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최초 시조집 ‘청구영언’ 보물 지정
우리나라 최초 시조집 ‘청구영언’ 보물 지정
  • 김영찬 기자
  • 승인 2022.04.26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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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브리뉴스=김영찬 기자]우리나라 최초의 가곡집(歌曲集)인 ‘청구영언’과 사자 모습을 본뜬 고려 시대 상형청자(像形靑磁), 조선 시대 전적·불교 조각 등 총 5건이 국가지정문화재(보물)로 지정됐다.

문화재청은 1993년 국보 지정된 ‘영주 흑석사 목조아미타여래좌상 및 복장유물’ 중 추가로 발견된 조선 시대 전적 2건을 국가지정문화재(국보)로 추가 지정했다고 26일 밝혔다.

국보 ‘영주 흑석사 목조아미타여래좌상 및 복장유물’(1993년 11월5일 지정)에 추가로 지정된 전적은 ‘감지은니 묘법연화경 권4’와 ‘백지금니 묘법연화경 권5-변상도’ 2건이다. 조선 15세기에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두 작품 모두 목조아미타여래좌상의 복장(腹藏)에서 추가로 발견됐다.

국보 ‘감지은니 묘법연화경 권4’는 이미 지정된 ‘감지은니 묘법연화경’ 권 2·3·5와 서지적 형태가 같고 국보 ‘백지금니 묘법연화경 권5-변상도’ 역시 이미 지정된 ‘백지금니 묘법연화경 권2-변상도’와 형태적으로 같아 같은 시기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보물 ‘청구영언’ 본문 첫곡. 사진출처=문화재청
보물 ‘청구영언’ 본문 첫곡. 사진출처=문화재청

‘청구영언(靑丘永言)’은 조선 후기까지 구비 전승된 총 580수의 노랫말을 수록한 우리나라 최초의 가집(시조집)이다. ‘해동가요(海東歌謠)’, ‘가곡원류(歌曲源流)’와 더불어 조선 3대 가집으로 불린다.  

문화재청은 “‘청구영언’은 조선인들이 선호했던 곡을 중심으로 전체적인 틀을 짜고, 작가가 분명한 작품은 작가별로, 작자미상의 작품은 주제별로 분류한 체계적인 구성을 갖추었다”며 “또 작가는 신분에 따라 구분해 시대순으로 수록해 전승내역을 최대한 밝히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러한 ‘청구영언’의 체제는 이후 가곡집 편찬의 기준이 돼 약 200종에 이르기까지 지속해서 발간됐을 정도로 후대에 끼친 영향이 매우 지대하다”고 부연했다.

또 “‘청구영언’은 우리나라 최초의 가집이자 2010년 유네스코 세계인류무형유산으로 등재된 ‘가곡(歌曲)’의 원천이 된 자료로서 내용의 중요성뿐 아니라 조선 후기까지 다양한 계층에서 사용한 언어와 유려한 한글서체 등 국어국문학사와 음악사, 한글서예사, 무형유산 등 여러 분야에서 의미가 지대해 보물로 지정해 가치를 더욱 알릴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청자 사자형뚜껑 향로’는 사자의 모습을 한 뚜껑과 네 굽이 달린 받침으로 구성된 고려 시대 향로다. 2007~2008년 충남 태안군 대섬 앞바다에서 발견된 고려선박인 ‘태안선’을 조사하던 중 출수(出水)된 도자기다.
  
이 청자 향로는 둥근 몸체에 사자형 장식을 단 뚜껑이 묶음을 이루고 있다. 향로 뚜껑의 사자는 앞다리를 세우고 웅크리고 앉아 있으며 다리 사이에는 보주(장식구슬)를 끼고 있다. 다소 파격적이고 거칠게 표현된 사자의 형상은 세련된 조형성으로 알려진 고려청자에서 잘 볼 수 없는 이례적 모습이어서 고려인들의 또 다른 미감(美感)을 보여준다고 문화재청은 소개했다.
 

국보 ‘감지은니 묘법연화경 권4’ (왼쪽: 표지·오른쪽: 내지). 사진출처=문화재청
국보 ‘감지은니 묘법연화경 권4’ (왼쪽: 표지·오른쪽: 내지). 사진출처=문화재청

문화재청은 “비록 도자기를 굽는 과정에서 몸통 일부가 정제되지 못했으나 이 또한 상형청자의 제작이 어렵다는 사실을 반증해주는 현상”이라며 “‘청자 제작의 다양한 양상을 보여주는 작품이므로 보물로 지정해 연구하고 보존할 가치가 충분하다”고 평가했다.

‘서울 조계사 목조여래좌상’은 조선 15세기에 조성된 불상이다. 전남 영암 도갑사에 봉안됐으나 1938년 6월 조선불교 총본산 건립에 맞춰 지금의 조계사 대웅전에 봉안하기 위해 이안(옮겨옴)된 상징적인 불상이다. 

문화재청은 “이 불상은 중국 명나라의 티베트 불상 양식을 수용한 매우 희귀한 사례에 속하며 조선 전기 불상의 대표작으로 꼽을 만큼 높은 수준과 완성도를 갖추고 있다”며 “유례가 드문 15세기 불상 중 우수한 조형성과 예술성이 돋보이므로, 보물로 지정할 가치가 충분하다”고 했다.

‘달마대사관심론’은 불교의 한 종파인 선종의 창시자인 달마대사(?~528)가 설법한 교리를 정리한 불경이다. 이번에 지정된 대상은 1335년(고려 충숙왕 복위 4년) 경주 계림부에서 개찬된 목판에서 인출된 1책의 목판본이다.

이 책은 현재 전하는 동일자료 중 시기적으로 가장 앞서는 조선 초기 인출본이다. 마지막 장에 간행기, 판각에 참여한 각수(刻手), 간행에 관여한 경주부(조선 시대 경주지역을 관할하던 관청) 소속 인물들이 기록돼 있어 간행상황을 정확히 알 수 있다는 점에서 서지학뿐 아니라, 역사자료로서도 가치가 높다고 문화재청은 판단했다.

‘춘추경좌씨전구해 권1~9, 20~29, 40~70’은 춘추시대 역사서인 ‘춘추(春秋)’의 주석서다. 지정 대상은 1431년(세종 13) 경상도 청도에서 원판을 번각한 책으로 지금까지 완질본은 알려지지 않았다. 소장기관마다 2책 내외의 적은 분량이 남아 있는 것에 비해 지정 대상 자료는 50권 5책으로 현존 수량이 가장 많이 남아 있을 뿐 아니라 인쇄와 보존상태 역시 양호해 앞으로 관련 분야 연구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문화재청은 기대했다.
    
문화재청은 “이번에 지정한 ‘청구영언’ 등 7건에 대해 해당 지방자치단체, 소유자(관리자) 등과 적극행정으로 협조해 체계적으로 보존·활용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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