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골목마다 ‘코스트코 입점 반대’…고척근린시장 무슨 일
[현장] 골목마다 ‘코스트코 입점 반대’…고척근린시장 무슨 일
  • 안정훈 기자
  • 승인 2021.12.17 14: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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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브리뉴스=안정훈 기자] 서울 구로구 고척동의 고척근린시장이 들썩이고 있다. 파는 품목이 각각 다름에도 상당수 가게는 공통된 현수막을 걸었다. ‘코스트코 입점 결사반대’가 그것이다.

17일 서울 구로구 고척근린시장에 코스트코 입점 반대 현수막에 걸려있다. 사진=안정훈 기자
17일 서울 구로구 고척근린시장에 코스트코 입점 반대 현수막에 걸려있다. 사진=안정훈 기자

코스트코와 아이파크몰은 서울 구로구의 구 서울 남부교정시설(영등포교도소) 부지에 내년부터 입점할 예정이다. 그러나 인근 전통시장 5곳의 상인들이 생존권을 이유로 이에 반대하고 있다.

17일 고척근린시장에서 정육점을 운영하는 A씨는 인근인 개봉동 인근에 코스트코와 아이파크몰 등 대형유통업체가 들어서는 것에 대해 “상인의 90%가 반대 시위에 나갔다”고 밝혔다. 앞서 고척근린시장과 인근 시장 상인들은 지난 14일 구로 개봉동의 아이파크 공사현장 앞에서 집회를 연 바 있다.

당시 집회에는 구로구와 서울 양천구, 경기 광명시의 시장 상인들까지 모였다. 두 대형유통업체가 입점할 경우 구로구는 물론 인접지역의 생존권까지 위협할 거라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이들은 이날 오후 구로구청을 방문해 이성 구청장을 만나려 했으나 불발됐다.

앞서 고척 아이파크 개발을 주관하는 HDC현대산업개발 측은 대규모 점포가 들어설 시 기존 상권에 얼마나 영향을 끼칠지를 분석하는 ‘상권영향평가’를 낸 적이 있다. 그러나 상인들은 해당 평가가 현실과 동떨어졌다는 이유로 내용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대규모점포 입점 저지 비상대책위 상임대표를 맡은 전형일 고척근린시장 상인회 회장은 17일 “현 상태로는 협상이 불가하며 대형유통업체의 입점 자체를 반대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기존 평가서에 따르면 대형유통업체가 들어서도 (기존 시장 상권에) 큰 영향이 없을 거라는데, 그게 가능한 소리인가”라고 주장했다. 비대위는 구청 측에 신뢰할 수 있는 제3기관에서 상권영향평가를 다시 시행하길 요구한 상태다.

14일 오전 서울 구로구 고척아이파크 건설현장 앞에서 서울 구로·양천구와 경기 광명시 소상공인들이 모여 코스트코 및 아이파크몰의 입점 반대 시위를 열었다. 사진=안정훈 기자
14일 오전 서울 구로구 고척아이파크 건설현장 앞에서 서울 구로·양천구와 경기 광명시 소상공인들이 모여 코스트코 및 아이파크몰의 입점 반대 시위를 열었다. 사진=안정훈 기자

구로구는 현재 해당 계획에 대해 유보적인 입장이다. 지난 15일 구로구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는 상권영향평가서 전문기관 작성 의뢰 사업을 신규사업으로 포함했다. 그러나 구로구 관계자는 “예산 반영은 됐다. 그러나 내년도 예산이다. 당장 할 수는 없다”며 “검토해 봐야하는 상황”이라고 했다.

관계자는 “법적 절차에 하자는 없는지, 주민의견은 어떤지를 종합해봐야 한다”며 “생각이 다른 분들도 계신 만큼 저희가 쉽게 말씀드리기 어렵다”고 했다.

전 회장은 “상생, 협상이라는데 그런 게 없다. 우리 요구는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라며 “우리로서도 입장이 강경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원천적인 반대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대형유통업체 입점은 구로구뿐만 아니라 인근 지자체까지 확산되는 상황이다. 광명시의회는 지난 13일 성명을 내고 “소상공인 생존권을 나락으로 내모는 고척동 코스트코-현대아이파크몰 입점을 반대한다”고 발표했다.

성명에서 광명시의회는 “구로구청장은 구로구와 인근인 광명시 전통 상업지역 보존대책도 없이 입점을 밀어붙이고 있다”며 “광명시의회는 골목상권 씨를 말리는 코스트코 입점을 강력히 규탄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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