간에서는 일부가 고강아파트 지하를 지나간다.

고강아파트는 지난 1985년 건설된 노후아파트로, 인근에 김포공항이 있어 하루에도 수십 차례 머리위로 비행기가 오가는 곳이다. 덕분에 주민들은 비행기 이착륙 소음에 시달리고 있으며, 현재는 고도제한 때문에 재개발 가능성도 없는 지역이다.

아파트가 오래된 만큼 아파트를 둘러싼 옹벽은 배부름 현상과 균열이 일고 있으며, 주민들은 싱크홀 현상도 일어났다고 주장했다. 이런 상황에 지하터널을 뚫는 발파공사를 할 경우 안전우려가 생길 수밖에 없다는 게 아파트단지 주민들의 주장이다.

권경자 고강아파트 광명-서울 민자고속도로반대 비상대책위원장은 25일 “지하로 고속도로가 지나가면 붕괴위험도 있지 않겠나. 요새 잠도 안 온다”며 “우리가 살겠다고 이러는 건데 정부가 외면한다. 우리도 국민인데, 사람이 먼저라는 말을 지키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부천시가 지난 4월 실시한 고강아파트에 대한 시설물 안전점검에 따르면 고강아파트 외축 옹벽은 부등침하 가능성이 있고, 토압에 의해 기울어짐도 발생한 상황이다. 고속도로 터널 공사가 진행될 경우, 발파 진동으로 지반침하, 옹벽 기울어짐 등의 문제도 우려된다.

지난 25일 경기도 부천시 고강동 거리에 광명~서울 민자고속도로 착공 관련 안내 현수막과 착공 반대 현수막이 나란히 걸려 있다. 사진=안정훈 기자
지난 25일 경기도 부천시 고강동 거리에 광명~서울 민자고속도로 착공 관련 안내 현수막과 착공 반대 현수막이 나란히 걸려 있다. 사진=안정훈 기자

주민들은 정밀안전진단과 안전대책, 주민 이주가 선행된 후에야 공사가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현재는 이주대책도, 안전대책도 수립되지 않은 상황이다.

부천시 관계자는 26일 “주민들이 이주대책을 요구하는 것은 알고 있다. 국책사업인 만큼 국토부에 이 사실을 건의했는데 법령에 따라 이주대책 대상이 아니라는 답변을 받았다”며 “지속적으로 건의는 하고 있는데, 시도 곤란한 상황”이라고 하소연했다.

안전대책과 관련해서는 “착공이 시작하기 전에 정밀안전진단을 실시하고, 점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관계자는 “국토부로부터도 그렇게 답변을 받았다. 안전대책이 수립된 후 착공이 진행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권 위원장은 “이곳 주민들은 대부분 여기서 평생 살 생각으로 온 고령자분들이 많다. 집이 곧 재산이고 생명권인데 다른 곳은 다 집값 오르는 동안에도 이곳만 떨어진다. 위로는 항공소음, 밑으로는 (고속도로) 공사가 시작할 거란 얘기 때문”이라며 “철새도래지 가면 철새들도 보호받는데”라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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