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햇수로 3년, 더 못 참겠다” 세 번째 맞은 ‘코로나 봄’
[르포] “햇수로 3년, 더 못 참겠다” 세 번째 맞은 ‘코로나 봄’
  • 안정훈 기자
  • 승인 2022.04.11 16: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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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마스크 해제 포함 거리두기 전체 고민...일부서는 “불안” 의견도

[에브리뉴스=안정훈 기자] 지난 9일 벚꽃이 만개한 서울 여의도 국회에 시민들이 쏠렸다. 코로나19가 창궐한 이래 폐쇄됐던 벚꽃 명소 여의도 윤중로가 개방했기 때문이다.

연인 혹은 가족 단위로 윤중로를 찾은 시민들은 여의도순복음교회서부터 윤중로 끝까지 길게 늘어진 벚나무를 보고 길을 거닐었다. 일부는 돗자리를 깔거나 벤치에 앉아 한강과 어우러진 벚꽃의 풍경을 즐겼다.

지난 9일 서울 여의도 국회 옆 윤중로에서 시민들이 꽃나들이를 나왔다. 사진=안정훈 기자
지난 9일 서울 여의도 국회 옆 윤중로에서 시민들이 꽃나들이를 나왔다. 사진=안정훈 기자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이 시작한 이후 윤중로는 전면통제, 지난해 일부 통제를 거쳐 올해 전면 개방을 시작했다.

3년 만의 개방에 시민들은 대체로 즐겁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날 오후 벚꽃을 보기 위해 서초구에서 온 황씨(31, 남)는 “벚꽃이 유독 일찍 피고 지는 꽃이니 봐두고 싶었다. 2018년에 오고 2019년엔 안 왔는데, 이렇게 오래 걸려서 오게 될 줄 몰랐다”며 기쁨을 드러냈다.

김씨(32, 남)는 “솔직히 3년이나 참았다. 더 못 참겠다는 생각이 있었다”며 “나오니까 좋다. 이런 날을 병 때문에 그냥 보내는 건 아주 아쉬웠을 것”이라고 하기도 했다.

영업시간도 완화, 술집도 북적북적

같은날 밤 충무로의 번화가도 술집을 찾은 시민들로 북적였다. 지난해 4월 영업시간 제한은 오후 9시~10시였다. 이때는 4차 유행 시기로, 코로나19 확진자는 1000명이 안 됐으나 백신접종 여부 등이 현재보다 미흡해 고강도 거리두기가 계속됐다.

당시 충무로 번화가의 가게 대부분은 9시에 영업을 마감하므로 8시30분 이후부터는 주문이 되지 않았다. 그러나 이날 다수 가게는 밤 11시까지 영업을 계속했다. 그러나 이날은 11시까지 영업하는 등 1~2시간 늘어났다.

충무로에서 술집을 운영하는 김씨(50대, 여)는 “영업시간을 늘린 후 첫 주말이다. 솔직히 얼마나 차이가 있는지는 아직 잘 모르겠다”면서도 “계속 일하다 보면 나아지지 않겠나. 다시 (영업시간이) 줄어드는 것보다는 낫겠지”라고 낙관했다.

감소세라지만 확진자 10만명 넘어…‘불안하다’ 의견 여전

지난 9일 저녁 서울 여의도 국회 옆 윤중로에서 시민들이 벚꽃 핀 야경을 구경하고 있다. 사진=안정훈 기자
지난 9일 저녁 서울 여의도 국회 옆 윤중로에서 시민들이 벚꽃 핀 야경을 구경하고 있다. 사진=안정훈 기자

이날 코로나 신규 확진자는 9만928명으로, 48일 만에 처음으로 10만명 밑으로 내려왔다. 지난 3월 중순에는 30만명을 넘기는 등 폭즈아는 양상이 이어졌으나, 정점을 넘기고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다.

아울러 정부는 이날부터 보건소의 선별진료소와 임시선별검사소에서 무료로 실시하던 신속항원검사를 중단하고, 민간 의료기관 중심 체계로 재편했다. 이에 따라 보건소 선별진료소나 임시선별검사소에서는 ▲60세 이상 고령자 ▲검사가 필요하다는 의사 소견서를 받은 사람 ▲밀접접촉자 등 역학적 관련자 ▲신속항원검사 양성이 나온 사람 등의 우선순위 대상자가 받게 됐다.

나아가 정부는 마스크를 벗는 안도 논의하고 있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11일 오전 비대면 기자설명회에서 “마스크 착용 해제를 비롯해 거리두기 전체를 어떻게 할지에 대한 논의에 착수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다만 일부에서는 여전히 불안하다는 입장이다. 코로나19가 계속되는 상황인 점은 여전하기 때문이다. 이날 오전 신속항원검사에서 양성 판정을 받은 정씨(31, 남)는 “지난 주말 만난 친구들에게 사실을 전하고 검사를 받아보라고 말했다”며 친구들에게 미안한 마음이라고 전했다.

가족이 걱정된다는 의견도 있다. 최근까지 코로나19로 직장을 쉬다가 이날 복직한 탁씨(31, 여)는 “증세가 심해서 1주일을 쉬고 3일을 더 쉬었다. 오늘 아침에도 기침했더니 피가 나왔다”며 “친척 아이가 우리 집에 머무르다 확진 판정을 받았다. 나 자신도 아프지만, 면역력이 상대적으로 적은 아이가 더 걱정”이라고 하소연하기도 했다.

한편, 손 반장은 “앞으로 신규 변이가 언제 어디서 발생해서 어떻게 진행될지는 누구도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치명률이 높고 예방접종 회피 능력과 빠른 전파력을 가진 변이가 발생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대비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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