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쪽은 당권 잡고, 한쪽은 잠적…이준석·윤석열 갈등史 ②
한쪽은 당권 잡고, 한쪽은 잠적…이준석·윤석열 갈등史 ②
  • 안정훈 기자
  • 승인 2021.12.01 16: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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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민 캠프 가시라”로 경선부터 논란…당선 후엔 ‘패싱’ 논란

[에브리뉴스=안정훈 기자]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의 갈등이 계속되고 있다. 최근에는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이나 이수정 경기대학교 교수의 영입여부 등으로 의견이 대립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자간의 갈등은 언제부터 비롯됐을까. 에브리뉴스는 이 대표와 윤 후보의 행적을 되짚어보기로 했다.

“저거 곧 정리된다” 발언 vs 토론회 갈등…비대위 거론도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달 5일 서울 용산구 백범기념관에서 열린 제2차 전당대회에서 제20대 대통령선거 후보에 선출된 윤석열 후보와 악수를 나누고 있다. 사진제휴=뉴스1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달 5일 서울 용산구 백범기념관에서 열린 제2차 전당대회에서 제20대 대통령선거 후보에 선출된 윤석열 후보와 악수를 나누고 있다. 사진제휴=뉴스1

이준석 대표와 윤석열 후보의 갈등은 원희룡 전 제주도지사의 발언으로 시작됐다. 이 대표가 원 전 지사와의 통화에서 윤 후보에 대해 “저거 곧 정리된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이 대표는 해당 사실을 부인했고, 이 과정에서 녹취록이 나오는 등 ‘지저분한 공방’을 이어갔다.

갈등은 대선후보 토론회 직전까지도 이어졌다. 이 대표와 국민의힘 지도부는 당초 8월18일과 25일 2차례에 걸쳐 대선후보 토론회를 개최하려 했다. 그러나 윤 후보 측은 “후보 등록도 안 했는데 무슨 토론회냐”고 반발했다. 결국 토론회는 지도부가 물러나 비전발표회로 바뀌었다.

이런 가운데 윤 후보 캠프 측에서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을 앞세워 비대위를 추진할 것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비대위 추진 의혹에 잡음이 끊이질 않는데 윤석열 후보 캠프의 민영삼 국민통합 위원장이 이 대표를 향해 “대표 사퇴 후 유승민 캠프로 가서 본인 맘대로 하고 싶은 것 다 하든지, 대표직 유지하며 대선 때까지 묵언수행 하든지 둘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고 본다”고 저격하기까지 했다.

민 특보는 이후 게시글을 삭제하고 “캠프와 전혀 상관없이 제 개인적인 판단에서 단상을 올릴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이미 일파만파 퍼진 뒤였다. 당시 대선 경선 경쟁상대였던 유승민 전 의원은 “이 갈등의 중심에 윤석열 후보가 있다”며 직접 사과를 요구하기도 했다.

이후 양측의 갈등은 잠시 소강상태에 접어들었다. 당 내부적으로는 대선 경선 후보들의 토론이 이어졌으며, 당 바깥으로는 언론중재법이나 대장동 개발특혜 의혹을 쟁점으로 더불어민주당과 대립했기 때문이다.

양측의 갈등은 윤석열 후보가 대선후보로 확정된 후 선대위 구성을 놓고 이어졌다.

선대위 인선, 김종인 영입에 뜻 모았지만…사무총장 갈등

지난달 15일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서울호텔에서 열린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의 출판기념회에 국민의힘 관계자와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 금태섭 전 의원이 참석했다. 왼쪽부터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 금태섭 전 의원,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사진제휴=뉴스1
지난달 15일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서울호텔에서 열린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의 출판기념회에 국민의힘 관계자와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 금태섭 전 의원이 참석했다. 왼쪽부터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 금태섭 전 의원,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사진제휴=뉴스1

당 대선후보로 윤석열 후보가 당선되면서 이준석 대표는 인선 정리를 요구하고 나섰다. 이 대표는 지난 8월부터 윤석열 캠프 일부 사람에 대해 ‘하이에나’라고 비유하기도 했다. 확장성이 떨어지는 인물들을 정리해야 한다는 취지에서 한 발언이다.

이 대표는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을 영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김 전 위원장이 무조건 선대위에 참여한다고 본다”며 이장을 재촉하기도 했다.

윤 후보도 대선후보로 선출된 직후 김 전 위원장에 대해 “경선과정에서도 유익한 조언을 해주시고 해서 (선대위 구성 후에도) 도와주실 것으로 생각한다”고 긍정적인 입장을 내비쳤다.

이 대표와 윤 후보는 함께 김 전 위원장의 출판기념회에 참석하는 등 수차례 러브콜을 보냈다. 윤 후보는 축사에서 “국가 대개조가 필요한 시점에서 또다시 김 박사님께서 역할을 하셔야 할 때가 오고 있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나 내부적으로 인선 갈등이 시작됐는데, 사무총장 자리가 문제가 됐다. 이 대표는 한기호 당시 사무총장의 유임을 원했지만, 윤석열 후보는 권성동 의원으로 교체하길 원했다. 권 의원은 윤석열 캠프에서 비서실장을 맡은 윤 후보 측근이었다.

사무총장 인선 문제로 갈등이 재점화하자 이 대표는 이례적으로 공개발언을 생략했으며, 윤 후보는 당 최고위원회의에 아예 불참했다.

결국 국민의힘은 사무총장을 권성동 의원으로 교체했다.

김종인 영입 차일피일 미뤄져…김병준의 등장

김병준 국민의힘 상임선대위원장이 지난달 26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발언하고 있다. 사진제휴=뉴스1
김병준 국민의힘 상임선대위원장이 지난달 26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발언하고 있다. 사진제휴=뉴스1

국민의힘은 당초 김 전 위원장을 총괄선대위원장으로 하는 선대위를 구성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선대위 구성을 놓고 의견이 달라 마찰이 생겼다. 김 전 위원장은 당시 중진 중심이던 윤석열 캠프를 실무진 중심으로 바꿔야 한다고 봤으나, 윤 후보 측은 측근 위주의 매머드급 선대위를 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윤 후보 측은 김병준 전 비대위원장을 상임선대위원장으로, 김한길 전 민주당 대표를 새시대준비위원장으로 각각 임명했다. 두 사람은 김종인 전 위원장과도 마찰을 빚은 바 있다.

김 전 위원장은 전권을 원하는데, 윤 후보 측은 김종인-김병준-김한길의 삼각체제를 원하는 것도 논란을 빚었다. 결국 윤 후보 측은 김 전 위원장의 자릴 비워둔 채 선대위를 구성했다.

이 과정에서 이 대표는 이 대표는 “윤 후보에게 김 전 위원장과 직접 소통을 강화하라고 말했다”고 하는 등 양측을 중재하려 했으나, 이 또한 사실상 무산됐다.

인선 안 돼, 일정 안 말해…‘이준석 패싱’ 의혹에 당무 거부 사태로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1일 부산 사상구의 장제원 의원 사무실을 방문했다. 장 의원은 지난달 30일부터 잠행을 이어나가고 있다. 사진제휴=뉴스1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1일 부산 사상구의 장제원 의원 사무실을 방문했다. 장 의원은 지난달 30일부터 잠행을 이어나가고 있다. 사진제휴=뉴스1

김병준 전 비대위원장은 지난달 26일 기자회견을 갖고 “윤석열 후보를 모시고 새로운 국가를 만들어보겠다”며 전면에 나설 것을 천명했다. 그러나 이 대표는 김 위원장의 기자회견을 전혀 몰랐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 대표는 “전혀 상의한 바 없다. 기자회견을 할 때는 후보와 의견교환이 있다고 볼 수 있지만, 여러 가지 본부장 회의에 앞서서 먼저 (기자회견을) 한 의도는 정확히 듣지 못했다”고 했다. 본격적인 ‘이준석 패싱’ 의혹이 나온 것은 이때부터다.

이 대표는 28일 당 대표 패싱 논란에 대해 페이스북을 통해 “선대위는 김병준 위원장을 원톱으로 놓고 운영할 계획”이라고 밝히며, 패싱 논란에는 “가당치 않다”고 선을 그었다. 또 홍보-미디어 영역을 제외한 모든 전권을 김 위원장에게 양보하겠다고도 밝혔다.

그러나 이 대표는 이튿날인 29일 오전, CBS라디오를 통해 본인이 동행하는 충북 일정을 본인은 전달받지 못했다며 불만을 드러냈다. 그는 “적어도 ‘이준석이 간다’고 발표하는 일정은 이준석에 물어보고 결정해달라는 거다”라고 선대위를 비판했다.

일정뿐만 아니라 인선에서도 이 대표의 불만은 누적될 수밖에 없었다. 앞서 이 대표는 지난 23일부터 이수정 경기대학교 범죄심리학과 교수의 영입을 반대해 왔다. 젠더 갈등에 대해 기존 이 대표와 국민의힘의 방향과 맞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국민의힘 선대위는 이 교수를 영입해 공동선대위원장에 임명했다.

이날 밤 이 대표는 페이스북에 “그렇다면 여기까지”라는 의미심장한 글을 남기고 잠행에 들어갔다.

이 대표는 30일 모든 당무를 거부하고, 전화까지 꺼놓는 등 선대위와의 소통을 완전히 단절했다. 이어 1일에는 부산 일정을 소화하는 모습을 보였으나, 당 선대위와는 여전히 연락하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윤 후보도 굳이 이 대표에게 먼저 연락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이날 천안 독립기념관을 방문한 자리에서 이 대표에 대해 “본인이 휴대폰을 꺼놓고 있다 했기 때문에, 무리하게 연락하기보다 부산에 있다 하니 생각도 정리하고 당무에 복귀하게 되면 (얘기해 보겠다)”고 답했다.

이 대표는 부산에서의 잠행을 계속하며 특별히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다만 이 대표를 만났다는 정의화 전 국회의장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 대표가 선대위 인선 문제를 걱정하기에 윤 후보를 잘 이해하고 원로와 중진들 얘기도 듣고 해서 하나씩 풀어나가라고 조언햇다”고 밝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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