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브리뉴스=안정훈 기자] 박지현 더불어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의 대국민 호소와 586 용퇴 주장에 민주당이 술렁이는 가운데, 조응천 비상대책위원이 “대의에 맞기 때문에 결국 박 위원장 편을 들었을 것”이라고 했다.

앞서 박 위원장은 대국민에 “기회를 달라”고 호소하고, 586 용퇴론을 제기했다. 이로 인해 지난 25일 박 위원장은 비공개 회의에서 윤호중 공동비대위원장과 고함을 주고받으며 설전을 벌이기도 했다. 이로 인해 일각에서는 박 위원장이 당내 혼란만 야기했다는 비판을 하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조 위원은 26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제가 현장에 없어 잘 모르겠지만 내용에 대해선 평소 제가 이야기했던 것들과 궤를 같이 하는 게 굉장히 많았다”며 “대부분 공감한다”고 밝혔다.

다만 “아무리 좋은 내용이라 해도 장소, 형식, 절차 이런 게 맞나 싶다”고 지적했다. 그는 “특정 세력에 대해 나가라, 어쩌라 하는 건 사실 당내에서 충분히 구성원들과 논의하고 동의를 구하고, 공감대를 이루는 노력을 해야 한다”며 “아무리 맞는 소리라도 그런 게 조금 부족하지 않았나 싶다”고 진단했다.

조 위원장은 민주당의 대표 소장팡 의원으로 지속적으로 당의 쇄신을 요구해왔다. 그러다 지난해 서울시장-부산시장 재보궐선거 기간 그는 강성 지지자들로부터 문자 폭탄을 받기도 했다. 그는 “결국 그때 (쇄신하지) 못하고 대선까지 왔고, 대선 패배 이후에도 비대위 안에서 대선패배 원인 분석, 반성, 이런 걸 요구했는데 차일피일 미루다 지금까지 밀려와서 결국 또 시기를 늦춘 것”이라며 “저도 답답하다. 외부에서 온 박 위원장이 저보다 몇 배는 더 답답했을 것”이라고 봤다.

김남국 “아름다운 퇴장 준비해야, 명퇴도 이렇게는 안 시켜”

반면 초선의원이자 ‘처럼회’ 멤버인 김남국 의원은 586 용퇴론을 특히 지적하며 “명예퇴직할 때 그 사람들을 내보낼 때 존중하고, 예우하고 명예퇴직 수당도 준다. 그런 것도 없이 갑자기 ‘야, 너희 나가라’ 이런 식으로 하면 얼마나 폭력적이고 위압적이냐”고 박 위원장을 비판했다.

그는 지난 25일 CBS라디오 ‘한판승부’에 나와 “여러 내용적 부분에서 공감하시는 부분들도 있을 거라 생각된다”면서도 “시기나 내용을 공론화해 당내에서 토론하고 공감대를 거치는 과정이 있어야 됐는데 그런 게 없었다”고 꼬집었다.

김 의원은 현 당의 지도자격 인사들인 86세대들에 대해 “긍정적인, 명예로운 그런 것들이 있음에도 이제 나가야되는 것처럼 부정적으로만 인식되도록 낙인찍는 게 과연 바람직하냐”며 “저는 아니라 본다”고 강조했다.

박 위원장의 대국민 사과에 대해서도 “사과를 계속 선거 앞두고 하는데 그런 사과가 과연 효과가 있나 하는 생각이 든다”며 “사과를 한다 해도 이젠 사과가 아니라 뭔가를 실질적으로 혁신하고 쇄신하고 결과물로 보여줘야 한다. 말로 약속하는 건 이제 아니라 생각한다”고 했다.

한편, 앞서 은퇴를 선언한 86세대는 김부겸 전 국무총리와 최재성 전 의원, 김영춘 전 장관 등이 있다. 송영길 서울시장 후보는 지난 대선 기간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으나, 6.1 지방선거에 서울시장 후보로 출마하면서 당내에서 비판을 받은 바 있다.

안정훈 기자 다른기사 보기