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브리뉴스=김영찬 기자]경북 고령군에서 1500여 년 전 대가야 제의시설이 발견됐다.
문화재청은 고령군이 추진하고 있는 ‘고령 연조리 고분군(제1·2호분) 발굴조사’에서 대가야의 제의시설이 발견돼 오는 16일 발굴현장을 공개한다고 15일 밝혔다.
발굴 현장은 경북 고령군 대가야읍 중화리 산7-11번지 일원이다.
문화재청에 따르면 사적인 고령 주산성 구역에 있는 고령 연조리 고분군은 5~6세기에 조성됐다. 주산성을 중심으로 남쪽에 자리하는 고령 지산동 고분군의 하위 고분군으로 봉토분 65기와 300여 기의 석곽묘가 분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 7월19일부터 시작된 발굴조사에서 기존에 고분으로 알려진 제1호분은 고분이 아니라 대가야의 제의시설임을 확인했다. 현재 추가 사실 확인을 위해 제의시설과 관련된 배례공간에 대한 추가 시굴조사를 하고 있다.
제의시설은 외곽에 돌을 쌓고 안쪽에는 흙을 채워 만든 토석제단의 구조다. 아랫단은 원형, 윗단은 정사각형(정방형)의 형태다.
남은 시설의 전체 규모는 지름 10m, 높이 1~1.4m 정도다. 아랫단은 지름 10m 정도의 평면 원형으로 북쪽과 서쪽의 일부만 비교적 큰 깬돌(할석)을 바깥으로 면을 맞추어 안정되게 남아있다.
토석제단의 내방외원 형태는 기본적으로 천원지방(하늘은 둥글고 땅은 모남)의 우주관에서 비롯되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문화재청은 설명했다.
제의시설은 출토된 유물의 특징과 속성으로 보아 6세기 전엽에 조성됐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남쪽으로 토석제단을 파괴하고 조성된 6세기 후엽으로 추정되는 석실의 존재로 보아 신라병합 후 그 기능이 없어진 것으로 보인다.
윗단의 북쪽 기단부 아래에는 사각의 구덩이(수혈) 1기가 확인됐다. 내부에는 목탄과 소토(태운 흙)를 포함한 점토가 채워져 있었다. 수습된 목탄의 방사성탄소연대측정 결과, 기원후 400~440년 사이, 즉 5세기 전엽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이 구덩이는 상부에 조성된 토석제단 설치 이전에 사용되던 비슷한 성격의 제의시설일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이번에 발견된 연조리 제의시설은 상태가 양호한 편은 아니지만, 대가야를 포함한 가야문화권에서 처음 확인된 제의시설로 문헌에 기록되지 않은 대가야국의 국가제사의 존재를 실증적으로 증명해 주는 중요 자료로 가치가 높다”고 말했다.
이어 “대가야 왕도의 중심고분군인 고령 지산동 고분군과 관련된 제사 시설로 추정되는 지점도 확인돼 대가야 국가제사의 실체를 밝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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