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브리뉴스=안정훈 기자] 지난 7일 대학생들 앞에서 “존경하는 박근혜 대통령이라고 했더니 진짜 존경하는 줄 알더라”라고 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의 발언으로 인해 큰 파장을 불러일으켰다.
이 후보의 발언에 국민의힘을 비롯한 야권에서는 ‘문재인 존중한다 했더니 진짜 존중하는 줄 알더라’, ‘조국 사과한다 했더니 진짜 사과한 줄 알더라’라는 등의 패러디를 내기도 했다.
이러한 논란 중에도 이 후보는 TK 유세에서 전두환 전 대통령의 공과를 논했다. 3저 호황으로 대표되는 전두환 정권의 경제성장을 인정해야 한다는 게 그의 주장이었다. 해당 발언에 야권은 전 전 대통령을 옹호했다는 대변인 성명을 발표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 후보의 말은 하루도 지나지 않아 반전됐다. 그는 해명에서 전 전 대통령에 대해 “용서하거나 용인할 수 있는 사람이라 생각지 않는다”고 비하했다. 다만 “최근 나오는 논의들을 보면 너무 진영논리에 빠져있는, 사실 자체를 부정하는 경향이 있다는 생각을 했다”며 기존 입장을 견지했다.
“살인강도도 살인강도를 했다는 사실만 빼면 좋은 사람일 수 있다”며 윤 후보의 전 전 대통령 발언을 비판했던 그가 한 달도 지나자 않았는데 역대 대통령 평가를 진영논리로 해서는 안된다고 주장한 것이다.
남겨진 사실은 윤 후보 때는 조롱을 했던 이 후보가 대구에서는 전 전 대통령의 공치사를 했다는 것과 호남에서는 전 전 대통령의 비석을 밟았으면서 영남에서는 경제성장과 물가안정에 대한 정치력을 인정했다는 것이다.
두 사실의 차이는 ‘한 달 새에 말을 바꾸거나’, ‘두 지역을 오가며 말을 바꾸거나’ 뿐이다. 시간을 두고 말을 바꿨거나, 지역에 따라 말을 바꿨거나. 어느 쪽이든 말을 바꿨다는 사실은 변치 않는다.
일각에서는 이 후보가 표심에 따라 말, 혹은 입장을 바꾸는 사람이라고 주장한다. 당장 진중권 전 동양대학교 교수는 “카멜레온의 상수가 ‘생존’이듯 이재명의 상수는 ‘이해관계’다. 득표에 도움이 되면 무슨 말이라도 해줄 준비가 되어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 후보는 제 발언을 고집할 수도 철회할 수도 없게 됐다. 발언을 고집하자니 한 달 새 입장이 바뀐 셈이며, 철회하자니 매표성 발언임을 인정하는 셈이기 때문이다.
남은 것은 소신이 바뀐 건지, 매표성 발언이었는지 중 하나를 인정하는 것뿐이다. 상황과 이슈에 따라 발언하던 이 후보가 자가당착에 빠진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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