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유의 당대표 선대위원장 사퇴…원인은 ‘국민의힘 불통’
초유의 당대표 선대위원장 사퇴…원인은 ‘국민의힘 불통’
  • 안정훈 기자
  • 승인 2021.12.22 12: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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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머드급 선대위’ 분열…윤석열 침묵, 김종인이 나설 듯

[에브리뉴스=안정훈 기자] 국민의힘 원로이자 대선주자였던 홍준표 의원은 현 선대위를 세 갈래라고 평가했다.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 그룹과 김한길 새시대위원장 그룹, 그리고 속칭 ‘파리떼’다.

‘파리떼’는 국민의힘 선대위가 구성되기 전부터 거론되온 무리다.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이 야인이던 때부터 이준석 대표와 함께 경계한 게 파리떼였다.

홍 의원과 이 대표, 그리고 김 위원장이 공통되게 지적하는 파리떼는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의 측근을 지칭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 대표와 김 위원장은 처음 파리떼를 거론했을 때부터 윤 후보의 측근 정리를 요구했고, 홍 의원은 직접적으로 “윤석열 캠프에는 파리떼가 들끓는다”고 표현했다.

윤핵관, 윤석열-선대위 사이 의견 조율 막았나

김종인 국민의힘 총괄선대위원장이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 출근했다. 김 위원장은 국민의힘 선대위에 들어오기 전부터 윤 후보의 측근 정리를 주문한 바 있다. 사진제휴=뉴스1
김종인 국민의힘 총괄선대위원장이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 출근했다. 김 위원장은 국민의힘 선대위에 들어오기 전부터 윤 후보의 측근 정리를 주문한 바 있다. 사진제휴=뉴스1

이런 가운데 이 대표는 언론에 보도되는 ‘윤석열 핵심 관계자’ 즉, 윤핵관을 연일 비판했다. 당내 잡음을 유발한다는 게 그 이유였다. 윤핵관과의 갈등에 이 대표는 당무를 내려놓고 지방 순회를 다니기도 했다.

이후 울산 회동과 김 총괄선대위원장 영입으로 갈등이 봉합되는 듯했으나, 윤핵관 갈등은 계속됐다. 권성동 사무총장은 22일 “윤핵관이 누구냐”며 존재를 부정했다. 그는 “윤핵관이라는 게 뭘 의미하는지, 실체는 있는 건지, 정확한 건지 답하기 부적절하다”고도 했다.

그러나 이 대표는 윤핵관의 존재를 인식하는 모양새다. 그는 전일 상임선대위원장 사퇴 기자회견을 열었는데, 그 자리에서 “이때다 싶어 양비론으로 한 마디 던지는 윤핵관을 보며 ‘어쩌면 이런 모습이 선거기간 내내 반복될 것’이라는 비통한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이 대표의 이러한 발언은 장제원 의원을 두고 말한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백의종군을 선언한 장 의원은 지난 21일 이 대표와 조수진 최고위원 모두 잘못이 있다는 취지의 SNS 글을 썼다. 양비론을 내건 셈이다. 이 대표는 지난 1일 잠행 중 장 의원의 사무실을 찾아가는 등 시위를 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윤핵관이 당 선대위와 윤 후보 사이의 소통을 막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 대표의 측근인 김철근 당 대표 정무실장은 22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조수진 최고위원의 하극상이 윤 후보에게 보고가 제대로 안 됐다고 봤다. 

김 실장은 “윤 후보가 직접 돌아가는 상황에 대해 상세한 보고를 받지 못하고 편향된 주장이나, 이런 것들을 많이 가미돼서 보고받는다면 ‘그게 정당 민주주의 아니냐’ 이렇게 발언할 수 있다”고 했다. 이 대표와 조 최고위원의 갈등에 “그게 정당 민주주의”라며 심드렁한 반응을 보인 것이 보고 전달 과정에서의 문제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선대위 불통, 해소되지 않았다…윤석열 해결 능력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 출근했다. 사진제휴=뉴스1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 출근했다. 사진제휴=뉴스1

실제로 당 지도부 간 불통 문제는 선대위 구성 전부터 쌓인 고름이다. 이 대표가 이달초 잠행을 한 것도 당내 불통이 원인이었다. 당시 이 대표는 본인 일정을 전달받지 못하고 언론을 통해 전해들었다고 직접 불만을 내비치기도 했다.

이런 문제는 현재까지도 이어지는 상황이다. 일례로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은 새시대준비위원회가 신지예 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 대표를 영입한 것에 대해 CBS라디오 ‘한판승부’에서 “발표 후에 알았다”고 말했다. 인사 영입을 선대위 총책임자가 몰랐다는 것이다.

이같은 사태의 반복은 홍 의원의 주장에 무게를 실어준다. 당 선대위가 여러 갈래로 쪼개져 있다는 것이다.

결국 당 대표의 선대위원장직 사퇴라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불통 문제가 가속화되는 모양새다.

당내 갈등이 가열되고 분열되는 상황에서 윤 후보의 책임과 역할이 도마에 올랐다. 선대위가 후보 중심으로 가는 만큼, 키를 쥐는 것도 후보여야 한다는 지적이다.

그러나 윤 후보는 전권을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에게 넘겼다. 윤 후보는 22일 여의도 당사에서 김 위원장과 비공개 회담을 가진 후 “선대위가 좀 더 효율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김종인 위원장께서 총괄선대위원장으로서 좀 그립을 더 강하게 잡고 하시겠다고 하고, 저도 그렇게 좀 해달라고 말씀을 드렸다”고 밝혔다. 이 대표의 사퇴가 윤 후보가 아닌 김 위원장에 힘이 실어준 셈이다.

한편, 김 위원장은 전일 라디오 방송에서 선대위 구성을 항공모함에 비유하며 규모를 지적했다.

이 방송에서 김 위원장이 “선대위 운영에 방해되는 인사는 앞으로 과감하게 조치할 수밖에 없다”며 사실상 인적쇄신을 예고한 만큼, 선대위 구성에도 대폭 변화가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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