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브리뉴스=안정훈 기자] 4선 국회의원인 최재성 전 청와대 정무수석이 6일 정계은퇴를 선언했다. 최 전 수석은 문재인 정부 제4대 정무수석비서관이었으며, 민주당 내에서는 김영춘 전 해양수산부 장관과 함께 대표적인 86세대였다.
최 전 수석은 이날 오전 페이스북을 통해 “근 20년간 정치를 해왔다. 학생운동을 하던 시절 정의로운 세상을 만들고 싶었다. 우리 사회와 국민을 위해 제가 해야 할 시대적 소명이 있다고 믿었다”며 “그 믿음을 실천하겠다는 포부로 정치에 뛰어들었다”고 정치 입문 계기를 설명했다.
또 “첫 출마를 하던 20년 전 마음을 돌이켰다. 제 소명이 욕심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지금까지 뭡게 걸어지고 온 제 소명을 이제 내려놓기로 했다. 새로운 시대는 새로운 소명이 필요하다”며 은퇴 사유를 설명했다.
최 전 수석은 “정치인은 단언을 꺼려한다. 마지막 여지를 남겨두는 게 정치하는데 필요하기 때문”이라며 “단언컨대 저는 이제 정치인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이어 “윤석열 정부의 앞날을 시나리오로도 쓸 수 있을 것 같다. 이재명 후보의 앞날을 지도로도 그릴 수 있을 것 같다. 민주당의 어려움도 눈에 펼쳐진다”고 덧붙였다.
이번 최 전 수석의 정계 은퇴로 ‘86 용퇴론’이 탄력받을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지난 3월 대선에서의 석패 후 더불어민주당 내에서는 용퇴론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용퇴론이 힘이 실린 계기는 당의 수장이던 송영길 전 대표의 과거 기자회견이다. 그는 정치개혁을 약속하면서 “586세대가 기득권이 됐다는 당내외 비판의 목소리가 있다”며 “저부터 내려놓겟다. 다음 총선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다음 총선이란 오는 2024년 4월이다.
송 전 대표의 기자회견 이후 실제로 우상호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했으며, 최근 김영춘 전 해양수산부 장관이 정계은퇴를 선언했다.
‘총선 불출마’ 선언해놓고…빛바랜 개혁 목소리
이날 오전 더불어민주당 정당혁신추진위는 지방의회의원 동일지역구 3선 연임 초과제한, 세대균형 공천, 지도부 선출방식 개편 등 네 번째 혁신안을 발표했다. 그러나 ‘빛바랜 개혁’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정치개혁을 선도한 송 전 대표의 서울시장 출마가 점쳐지는 상황 때문이다.
86 용퇴론을 인정하고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송 전 대표가 지방선거 출마가 점쳐지면서 당내에서도 비판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김민석 의원은 송 전 대표를 향해 “하산 신호를 내린 기수가 나 홀로 등산을 선언한다”고 직격하기도 했다. 은퇴를 선언한 이들의 취지와 어긋난 행보이기 때문이다.
이날 은퇴를 선언한 최 전 수석은 “새로운 시대는 새 소명이 필요하다”고 이유를 밝혔으며, 김 전 장관도 은퇴선언 때 “민주주의, 통일, 기득권 타파 등 거대담론의 시대가 아니라 생활정치의 시대가 됐다”고 한 바 있다.
이는 당내 갈등으로 번지는 모양새다. 민주당 친문계 싱크탱크인 ‘민주주의 4.0’은 이날 오전 입장문을 내고 “대선 패배 책임을 지고 물러났던 송 전 대표의 명분도 가치도 없는 내로남불식 서울시장 출마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한편, 이러한 문제에 대해 윤호중 비대위원장은 지난 5일 YTN라디오에서 “송 대표의 출마는 본인 결심 문제”라며 “지도부는 출마하려는 후보에게 공정한 기회를 주고 그 과정을 통해 선거에서 승리할 수 있는 후보를 공천하도록 과정을 잘 관리하는 게 임무”라고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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