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브리뉴스=안정훈 기자]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무속인’ 논란에 휩쓸린 가운데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예전에 모 대통령이 되신 분과 많은 대선후보들은 대통령이 되려고 조상 묘까지 이전했다”고 반박하고 나섰다.
앞서 이 대표는 뉴스토마토 유튜브 생방송 ‘노영희의 뉴스in사이다’에 출연해 윤 후보가 무속신앙에 심취했다는 의혹에 “박근혜 전 대통령 때 트라우마가 있어서 국민들이 여기에 관심이 더 있는 것 같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조상 묘를 이전한 대통령을 맞았다고 해서 그분이 실패한 대통령이라고 규정하지 않는다”며 비슷한 사례의 대선후보들을 거론했다. 그럼 비슷한 사례의 대선후보는 누가 있을까.
대선 세 번 실패한 DJ, 이장 후 당선
이장한 후 가시적인 성과를 본 사람은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이다. 김 전 대통령은 지난 7대(1971년), 13대(1987년), 14대(1992년) 대선에서 모두 낙선했다.
김 전 대통령은 1995년 전남 신안군 하의도의 아버지 묘와 경기 포천 천주교공원묘지의 어머니 묘를 경기 용인시 묘봉리산에 합장했다. 당시 김 전 대통령 부친의 묘를 잡아준 것은 풍수지리가 손석우 씨였다.
이회창·김종필…충남 예산 신양면으로
한나라당 이회창 총재는 제16대 대선(2002년) 낙선한 뒤 2004년 충남 예산군의 부친 묘를 신양면 녹문리의 야산으로 옮겼다. 이후 2007년에는 신양면 산성리의 조부와 증조 등 직계 조상 묘 10기를 인근 산으로 옮겼다.
고 김종필 전 자민련 총재도 2001년 충남 예산군 신양면에 부모 묘소를 이장했다. 당시 김 전 총재는 묘소를 옮기는 과정에 산림을 훼손해 시민단체와 마찰을 빚기도 했다.
미신, 정치계 약점으로 자리잡아
이처럼 대선후보들 사이에서 암묵적으로 인정됐던 미신이 근래에는 금기로 변질됐다. 이는 박근혜 전 대통령 정부의 국정농단 사태로 인한 범국민적 트라우마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윤 후보는 지난해 국민의힘 대선 경선 토론때도 손바닥에 ‘왕(王)’자를 써놓고 임했다가 미신 논란에 휩쓸린 적이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는 지난 17일 윤 후보가 논란에 휩쓸린 것에 대해 “국정에는 운수에 의존하는 무속, 또는 미신이 결코 작동해서는 안 된다”고 강하게 비판하기도 했다. 미신을 대하는 정계의 태도가 과거와 바뀌었다는 방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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