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중정서 강한 2030, 미디어 콘텐츠 영향 컸다
반중정서 강한 2030, 미디어 콘텐츠 영향 컸다
  • 안정훈 기자
  • 승인 2022.02.09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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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툰, 드라마, 아이돌 팬덤, 게임…보이지 않는 ‘한중 전쟁’
거부하기에 너무 큰 시장…“전략적 파트너쉽으로 갈 수밖에”

[에브리뉴스=안정훈 기자] “현 정부가 굉장히 중국 편향적 정책을 섰지만 한국 국민들, 특히 청년 대부분은 중국을 싫어한다.”

지난해 말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한 발언이다. 이를 두고 여야는 친중과 반중이라는 주제로 갈등을 빚었다. 이는 윤 후보의 ‘북한 선제타격’ 발언에 더해 사드 추가배치 논란으로 이어졌다.

베이징 올림픽으로 이슈 된 ‘반중’, 2030은 해묵은 논쟁이다

지난 4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막식에서 한복을 입은 여성이 등장했다. 사진제휴=뉴스1
지난 4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막식에서 한복을 입은 여성이 등장했다. 사진제휴=뉴스1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쇼트트랙에서의 판정 논란으로 반중 정서가 새로운 화두로 떠올랐다. 정치권에서도 대선주자들이 한목소리로 판정에 불만을 드러낼 만큼 흐름이 강세다.

그러나 베이징 올림픽에서 중국과 한국이 갈등을 빚은 건 이게 처음이 아니다. 불과 며칠 전인 개막식(4일)에서도 논란은 있었다. 중국 소수민족 대표가 한복에 댕기머리 차림으로 오성홍기를 들고 나온 탓이다.

이를 두고 중국에서는 중국의 전통의상인 ‘한푸’라고 주장하고 있으며, 한국에서는 문화침탈로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청년층의 시각에서 이번 한복 논란이나 판정 논란은 새삼스러운 일이 아니다. 이들은 이전부터 비슷한 한중 간의 논란을 온라인에서 체감해 왔다. ‘한푸 논란’만 해도 청년세대들은 이미 겪어본 사안이다. 중국 게임 개발사 페이퍼게임즈가 운영했던 ‘샤이닝니키’ 게임 사태가 바로 그것이다.

‘샤이닝니키’는 우리나라에서 서비스된 중국 게임으로 국내 유명 성우를 섭외하고 대대적 마케팅을 진행했다. 지난 2020년에는 새 의상이라며 한복을 추가했는데, 중국 네티즌들이 ‘자국 고유 의상인 한푸를 한국 전통의상이라고 했다’며 반발했다. 이에 페이퍼게임즈 측은 “우리 회사의 입장은 늘 조국의 입장과 일치한다”고 밝혔고, 이번엔 국내 네티즌들이 반발했다. 논란이 계속되자 페이퍼게임즈는 ‘샤이닝니키’의 한국 서비스를 종료해버렸다.

한국 대표 아이돌인 방탄소년단(BTS)도 한중관계로 곤혹을 치른 바 있다. BTS가 대한상공회의소의 ‘밴 플리트 상’을 받았을 때 한 수상소감 때문이다.

당시 BTS의 멤버 RM은 “한미관계 증진에 뛰어난 공헌을 한 사람들에게 수여되는 밴 플리트 상을 받게 되어 매우 영광”이라고 했다. 또 “수많은 남성과 여성이 겪은 고통의 역사를 양국이 함께 나누며 항상 기억할 것”이라며 “우리가 살았던 70년이 지난 세상은 이전보다 훨씬 가깝다. 글로벌 커뮤니티의 일환으로서 함께 좀 더 행복할 수 있도록 더 깊은 이해와 연대를 이어가겠다”고 했다.

이에 중국 네티즌들은 “BTS가 미제와 싸운 중공군을 모욕했다”며 중국을 비난했다. 국내 네티즌들은 “한국인이 그럼 중공군에 감사하다고 해야 하나”며 반발했다.

그 이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면 걸그룹 ‘트와이스’의 멤버 쯔위가 2015년 TV 예능방송에서 대만 국기를 흔들었다가 사과한 사례가 있다. 방송 중 누워서 태극기와 대만 국기를 흔들었는데 중국 네티즌들이 ‘하나의 중국을 인정하지 않는다’며 비난한 사태다. 이 사태로 결국 쯔위 본인과 소속사 JYP엔터테인먼트는 중국인들을 위한 사과문 및 사과문을 올려야 했고, 국내외적으로도 이슈가 됐다.

이 외에도 사드 배치 이후 한류의 중국 활동을 제한한 ‘한한령’, 김치가 자국 전통음식 ‘파오차이’라고 주장하는 김치 논란, 노래나 예능방송 및 드라마의 표절 사례 등이 있다. 특히 노래나 방송, 드라마 등은 중장년층보다 청년세대와 더 밀접한 미디어 콘텐츠로, 청년 세대에게는 중국의 문화 침탈이 보다 실질적으로 느껴지는 까닭이다.

마냥 미워하기에 너무 큰 시장

황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지난 5일 중국 베이징 국가올림픽 스포츠센터에서 거우중원 중국 국가체육총국 국장과 면담하고 있다. 사진제공=문화체육관광부
황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지난 5일 중국 베이징 국가올림픽 스포츠센터에서 거우중원 중국 국가체육총국 국장과 면담하고 있다. 사진제공=문화체육관광부

지난 8일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베이징 올림픽 편파판정 이의제기를 정부에서 직접 나서달라”는 청원이 올라왔다. 비슷한 관련 청원이 10개 이상 올라오는 등 정부의 적극적인 대응을 요구하는 상황이다.

이번 쇼트트랙 사태 이전인 한복 논란 때 우리나라 정부는 직접적인 대응에 나서지 않았다. 황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5일 “소수민족으로 표현된 것에 유감이지만 공식 항의를 할 계획은 없다”고 했다.

지속적 논란에도 불구하고 중국에 미온적인 태도를 취하는 입장은 중국이 여전히 큰 시장이기 때문이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올해 1월 수출액이 553억2000만달러라고 밝혔는데, 이중 중국은 13.1%를 차지한다.

이는 콘텐츠 시장에서도 마찬가지다. 웹툰 사업 종사자인 황씨(31)는 “중국 콘텐츠 사업은 불법유통과 시장 규제 문제가 원활하게 해결되지 않고 있다”면서도 “그 지점만 해결되면 폭발적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계속해서 주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다 차치하고 그 인구수 자체를 무시할 수 없다. 그 시장성을 무시하기 어렵다”면서 “장기적으로는 전략적 파트너쉽으로 갈 수밖에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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