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브리뉴스=기자] 지난 26일 한국공항 노동자가 토잉카(비행기를 끄는 시설)의 기름 누수를 정비하던 중 사망한 것과 관련, 노조가 인력충원을 요구하고 나섰다.
앞서 한국공항 노동자 A씨는 지난 26일 토잉카의 기름 누수를 정비하던 중 바퀴와 차체 사이에 머리가 끼어 사망했다. A씨는 한국공항에서 지난 2011년부터 일했던 베테랑이라는 게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공항항만운송본부 민주한국공항지부 관계자의 주장이다.
노조는 해당 사고가 한국공항 측의 과실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인력 감축 상태로 운영했으나, 위드 코로나 이후 화물운송기와 운항편수가 확대됐음에도 인력 충원은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노조에 따르면 코로나19 이전 정비인력 수는 144명이었으나, 현재 인력은 109명이다. 업무량은 늘었으나 인력은 그대로이므로 노동강도가 늘고 시간에 쫓긴 상황에서 사고가 났다는 것이다.
사고의 원인은 토잉카에 대한 에어컨과 기름 누수 두 가지 정비를 동시에 시행했기 때문이다. 에어컨 수리작업은 에어컨이 켜지는지, 꺼지는지 시동을 켜고 끄길 반복해서 해야 하는 작업이다. 반면 기름 누수 확인작업은 토잉카의 시동을 켜놓은 채 해야 하는 작업이다. 에어컨 작업을 위해 시동을 끄고, 이후 머리가 끼는 사고가 발생한 것이다.
이들에 따르면 사고 현장에는 작업중이라는 표지판 등이 없었다. 노조 측은 이런 점 등을 들어 사측의 책임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이태환 공항항만운송본부 본부장은 “어제 사고소식을 듣고 병원으로 달려갔다. 얼마 뒤에 유가족인 여동생분을 먼발치에서 봤다. 제법 거리가 떨어져 있었음에도 그 절규가 아직까지 제 귀에 생생하게 맴돈다”고 했다.
이어 “우린 사랑하는 가족이자 동지이자 동료를 잃었다. 피해자의 죽음을 개죽음으로 만들 수 없다. 헛되이 할 수 없다”며 “이 사건의 본질은 누구의 실수가 아니라 한국공항 회사의 그 비용과 속도와 경쟁 노동강도가 사건의 주범”이라고 비난했다.
서명호 민주한국공항지부 지부장은 “3월 (인력충원을 요구하는) 시위를 했다. ‘7월 가서 하겠다’고 답변을 주고, 이후 답변도 없고 여차저차 미루다보니 이번 사고가 터지게 됐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중대재해처벌법 앞서 고용노동부는 해당 사업장이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대상인 50명 이상 기업으로 영업중지 명령을 내렸다. 노조는 사업주가 ▲노동자의 안전한 노동환경을 위한 계획수립 및 이를 시행할 예산 및 인력확충을 해야 하는 점 ▲6개월에 한 번씩 안전 검증을 해야하는 점 등을 이행하지 않았으므로, 중대재해처벌법을 위반했다고 보고 있다. 조성애 노동안전보건국장은 “이 사고는 누구 책임이 아니라 안전조치가 지켜지지 않았던 한국공항 문제고 그 책임에 대해 조치를 취하지 않은 사장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노조의 요구사항은 ▲유가족과 직장동료에 대한 진심어린 사과 및 철저한 조사 ▲재발방지대책 수립 ▲현장 동료에 대한 트라우마 치료 지원 ▲안전보건업무 담당자 배정 등이다.
아울러 노조와 유가족은 교섭을 위해 대표이사와의 교섭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27일 오후 1시30분 기준 유가족을 포합한 교섭단체는 한국공항 입구에서 진입하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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