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브리뉴스=안정훈 기자]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의 갈등이 계속되고 있다. 최근에는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이나 이수정 경기대학교 교수의 영입여부 등으로 의견이 대립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자간의 갈등은 언제부터 비롯됐을까. 에브리뉴스는 이 대표와 윤 후보의 행적을 되짚어보기로 했다.
1차 갈등은 ‘국민의힘 입당 여부’
윤 후보는 지난 6월말 사실상의 대선 출마를 선언했지만, 입당 국민의힘 입당 여부를 확실히 하지 않았다. 당시 윤 후보와 회동한 권영세 의원은 (윤 후보의) 9월초 입당을 점쳤지만, 이 대표는 입당 마지노선을 8월 말로 정했다. 대선버스가 8월에는 출발해야 한다는 취지에서다.
그러나 윤 후보는 지속적인 입당 요구에도 무소속인 채 제20대 대통령 예비후보 등록을 했다. 비슷하게 문재인 정부에서 직을 내려놓고 대선출마를 선언한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국민의힘에 입당할 때도 “선택을 존중한다”며 본인의 입당 여부에는 거리를 뒀다.
이 대표는 윤 후보의 입당을 수차례 압박했다. 이 과정에서 당내 의원들과 마찰을 빚기도 했다. 이 대표가 당시 윤 후보의 지지율 추이에 대해 “위험할 수 있다”고 하자 권성동 의원과 장제원 의원 등 중진의원들이 범야권 후보를 지켜줘야 한다고 나선 것이다.
이후 윤 후보는 입당을 앞두고 국민의힘 소속 인사를 캠프에 대거 영입했다. 이에 대해 이 대표는 “(윤 후보가) 들어오지 않는 상황이 발생한 채 경선이 출발한다면 명백히 당 밖 주자를 돕는 것으로 볼 수 있기 때문에 당 윤리 규정상 다른 판단의 여지는 없다”며 불만을 드러내기도 했다.
윤 후보 기습 입당…당 대표·원내대표 아무도 없었다
윤 후보는 7월30일 국민의힘에 전격 입당했다. 입당 당시 권영세 국민의힘 대외협력위원장에게 “결심한 지 몇시간 안 됐다”고 할 정도로 갑작스러운 입당이었다.
당시 국민의힘 지도부는 모두 자릴 비운 상태였다. 김기현 원내대표는 휴가중이었고, 이 대표는 전남 여수-순천 방문으로 자릴 비운 상태였다.
일각에서는 이러한 결정을 두고 양측이 기싸움을 하는 게 아니냐 분석했다. 이 대표가 윤 후보 캠프에 합류한 당내 당협위원장들을 징계할 수 있다고 한 데 대한 반발인 셈이다. 이 대표는 “전격 입당해서 8월이 아닌 7월 입당한 걸 긍정적으로 판단한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지만, 이 말도 전남 광양에서의 일정중에 한 말이다.
갈등 2R, 당 행사 보이콧 논란
윤 후보가 입당한 직후 국민의힘은 8월4일 경선 후보 쪽방촌 봉사활동, 5일 20대 대통령선거 경선후보 전체회의를 진행했다. 그러나 윤 후보는 두 행사 모두 불참했다.
문제는 윤 후보가 행사를 보이콧한 데 이어 다른 대선 경선 후보들에게도 보이콧을 권했다는 의혹이 나온 것이다. 윤 후보 캠프 측에서 원희룡 전 제주도지사 측에 4일 쪽방촌 봉사활동 행사 보이콧을 권유했다는 내용이다.
이에 이 대표는 “다른 캠프에까지 당 일정 보이콧을 요구했으면 이건 갈수록 태산이라며 불만을 내비쳤다.
탄핵 요구까지 나와…통화내용 유출로 번져
양측은 대선후보 토론회 일정을 두고 한 번 더 맞부딪혔다. 그런데 갈등이 엉뚱한 방향으로 흘러들어갔다. 윤 후보 캠프의 신지호 정무실장이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이 대표의 탄핵을 거론한 것이다.
8월11일 신 실장은 “당 결정이라고 해도, 대통령이라 할지라도 헌법과 법률에 근거하지 않으면 탄핵도 되고 그런 것 아니냐”고 말했다. 이에 이 대표는 “이쯤되면 막가자는 것”이라며 강도높게 비난했다. 발언의 수위가 셌던 만큼, 윤 후보는 이 대표에게 직접 전화를 해 해당 발언을 사과했다.
문제는 이 대표가 통화를 녹취했다는 언론 보도가 나오면서 이어졌다. 보도에 따르면 이 대표는 윤 후보와의 통화를 녹음햇고, 실무진이 통화내역을 문서화했는데 이 문서가 당 밖으로 유출된 것이다.
이 대표는 휴대폰에 자동녹음기능이 있어서 녹음이 된 것이며, 실무진이 녹취를 풀었는데 이게 당 밖으로 흘러나간 것이라며 “특별히 문제될 내용은 없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윤 후보는 “기분이 좋을 리 있겠나”며 불쾌감을 감추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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