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브리뉴스=기자] 6월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 경기도지사 후보군 중 대선주자급 인지도를 쌓은 유승민 전 의원이 명분에 발목이 잡혔다. 경기도와 인연이 없다는 약점이다.
국민의힘 경기지사 공천신청자 면접이 있는 8일 오전 경기도의 국민의힘 지지자 일부가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 앞에 모여 유 전 의원의 사퇴를 촉구했다. 경기도와 아무런 인연이 없는 후보가 대선을 노리고 지방선거에 나서는 게 아니냐는 비판이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여한 시민 A씨는 “특정 후보를 지지해서 올라온 게 아니다. 유 전 의원이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라며 “경기도의 발전을 위해 온 것이라고 생각되지 않는다”고 기자회견 참여 이유를 밝혔다.
기자회견에서 대한민국 바른사회 시민연대 대표는 유 전 의원이 지난 5일 기자간담회에서 ‘위장전입 의혹’에 “찔린다”고 한 점을 문제 삼았다. 그는 “위장전입은 법에서 명시적으로 금지한 당연한 위법행위”라며 “어떤 목적으로든 위장전입을 하면 처벌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대구로 돌아가야 한다”, “경기도민은 분노한다”, “경기도가 철새도래지냐”는 등의 구호를 외치며 유 전 의원의 지사직 포기를 촉구했다.
‘무연고’ 약점, 당내 경쟁자들도 비판
이러한 지역과의 연고가 없는 점은 당내 경쟁자에게도 공격받는 요소로 작용되고 있다.
심재철 전 국회부의장은 이날 오전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경기도는 뜨내기나 이방인, 또는 정치초년생이 섣불리 이끌 수 있는 곳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뜨내기나 이방인은 유 전 의원을 염두한 것이고, 정치초년생은 초선인 김은혜 의원을 두고 한 말로 풀이된다.
심 전 부의장은 특히 유 전 의원에 대해 “지방선거는 대선과 달리 지방선거에 주소를 두도록 하고 있다. 그만큼 지방에 얼마나 연고를 갖고 있고, 애정을 갖고 있느냐는 걸 따지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전혀 그런 게 없이 벼락치기로 경기도에 왔다는 것, 그리고 대선 패배 후 정계은퇴를 결심했다고 하다가 갑자기 바꿔서 경기도에 온다는 것, 어느 누구도 자연스러워 보이지 않는다”며 “그래서 뜨내기일 수밖에”라고 비판했다.
김은혜 의원 역시 전날 CBS라디오방송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유 전 의원을 두고 “적어도 도지사를 하겠다면 경기도가 안고 있는 문제가 뭔지, 어떻게 해결할 건지, 최소한 고민이 그동안에 있었어야 하는 게 정상”이라고 공격했다.
김 의원은 “선거에 나오기 전 김은혜에게는 경기도 고민이 있었고 유 전 의원은 정계 은퇴에 대한 고민이 있었다”며 “이 미묘한 차이가 저는 이번 경선과, 나아가 본선에서도 상당히 다른 결과를 만들어 낼 것(이라고 본다)”고 판단했다.
한편, 유 전 의원은 국민의힘 내에서 중도층으로부터 지지를 받는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그러나 지역 연고가 약점으로 지적되는 만큼 이를 상쇄할 만한 추가적인 전략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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