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윤석열 지원 약속…숙적에서 동지로
유승민 윤석열 지원 약속…숙적에서 동지로
  • 안정훈 기자
  • 승인 2022.02.17 18: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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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출 후 3개월…대선 3주 앞두고 경선 후보 ‘원 팀’ 완성
윤 후보 경선부터 ‘김건희 통화’ 발언서까지 ‘최대 숙적’
이재명 “가장 어려운 상대 유승민”…최근 與 러브콜도

[에브리뉴스=안정훈 기자]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 중 유일하게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에 합류하지 않았던 유승민 전 의원이 17일 “직책, 조건 없이 윤석열 후보를 돕겠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대선 경선 이후 3개월여 만이자 대선을 3주 앞둔 시점이다.

유 전 의원은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의 카페 ‘하우스’에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와 만나 “정권교체를 위해 백의종군하며 협력하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아울러 윤 후보의 서울 종로 유세에도 참석하겠다고 했다.

윤 후보는 유 전 의원을 “우리 당의 원로이자 소중한 자산이고 당내 최고 경제전문가”라며 “선거 승리뿐만 아니라 향후 성공한 정부가 되기 위해 모든 지원과 격려를 아끼지 않겠다는 말씀에 힘을 얻었다”며 기뻐했다.

유승민, 경선 때부터 윤석열의 ‘최대 숙적’

유승민 전 의원이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와 17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의 카페 '하우스'에서 만나 인사하고 있다. 사진제휴=뉴스1
유승민 전 의원이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와 17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의 카페 '하우스'에서 만나 인사하고 있다. 사진제휴=뉴스1

유 전 의원과 윤 후보가 만난 것은 지난해 11월 5일 윤 후보가 대선후보로 선출된 후 3개월여 만이다. 이후 원희룡 전 제주도지사나 홍준표 의원 등이 속속들이 선거대책본부에 합류했으나, 유 전 의원은 잠행을 이어갔다.

유 전 의원은 국민의힘 대선 경선 당시 윤 후보에게 연일 비판적인 입장을 취했다. 윤 후보가 전두환 전 대통령 관련 발언을 했을 때 유 전 의원은 “후보 본인의 망언과 캠프의 계속되는 비하행위, 이쯤 되면 단순한 실수가 아니라 의도적 지역혐오”라고 비판했다.

윤 후보가 ‘윤석열의 비전’을 발표했을 때도 “변변한 정책공약도 없던 후보가 시험 앞두고 벼락치기 하듯 참모가 써준 대로 페이스북에 올리는 모습도 안쓰럽지만 거기에 빠짐없이 저를 깎아내리는 게 우습다”며 “비전 발표 하고 싶으면 자기 비전이나 발표할 것이지 왜 상대를 허위로 비방하나”고 비난하기도 했다.

윤 후보의 배우자 김건희씨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이나 장모의 통장잔액 위조 의혹 등에 대해서도 “본인과 부인, 장모 사건부터 챙기시고 1일 1망언 끊고 정책 공부 좀 하시라”고 하기도 했다.

국민의힘 대선후보 선출일 직전에는 유 전 의원 측 지지자가 윤석열 후보 측 지지자로부터 폭행당하는 일이 발생해 유 전 의원이 공개사과를 요구하기도 했다. 그러나 사과를 받지 못하면서 유 전 의원은 이에 대해 서운함을 드러내기도 했다.

홍준표도 합류했는데…마지막까지 거리 뒀던 유승민

지난해 10월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였던 유승민 전 의원과 윤석열 후보가 부산 수영구 부산MBC에서 열린 국민의힘 부산·울산·경남 합동토론회에서 만나 인사하고 있다. 사진제휴=뉴스1
지난해 10월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였던 유승민 전 의원과 윤석열 후보가 부산 수영구 부산MBC에서 열린 국민의힘 부산·울산·경남 합동토론회에서 만나 인사하고 있다. 사진제휴=뉴스1

경선 이후부터 윤 후보와 척을 진 인물은 홍준표 의원이었다. 홍 의원은 자신의 청년 플랫폼 ‘청년의꿈’을 통해 수차례 윤 후보를 비판한 바 있다. 그러나 홍 의원은 지난달 29일 “정권교체 대의를 위해 지난번 윤 후보와 회동할 때 참여하기로 약속한 중앙선대위(선거대책본부) 상임고문직을 수락한다”며 입장을 바꿨다.

그때까지도 유 전 의원은 침묵을 계속했다. 이례적으로 유 전 의원이 입장을 밝혔던 때는 지난 1월 윤 후보의 배우자 김건희씨의 통화 녹취록이 공개됐을 때다. 당시 녹취록에 따르면 김씨는 유 전 의원과 홍 의원에 대해 “모두 굿을 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유 전 의원은 침묵을 깨고 “모두 허위 날조”라고 해명했다. 그는 “저는 굿을 한 적이 없다. 고발사주를 공작한 적이 없다”며 “언급할 가치도 없지만 사실 관계를 분명히 밝힌다”고 했다.

이같은 논란에 윤 후보는 “녹취록에 의해 마음이 불편하신 분, 상처받은 분에 대해 저도 국민 입장에서 늘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사과했다.

침묵 지키던 유승민 깨운 건 민주당…‘공약 인용+러브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17일 서울 마포구 대한민국재향경우회를 방문해 인사하고 있다. 사진제휴=뉴스1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17일 서울 마포구 대한민국재향경우회를 방문해 인사하고 있다. 사진제휴=뉴스1

이날 유 전 의원은 3개월 만의 잠행을 깨게 된 결정적 계기로 “선거운동이 시작되니 또 이상한 소리도 들리고, 혹시라도 윤 후보가 걱정하실지도 모르고 해서 명확하게 재확인하는 게 도리라 생각했다”고 밝혔다.

유 전 의원이 말한 ‘이상한 소리’는 최근 더불어민주당 내 의원들이 유 전 의원에 대해 거론한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 15일 민주당의 정성호 선대위 총괄특보단장은 “윤 전 의원 같은 분들은 굉장히 능력 있지 않나”며 차기 이재명 정부에 모실 수 있다고 시사한 바 있다. 박광온 민주당 선대위 공보단장도 16일 “유 전 의원의 원대한 포부는 우리나라가 21세기에 가야 할 방향”이라고 극찬하며 러브콜을 보냈다.

민주당에서 유 전 의원에 대한 관심을 보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특히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는 유 전 의원의 사회 일자리 100만개 신설 공약에 대해 “훌륭한 정책안”이라 극찬하며 이를 수용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김의겸 열린민주당 의원에 따르면 이 후보가 고른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 중 가장 까다로운 상대도 유 전 의원이었다. 김 의원은 지난달 5일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이 후보가) 윤 후보가 제일 쉽고 두 번째가 홍준표 후보, 그리고 유승민 후보가 가장 까다롭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당시 김 의원은 “이 후보가 정식으로, 체계적으로 제도권 내에서 경제학 교육을 받은 건 아니지 않나”며 유 전 의원의 경제 전문성을 우려했다. 그는 “(이 후보가 윤 후보를 상대하면) 자신의 능력이 상대적으로 빛을 발휘하기에 어려운 조건”이라며 “그런 생각에서 유 전 의원을 까다롭다고 표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이러한 평가는 유 전 의원이 이날 윤 후보를 만나기로 하면서 뒤바뀌었다. 윤건영 민주당 선대위 정무실장은 이날 오전 윤 후보와 유 전 의원의 회담에 대해 “중도 확장성을 가진 유 전 의원이 선거 20여일 남은 시점에 등장하는 건 너무 늦었다”며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또 민주당 내에서 유 전 의원을 통합내각 인사 대상으로 거론한 것에 대해서도 “좌우 정파, 세대,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훌륭한 인재면 위기극복 내각에 참여할 수 있다는 원론적 차원의 얘기”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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